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금리와 안정성이 가장 큰 매력, 위안화 상승은 ‘덤’

주 타깃은 국채와 정책금융채
그동안 국내 투자자들에게는 ‘50% 이상 주식 투자’의 조건이 있는 QFII가 허용돼 주로 중국 주식시장을 위주로 접근했다. 반면 채권시장 투자를 위해서는 RQFII 라이선스가 있는 홍콩의 금융회사에 50bp(1bp=0.01% 포인트) 전후의 수수료를 지불했어야 했다. 그러나 이번 한중 정상 간 합의로 이제 한국도 중국 채권시장에 좀 더 수월하게 접근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일계로 국내의 저금리로 중국 은행들의 위안화 예금에 시중 자금이 1년 만에 12조 원이나 몰린 것처럼 해외 투자와 상품 개발은 이제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 채권 발행시장은 발행 주체를 기준으로 국채, 지방정부채, 중앙은행어음, 금융채(정책·상업), 회사채(국유·민간·어음), 국제위안화채권(팬더본드·딤섬본드)으로 구분할 수 있다. 발행 및 거래 비중은 금융채>국채>회사채 및 기업어음순이며 잔존 만기는 3년 전후 구간이 가장 많다. 이 중 발행 비중을 기준으로 볼 때 가장 많이 발행되는 채권은 정책금융채다. 대표적인 것이 중국개발은행(CDB) 채권이며 한국과 비교해 보면 산업은행 채권과 신용도나 기능적인 면에서 매우 유사하다. 정책금융채는 전체 발행 물량의 35%를 차지하고 있고 금리도 4.5%나 돼 비슷한 신용도를 갖고 있는 한국의 산업은행 채권이 2.7% 정도의 금리인 것을 감안하면 좋은 투자 대상이다. 정책금융채에는 3대 정책 은행인 중국개발은행·수출입은행·농업발전은행의 채권이 있다. 거래는 은행 간에서만 거래돼 거래소 투자를 하는 기존의 QFII 투자자는 매매할 수 없었다.
그다음은 전체 발행 물량의 28% 정도를 차지하는 국채다. 중국 중앙정부가 발행하는 채권으로 3개월물에서 50년 만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국채가 발행된다. 국채의 유통은 거래소와 은행 간 시장 모두에서 거래되며 상업은행이 거래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셋째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민간 기업의 회사채다. 회사채가 전체 발행 물량의 8%, 기업어음이 전체 발행 물량의 9%를 차지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볼 때 중국 채권시장은 발행 잔액 기준으로 미국·일본·프랑스에 이어 세계 4위의 규모이며 한국의 3배 수준이다. 중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채권시장 규모는 50% 수준으로, 한국이 100%를 웃돌고 미국·일본 등 주요국이 200% 전후 수준임을 감안하면 경제 규모 대비 채권시장 규모는 작은 편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중국 채권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채권을 매매할 수 있는 중국 채권 유통시장은 장외시장과 장내시장으로 구성되며 장외시장은 은행 간 채권시장, 상업은행 창구 시장으로 장내시장은 상하이·선전 증권거래소 시장으로 나눠진다. 그중에서 은행 간 채권시장이 유통시장의 대부분인 87% 정도를 차지하며 거래소 시장은 상하이가 대부분이다.
은행 간 채권시장은 상업은행 위주의 기관투자가를 위한 시장으로, 현재 비중이 큰 국채와 정책금융채의 발행과 유통의 주요 시장이며 기업의 자금 조달과 인민은행의 공개시장 조작이 이뤄지는 시장이다. 6000여 개의 기관이 참가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채권이 거래된다. 거래는 상대매매로 진행되며 중앙국채등기결산공사(CGSDTC)가 예탁·결산을 담당한다.
연 6% 수익 기대 가능해
거래소 채권시장은 보험사·펀드 등 비은행 기관투자가와 개인들이 참여한다. 거래되는 채권의 종류는 회사채·전환사채(CB)·자산유동화증권(ABS) 등이고 국채도 일부 거래된다. 최근에는 정책금융채인 중국개발은행채도 거래를 시작했다. 전체적으로 볼 때 중국 채권 유통시장은 2000년 2조 위안에서 2013년 260조 위안으로 10여 년 동안 130배 가까이 성장하는 고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중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2008년 호황기 때 4.6%까지 상승했다가 금융 위기로 2.7%까지 하락했다. 이후 3%대에서 등락하다가 2014년 중국의 그림자 금융 등 유동성 우려로 5.0%까지 급등 후 하락, 현재 4% 초반대 수준이다. 한국 국고채 10년물보다 110bp나 높다.
![[조용준의 중국 재테크] 문 열린 중국 채권시장…‘대박’을 잡아라](https://img.hankyung.com/photo/202102/AD.25477127.1.jpg)
마지막으로 중국 채권으로 예시로 중국개발은행(CDB) 채권의 투자 기회에 대해 살펴보자. 금리가 4.5% 수준인 중국개발은행 채권을 매입 후 환율을 헤지하려면 먼저 ①위안화에서 달러로 ②달러에서 원화로 2번의 환전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①은 CNH-USD 통화 스와프를 지급하므로 2.2%의 비용이 발생한다. ②는 KRW-USD 통화 스와프를 수취하므로 1.6%의 수익이 발생한다. 따라서 ‘4.5%-2.2%+1.6%=3.9%’의 총수익을 거둘 수 있다. 이는 같은 신용 등급(AA-)의 국내 KDB산업은행 채권 금리인 2.7%보다 1.2% 포인트의 초과 수익을 거둘 수 있다.
또 하나의 기회는 위안화 강세다. 중·장기적으로 위안화 국제화 추진 등에 따라 위안화 강세가 예상돼 환 헤지를 하지 않으면 4.5%+환차익이 발생하는데 올해를 제외한 최근 3년간 위안화가 연간 2~3%씩 절상된 것을 감안하면 6% 이상의 수익도 바라볼 수 있다. 또 원·달러를 헤지하고 위안화는 헤지하지 않으면 오히려 1.6%의 추가 수익이 발생한다. 결과적으로 환율과 금리 차이를 감안하면 중국 채권시장은 많은 투자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판단된다.
조용준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