GM·한국델파이·동양기전·풀무원 그리고 두산인프라코어 협력 업체 등 국내외 굴지의 대기업 임직원들이 잇달아 벤치마킹하면서 화제가 되고 있는 기업이 있다. 국내 중소기업인 한양정밀이다. 저성장기의 불안한 경영 환경 속에서도 기적 같은 경영 혁신을 통해 성장해 나가고 있는 한양정밀의 혁신 비밀은 바로 ‘환경품질책임제(RBPS:Responsible Boundary Production System)’다.
저자는 이미 생산성 최악의 기업에서 제너럴모터스(GM) 계열 최고 실적 기업으로 대우자동차 부평 공장이 이뤄 낸 경영 혁신을 ‘우리는 우리를 넘어섰다’라는 제목의 책으로 소개한 바 있다. 이 책을 통해 많은 독자들의 호응을 얻었던 저자가 이번에는 더욱 체계적이고 구체화된 RBPS를 한 기업에 적용해 놀라운 혁신을 이뤄 냈다. 그 결과 2014년에는 대한민국 기업 혁신 대상에서 중소기업 분야 최고상인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RBPS 혁신 시스템은 혁신의 핵심이 되는 사람의 변화를 통해 가정·학교·회사·사회 더 나아가 국가 혁신의 단초를 제공할 수 있는 방법론을 제공하고 있다.
한양정밀은 국내 중소·중견기업이 으레 그렇듯이 인력난과 잦은 인원 변동 등으로 시스템과 제도가 부실한 상태였다. 그랬던 기업이 4년 만에 생산성 43% 향상, 품질 개선 80%, 안전 사고율 90% 감소, 제안 250% 향상 등의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한양정밀은 벤치마킹하던 기업에서 벤치마킹 대상 기업으로 변신했다. 이 책은 식스시그마나 트리즈를 논하는 이론 서적이 아니다. 그 대신 지난 20여 년간 대기업과 중소기업 현장에서 실제 체험을 통해 검증된 혁신을 위한 의식 개혁 과정, RBPS 혁신 시스템 전개 과정, 각종 혁신 툴, 자율 점검 시스템 등 제조 현장이나 사회 조직에 실제로 적용 가능한 내용들이 수록돼 있다.
저자는 사람이 변해야 제품이 변한다고 말한다. 품질 좋은 제품을 만드는 회사가 일류 회사라고 한다면 이러한 좋은 품질의 제품은 ‘깨끗한 환경’과 ‘깨끗한 마음’으로부터 만들어진다. 그 방법이 바로 청소다. 청소에는 사람을 변화시키는 힘이 있다. 청소를 통해 환경을 바꾸면 사람도 변한다. 책임감 있고 주도적이며 창의적인 생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일 때 최대의 성과는 물론 노사 안정도 이룰 수 있다.
RBPS는 자기가 생활하는 환경의 품질은 자기 스스로 책임지는 사고에서 시작된다. 이러한 환경품질책임제가 가정에 정착되면 깨끗하고 행복한 가정을 이룰 수 있고 회사에 적용하면 환경 개선을 통한 의식 개혁을 바탕으로 품질 좋은 제품을 만들어 일류 기업으로의 성장을 기약할 수 있다.
이종우의 독서 노트
‘공지영의 수도원 기행 2’
신이 남겨준 흔적
공지영 지음┃분도출판사┃312쪽┃1만6800원
1000만 관객을 모은 영화 ‘국제시장’은 흥남부두 철수 장면으로 시작된다. 미군의 후퇴를 지원하라는 명령을 받은 후 배에 실었던 무기를 내리고 피란민을 태우는 장면이다. 그 배가 메러디스 빅토리호다. 탑승 정원이 12명으로 정해져 있었지만 흥남부두를 떠날 때 1만4000명이 타고 있었다. 영화는 무사히 부산에 내린 주인공이 어려운 세월을 이겨 내고 국제시장에 터를 잡는 것으로 끝난다.
이런 의문이 생겼다. 피란민을 배에 실었던 선장 레너드 라루는 어떻게 됐을까. 명령 불복종으로 영창에 갔을까, 아니면 훌륭한 일을 했다고 훈장을 받았을까. 철수 작전이 끝난 후 선장은 미국에 돌아가 뉴저지에 있는 뉴턴 세인트 폴 수도원에 들어간다. 그리고 수도원을 벗어나지 않은 채 신을 경배하며 살다 세상을 떠났다. 이유는 간단하다. 촘촘하게 설치된 기뢰와 언제 쏟아질지 모르는 포탄의 공포 속에서 1만4000명에 달하는 생명을 배에 실었던 것은 신이 명령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의 보살핌 덕분에 무사히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 것이다.
멀고 깊은 우주의 신비를 본 사람은 북적이는 유흥지를 보러 다닐 필요가 없고 오케스트라의 웅장함에 젖은 귀가 길거리의 유행가를 굳이 들을 필요가 없는 것처럼 더 이상 자기가 지상에서 해야 할 일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재정이 나빠 어려움을 겪던 뉴턴 세인트 폴 수도원은 한국의 왜관 수도원에 인수된다. 그리고 흥남부두에 얽힌 일이 세상에 알려졌다. 6·25 때 맺었던 인연이 이런 반전을 통해 세상에 밝혀진 것도 신의 선택이었다.
수도원에도 평범한 삶이 있다. 프랑스 아르장탕 지방에 쇠창살로 수녀들과 일반인의 공간을 나눠 놓은 봉쇄 수녀원이 있다. 수도 생활을 그만둔다면 모르되 그렇지 않다면 창살 반대쪽으로 넘어올 수 없는 곳이다. 사람들은 창살 안에 있는 이들이 항상 심각한 얼굴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책 여러 곳에는 그곳에 있는 수녀들이 조그만 일에도 깔깔거리며 즐거워하는 얘기가 나온다. 구도자 이전에 따뜻한 인간의 이야기다.
우리 문화는 사찰을 빼놓고는 얘기할 수 없다. 불교가 정신세계의 한 축이어서 모든 공력을 쏟아부어 절을 문화의 결정체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서양에서는 성당과 수도원이 그 역할을 한다. 크고 화려한 수도원이 있는가 하면 이탈리아 수비아코 수도원처럼 절벽 위 동굴에 지어진 소박한 곳도 있다. 그 모든 게 신이 구도자를 통해 우리에게 남겨준 흔적이다.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jwlee@iminvestib.com
로봇 퓨처
컴퓨터·인터넷·스마트폰 같은 기술 발전은 우리의 삶을 더 풍요롭고 편하게 만들어 줬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에 만족하지 않고 인간이 하는 일을 대신할 수 있는, 어쩌면 그보다 더 뛰어난 존재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연구했다. 바로 ‘로봇’이다. 날이 갈수록 진화하고 있는 로봇은 인간을 대신해 물건을 배달하고 수술을 하기도 하며 심지어 기사를 쓴다. 사람들은 이런 현상이 인간의 삶을 파괴하지 않을까 염려한다. 카네기멜론대의 로봇공학 교수인 저자는 이런 걱정은 기우일 뿐이라고 말한다.
일라 레자 누르바흐시 지음┃유영훈 옮김┃레디셋고┃220쪽┃1만5000원
궁즉통
유철진 티아이에스정보통신 회장의 이야기다. 창업 후 십수 년이 지났지만 현재도 벤처 사업가로서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올해 나이 57세. 그대로 정년을 맞고 싶지 않았던 저자는 과거의 업적을 추억하는 퇴직자이기보다 창업인으로 살아가기를 결심한다. 수많은 경력과 경험에도 불구하고 시행착오와 시련에 부닥치지만 그는 다시 바닥부터 시작한다. 그 결과 주차 유도 시스템과 지하철 스크린 도어를 개발해 내 현재는 우리가 다니는 주차장이나 지하철에서 그의 노력과 결실을 마주할 수 있게 됐다.
유철진 지음┃이서원┃456쪽┃1만5000원
내 힘으로 허리 통증 벗어나기
세상의 모든 이치는 원인이 있으면 반드시 그에 따른 결과가 있다. 아궁이에 불을 때면 굴뚝에서 연기가 나듯이 허리 통증도 마찬가지다. 우리 몸에서 확인되는 여러 가지 현상들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건 그래서 중요하다. 특히 틀어진 골반의 회복은 허리 통증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 된다. 바른 몸 운동은 철저하게 현재 몸 상태에 맞추는 맞춤 운동이다. 허리 통증의 원인부터 몸에 나타나는 여러 현상과 이를 이겨 낼 수 있는 방법까지 340여 장의 사진과 엑스레이 필름을 통해 자세하게 설명한다.
이남진 지음┃제우스┃176쪽┃1만8500원 장진원 기자 jj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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