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매출 10배 이상 키워…‘실행 속도 더 높여야’ 변화 주도

구본무 LG그룹 회장 취임 20주년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1월 15일 취임 20주년을 맞았다. 그는 이날 기념식에서 LG 브랜드가 진정한 ‘일등 브랜드’로 거듭나야 한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지난 1월 15일 취임 20주년 기념식을 가졌다. 구 회장은 1995년 럭키금성에서 LG로 기업이미지(CI)를 바꾼 뒤 2월 회장직에 취임했다.

LG그룹은 지난 1월 14일과 15일 이틀간 경기도 이천 LG인화원에서 최고경영자(CEO)와 사업본부장 등 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글로벌 CEO 전략 회의를 마친 이후 LG 브랜드 출범과 구 회장 취임 20주년 기념 만찬을 가졌다.

이날 구 회장이 강조한 것은 다름 아닌 ‘일등 LG’로 요약할 수 있다. 그는 “LG는 그동안 여러 위기를 극복하며 시장을 선도하는 데 한 걸음씩 다가설 수 있었다”며 “LG 브랜드가 고객의 삶을 위한 혁신의 상징이자 진정한 일등 LG로 성장해 영속할 수 있도록 하자”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LG그룹은 GS·LS·LIG·LF 등을 계열 분리하고도 1994년 말 매출을 30조 원대에서 2014년 말 150조 원대로 늘리는 데 성공했다. 해외 매출은 10조 원에서 100조 원으로 10배 이상 키웠다. 시가총액은 7조 원에서 67조 원, 해외법인은 90개에서 290여 개, 임직원은 10만 명에서 22만 명 규모로 성장했다.

LG는 2008년 필립스와 결별해 단독 법인인 LG디스플레이를 출범시켰다. 이후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현재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등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 1위로 거듭났다. LG화학의 이차전지 사업은 구 회장이 1992년부터 연구·개발(R&D)을 제안하며 시작된 것으로, 무려 20년이 넘는 연구·개발 끝에 현재는 LG의 주력 사업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통신 시장에선 2010년 LG텔레콤·LG데이콤·LG파워콤 등 통신 3개사의 합병을 통해 LG유플러스를 출범시키며 통신을 LG의 주력 사업 기반에 올려놓았다. 향후에는 차세대 성장 엔진으로 태양광 모듈, 에너지 저장 장치(ESS), 스마트카 전장 부품·솔루션 등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 밖에 LG그룹은 2003년 대기업 최초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해 순환 출자의 고리를 끊고 사업자회사 시스템을 구축했다.


대기업 최초 지주회사 체제 전환
이날 구 회장은 강유식 LG경영개발원 부회장,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등 LG 최고경영진과 함께한 자리에서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미래 성장 기회와 실행력 제고 방안을 모색했다. 특히 ‘실행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구 회장은 “사업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변화를 주도하려면 실행의 속도를 더 높여야 한다”면서 “이번에 논의한 것들이 구호에 그치지 않고 반드시 실행으로 이어져 성과를 내야 한다. 최고경영진이 먼저 바꿔 나가고 직접 챙겨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정흔 기자 viva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