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개방 후 3년간 68% 상승…외국인은 초우량 1등주 집중 매입

[조용준의 중국 재테크] 1992년 코스피 보면 후강퉁 이후가 보인다
자기자본이익률(ROE) 39%, 배당수익률 3%, 과거 5년의 연평균 이익 증가율 33.9%의 소비재 1등 기업, 현재 주가수익률(PER)이 11배로 주가가 고점 대비 40% 정도 하락한 우량 주식이 있다. 이렇게 성장성 높고 수익성 좋고 배당수익률까지 좋은 주식은 안타깝게도 국내 주식이 아니고 중국의 1등 주류 기업인 마오타이다. 하지만 이제 마오타이 같이 중국의 성장을 향유하는 초우량 내수 1등주를 한국에서 한국 증권사를 통해 살 수 있다.

올해 11월 중(잠정) 상하이 시장과 홍콩 시장이 상호 개방되는 소위 후강퉁을 통해 이제 중국 본토에 상장돼 있는 초우량 주식을 매입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리고 있다. 실제로 지난 10월 22일 하나대투증권에서 열린 ‘후강퉁 오픈 기념 중국 본토 주식 설명회’에는 300여 명의 많은 투자자들이 몰려 중국 투자에 대한 커진 열기를 반영했다. 저성장과 저금리로 가는 한국의 금융 투자 환경을 보면 이제 해외투자, 특히 비교적 접근하기 쉽고 어느 정도 알고 투자할 수 있는 중국 시장으로의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중국의 자본시장은 2020년이면 완전 개방된다.

결국 후강퉁을 계기로 중국 본토 증시가 대중적으로 개방되는 과정에 진입하기 때문에 해외 투자자들 사이에 우량주를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클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세계 최대 자산 운용사인 블랙록은 지난 2~3개월간 중국 본토 주식을 대규모로 매입하고 있다. 블랙록의 중국 최고책임자는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향후 3~5년간 중국 증시의 상승세를 이야기하며 후강퉁의 잠재력 또한 주목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또 지난 3개월간의 상하이 A주 매입으로 중국 펀드 중 A주 비중이 과거 5% 이하에서 현재는 10%에 육박하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서 후강퉁을 계기로 저평가된 중국의 우량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판단된다.


상하이 증시, MSCI 편입 가능성 커
2015년에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에 중국 상하이 시장이 포함될 가능성도 커 해외 기관투자가들의 중국 본토 투자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6월 MSCI 측 발표에 따르면 중국 본토 A주의 MSCI 이머징 지수 편입을 연기하면서 가장 큰 이유로 적격 외국인 기관투자가(QFII)와 위안화 적격 외국인 기관투자가(RQFII)의 자격 제한과 한도 제한 등 해외 투자자의 시장 접근이 제한된다는 것을 들었다. 그래서 이번 후강퉁 실시는 내년 MSCI 지수 편입 가능성을 높여줄 것이고 시장에서는 지수 편입 가능성이 상당히 유력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MSCI는 상하이 A시장이 편입될 경우 중국전체의 비중이 이머징 지수에서 20% 전후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따라 한국 시장이 상대적으로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있을 정도로 중국 시장에 대한 글로벌 기관투자가들의 편입 수요가 증가할 전망이다. MSCI 지수와 함께 시간을 두고 파이낸셜타임스 스톡 익스체인지(FTSE) 지수에도 중국 본토 시장이 편입될 가능성이 높다. 이를 감안하면 글로벌 펀드들의 중국 주식 매수 수요는 몇 년간 지속될 수 있다. 또 시간을 두고 후강퉁에 이어 선전 시장과 홍콩 시장을 이어 주는 ‘선강퉁’ 역시 실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본토 시장의 개방이 본격화되는 것이다.
[조용준의 중국 재테크] 1992년 코스피 보면 후강퉁 이후가 보인다
한국 시장의 과거 예를 돌이켜보자. 한국의 주식시장은 1992년 1월 3일 개방됐다. 외국인 투자가들의 국내 주식 직접 투자를 종목당 10% 한도로 허용하면서 개방됐고 그 이후 3년 동안의 주가를 보면 외국인들은 한국의 우량주들을 거의 한도만큼 사들였다. 한국 주식시장도 코스피를 기준으로 1992년 초 610에서 1994년 말 1027을 기록했다. 물론 이후 다시 주식시장은 조정을 보였지만 3년이라는 단기간에 68%나 시장이 상승했다. 외국인이 선호하던 대표적인 우량주들의 주가 추이를 보면 삼성화재가 2765원에서 1만4819원으로 3년 사이에 무려 5배가 넘게 상승했다. 롯데칠성 역시 1992년 초 2만6012원에서 1994년 말 14만1156원으로 5배 이상 상승했다. 이 밖에에 신세계가 3.8배, 삼성전자가 3.8배, 롯데제과도 3배가 넘는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분명 중국 본토 시장은 선진 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투명하지 않아 리스크가 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완전 개방되는 2020년까지가 좋은 투자 기회일 것으로 판단된다.


개별 기업 리스크 체크는 더 꼼꼼히
중국에 대한 투자는 해외투자라는 속성상 장기 투자를 원칙으로 해야 하며 리스크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아직 중국 정부의 세제 문제나 환율 적용에 대한 정확한 방침이 밝혀지지 않았다. 이런 제도적인 문제들은 이번 후강퉁 실시를 계기로 해결될 것으로 판단된다.

그보다 투자의 본질이랄 수 있는 수익률과 투자 위험에 대한 부분이 중요할 것이다. 중국은 국가 단위로는 세계 최대 외화보유액을 가지고 있어 장기 투자하기가 오히려 안정적이지만 고성장에 따라 경기 변동성이 크고 회계 투명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개별 기업 리스크가 비교적 큰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 투자의 리스크를 피하는 해법도 과거 한국의 경험에서 찾을 수 있다. 1992년 한국 증시가 개방됐을 때도 외국인 투자자들은 롯데·삼성·신세계·현대차·CJ 등 당시 초우량 기업에만 투자했다. 소위 ‘블루칩’, 1등주 투자다. 중국 경제의 단기적인 하강 가능성을 근거로 중국 전체 증시 전망을 부정적으로 볼 수도 있지만 후강퉁이 시행되면 중국 본토 주식 중에는 업종별 1등주, 홍콩 H주 중에선 정보기술(IT)과 필수소비재·헬스케어 주식에 투자가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상하이 증시에서도 산업의 구조조정을 감안하면 장기적으로는 상대적 수혜를 보는 1등주가 주목 받을 가능성이 높다.

한편 후강퉁은 단지 중국 본토 주식에 대한 문이 열린 것이어서 2000년대 후반처럼 사전 조사 없이 중국 주식에 과도한 투자를 해서는 절대 안 되고 개별 기업의 이익 증가율을 살피는 등 옥석을 가려 투자해야 한다. 또 중국인이 아닌 이상 중국에서 나오는 뉴스에 곧바로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에 단기 투자를 하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판단된다. 그래서 직접 투자를 하더라도 랩 상품처럼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간접적인 형태로 하는 주식 투자가 더 안전할 수 있다.

참고로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관심을 가질만한 상하이 A주의 우량주는 중국국제여행사·마오타이·이리우유·테슬리 등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다. 이제 중국 재테크는 투자 대안 중 하나이고 홍콩을 넘어 상하이 증시에 상장된 초우량 소비재 1등주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시기가 왔다. 사전 준비를 통해 한국인의 금융 투자의 시각이 넓어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조용준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