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80 노래를 ‘여우별밴드’ 스타일로 보여드릴게요!”

[하이틴 잡앤조이 1618] 기적을 노래한 함평고 출신 ‘여우별밴드’
“1618 표지에 저희가 나간다고요? 대박!! 학교로 1618이 올 때마다 꼭 챙겨 봤거든요! 특히 ‘썸남썸녀’요.(웃음) 진짜 대박이네요.”

얼마 전 한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푸릇한 여고생 밴드가 부른 7080 노래들이 새삼 화제다. ‘아 옛날이여(이선희)’, ‘달빛 창가에서(도시의 아이들)’, ‘너는 왜(철이와 미애)’ 등 7080년대 히트 친 노래들을 다시금 세상으로 끄집어 낸 ‘여우별 밴드’. 전남 함평 , 시골 출신인 그들에게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지만 오로지 실력으로 기적을 노래한 ‘여우별밴드’를 <하이틴 잡앤조이 1618> 11월호에서 만나봤다.


Q. <하이틴 잡앤조이 1618> 본 적 있어요?
채린 네. 저희 모두 함평고에 다니는데 매달 학교로 오거든요. 특히 만화 나오는 썸남썸녀는 빼놓지 않고 봐요.(웃음) <1618> 표지 인터뷰를 하게 될 줄이야…. 정말 대박이네요.

다슬 저도 알아요. 매번 챙겨 봐요.


Q. ‘슈퍼스타K6(이하 슈스케)’ 출연 이후, 함평 스타가 됐을 것 같아요.
채린 방송 나가고 나서 동네에 플래카드도 걸려 있고…. 동네가 워낙 작다보니까 주변 분들이 신기해하는 것 같아요.

유린 초등학교 1학년인 동생이 있는데, 동생 담임선생님께서 언니 사인 받아달라고 하셨대요.(웃음)


Q. ‘슈스케’는 어떻게 나가게 됐어요?
채린 밴드 연습하다가 ‘한번 나가볼까’ 하는 생각에 참여하게 됐어요. 솔직히 심심해서 나간 거예요.(웃음)

유린 그 전까지는 공연도 다니고 지역 대회도 많이 나갔는데, 오디션 프로그램을 나가야겠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던 것 같아요.

이슬 오디션 예선전을 시작할 때 딱 저희가 심심했나 봐요.(웃음)


Q. 슈스케 예선에 참가할 때 ‘TOP11’까지 진출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이슬 전혀요. 미션을 할 때마다 저희가 가진 것을 보여주자는 생각뿐이었어요.

다슬 광주지역 예선을 염주체육관(광주)에서 했는데 여성 밴드는 거의 없었어요. 덕분에 저희 팀이 주목받았죠. 의상도 맞춰서 입고 가니까 사람들이 쳐다보기도 하고요.

채린 매번 미션을 준비할 때마다 저희가 가진 걸 다 쏟아 부었어요. 그래서 한 단계씩 올라가면서 뭘 어떻게 보여 줘야할지 고민이 컸던 것 같아요. 미션을 거치면서 많이 배웠죠.


Q. 가장 힘든 미션은 뭐였어요?

다슬 아무래도 아쉽게 떨어진 생방송 미션이 제일 힘들었어요.

이슬 콜라보 미션 때 아카펠라그룹 ‘다이아’와 같이 했거든요. 밴드와 아카펠라가 같이 콜라보를 하려니까 조율하는 데 조금 힘들었어요.

채린 ‘다이아’나 ‘와라 서커스’에서 같이 한 언니·오빠들의 실력이 너무 굉장해서 하면서 많이 배웠어요. 저희가 올라갈 수 있었던 건 정말 운이 좋아서라고 생각해요.


Q. ‘TOP11’까지 진출했는데, 첫 생방송 미션 때 탈락해서 아쉽진 않았어요?
이슬 생방송 들어가기 전에 첫 번째만 탈락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무대에 올랐거든요. 막상 탈락하니까 되게 아쉬웠죠. 탈락자 자리에 저희가 왜 서있는지조차 모르겠더라고요.

채린 이번에 너무 실력이 쟁쟁한 지원자들이 많이 나왔어요.(웃음)


Q. ‘TOP11’ 중 가장 친해진 멤버는요?

유린 (이)해나 언니랑 같이 방을 써서 되게 친해졌어요.

다슬 필리핀에서 온 ‘미카’ 멤버들과도 말은 잘 안 통했지만, 바디 랭귀지로 의사소통도 문제없었고요.(웃음) 다들 가족처럼 지내서 너무 좋았죠.
[하이틴 잡앤조이 1618] 기적을 노래한 함평고 출신 ‘여우별밴드’
Q. 여우별밴드가 생각하는 ‘슈퍼스타K6’ 우승자는 누가 될까요?
이슬 음… 김필 오빠가 하지 않을까요?

다슬 목소리가 매력적인 김필 오빠도 있고, 노래 잘하는 (곽)진언 오빠도 있고…. 다들 워낙 잘해서 누가 우승할 지는 잘 모르겠어요.

유린 전 합숙할 때 진언 오빠랑 닮았다는 얘길 많이 들어서인지, 진언 오빠가 우승하지 않을까 싶어요.(웃음)


Q. 밴드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어요?
채린 초등학교 때 록밴드부에 들어가면서 밴드 음악을 알게 됐는데, 중학교에 들어가니까 밴드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학교에 건의해서 밴드부를 만들어 달라고 했죠. 그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하고 있어요.


Q. 그럼 중학교 때부터 ‘여우별밴드’로 활동한 건가요?
채린 원래는 7명이 멤버였어요. 그때는 다슬이랑 유빈이는 없었죠. 중학교 때 레슨을 받으러 광주에 있는 연습실을 갔는데, 그때 다슬이를 만난 거죠. 보자마자 바로 밴드로 섭외했어요.

다슬 당시에 저도 기타를 배우러 연습실에 갔다가, 지금 이 친구들을 만나서 이틀 만에 밴드에 들어가게 됐어요. 기타 코드도 잡을 줄 몰랐는데 밴드에 들어가게 된 거예요.(웃음)


Q. 악기도 못 다루는데 어떻게 밴드를 들어갔어요?

채린 기존 멤버들이 공부한다고 다들 나간 상태라 멤버를 보충하기 위해서 그냥 무작정 섭외했죠. 다슬이가 저희팀과 잘 어울릴 것 같기도 하고….(웃음) 유린이는 제 동생이라 반강제로 건반을 시켰죠.

유린 전 피아노도 못 쳤는데, 언니 때문에 혼자 독학으로 배웠어요.


Q. 한창 공부할 나이에 음악 한다고 했을 때, 부모님께서 반대가 심하셨을 것 같은데.

다슬 처음엔 기타 배우는 것도 부모님께서 싫어하셨어요. 근데 기타 배우러 간지 이틀 만에 밴드에 들어가겠다고 하니까 더 심해지셨죠. 근데 음악이 너무 하고 싶어서 부모님을 설득했죠. 고2 때는 밴드가 너무 하고 싶어서 광주에서 함평으로 혼자 이사를 갔어요.

채린 저희 부모님도 엄청 반대가 심하셨어요. 그래도 음악을 너무 하고 싶어서 아빠랑 내기를 했어요. 대회 나가서 대상을 수상하면 음악할 수 있게 해달라고…. 그러다가 2년 전에 김제지평선가요제에 나가서 대상을 수상한 뒤로 적극적이진 않지만, 부모님께서 허락해주셨어요.

이슬 저희 부모님께서는 음악을 워낙 좋아하셔서 제가 음악한다고 하니까 적극 밀어주시던데요.(웃음)


Q. 이번 슈스케에서 여고생 밴드가 7080 노래를 불러 화제가 됐는데, 옛날 노래를 고집하는 이유가 있어요?

채린 딱히 이유는 없는데요. 그냥 좋아요. 함평에 있으면 옛날 노래를 쉽게 접할 수 있거든요. 그리고 부모님들이 그 시절 노래를 좋아하셔서 자연스레 저희도 좋아하게 된 것 같아요. 부모님들 중에서도 다슬이 어머님이 7080 노래를 정말 좋아하세요.(웃음)

다슬 요즘 노래는 일렉트로닉 사운드도 많고 가사도 뭔 말인지 모를 때가 있는데, 7080 노래들은 편곡하는 것도 재미있고 부르면 뭔가 찌릿찌릿한 게 있어요.(웃음)


Q. 각자 좋아하는 가수나 노래가 있어요?

채린·유린 수와진 선배님의 ‘파초’요.

다슬 이선희 선배님의 ‘아 옛날이여’가 가장 신나죠.(웃음)

이슬 녹색지대 ‘준비없는 이별’이요. 그 노래, 참 좋은 것 같아요.


Q. 세월호 추모곡 ‘하얀나비’, ‘떠나가는 배’, ‘아지트’ 등 자작곡도 있던데, 어디서 영감을 얻어요?
채린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을 때 저희도 진도 팽목항으로 갔었거든요. 제 또래 친구들이 당한 사고였기 때문에 너무 마음이 아팠죠. ‘뭘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다가 직접 현장에서 보고 느낀 것들을 노래에 담게 됐어요.

이슬 자작곡들은 7080 스타일은 아니고요. 그냥 저희가 느낀 이야기들로 만들고 있어요. ‘아지트’란 노래는 저희가 처음 만든 노랜데, 이 곡으로 홍대에서 열린 ‘나스락 페스티벌’에 참가하기도 했어요.


Q. 앞으로 어떤 음악 하고 싶어요?
다슬 7080 노래 중에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좋은 음악들이 굉장히 많거든요. 좋은 곡인데 묻혀있는 노래들을 저희 색깔로 다시금 세상에 끄집어내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Q. 마지막으로 ‘1618’ 독자들에게 한마디!
채린 즐겨보던 잡지에 인터뷰를 하게 돼서 너무 영광이고요. 저희도 시골 출신이라 음악을 배울 곳이 없었지만, 슈스케를 통해 기적을 노래했잖아요. 아직 꿈을 찾지 못했거나 자신의 상황만 탓하는 친구들이 많은데, 저희 여우별밴드가 그 친구들에게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파이팅!


글 강홍민 기자 / 사진 서범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