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나는 가게 이름


[Book] 우리 가게 이름 뭘로 짓나
김자성·심영옥·이수영 지음┃이인시각┃228쪽┃1만3000원

래미안·쏘나타·하이트…. 이름만 대면 ‘아, 그거!’라면서 떠올릴 메가 히트 브랜드다. 그런데 이렇게 입에 착 붙는 브랜드는 저절로 탄생한 것이 아니다. 대기업들은 대부분이 전문 브랜딩 회사에 브랜드 네이밍을 맡긴다. 네이밍 전문 회사들은 제조사의 요구, 제품의 콘셉트, 타깃 고객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하고 과학적인 네이밍 기법을 동원해 브랜드를 만들어 낸다. 때론 브랜드 네이밍 과정에서 정교한 콘셉트를 새로 도출해 내기도 한다. 처음 쏟아져 나온 거친 아이디어들은 전문가의 손에서 잘 다듬어지고 법적인 검토까지 거쳐 하나의 브랜드로 탄생하는 것이다. 사실 우리가 듣고 보는 거의 대부분의 브랜드는 이런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다.

반면 작은 가게들은 어떨까. 소자본 창업에 나선 자영업자들에게 전문 브랜드 네이밍 회사에 의뢰한 상호는 언감생심이다.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내 가게의 이름을 내가 짓는다는 것 자체가 창업의 기쁨이지만 정작 가게 이름이 제대로 된 것인지, 손님들이 좋아할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기까지는 알 수 없다.

브랜딩 컴퍼니 메타브랜딩에 재직 중인 김자성 상무가 업계 경력 16년의 지식을 모아 ‘셀프 브랜딩’ 모범 사례를 소개한다. ‘사랑해줄개 사랑해줄캣’은 4년 넘게 온라인에서 강아지 분양을 하던 주인이 2011년 오픈한 오프라인 가게다. 어떤 이름이 좋을지 고민하다가 기존의 동물 분양 가게들이 쓰고 있는 ‘○○○ 도그’ 혹은 ‘강아지 ○○○’ 같은 이름들과 차별화된 이름을 지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처음 생각한 이름은 강아지를 사랑하는 마음을 담은 ‘다시 사랑해줄개’였다. 그런데 막상 지어 놓고 보니 ‘다시’라는 단어가 유기견과 관련한 가게로 인식될 우려가 있었다. 그래서 문제가 되는 단어를 빼고 강아지 외에 고양이 분양도 하므로 최종적인 이름을 짓게 됐다. 우리 가게가 무엇을 하는지 명확한 정체성을 확인한 후 여기에 주인장의 개성을 표현한 방법이다.

‘음식백화점’이란 상호는 여러 가지 음식이 준비돼 있다는 것은 알려주지만 ‘이 집에선 이게 맛있다’는 인상은 전혀 주지 못한다. 반면 ‘꼬치’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 상호인 ‘꼬치다’는 무엇을 파는지 명확히 알려주는 동시에 손님으로 하여금 좀 더 쉽게 기억할 수 있는 이름으로 탄생했다.

‘부록’ 편에는 메타브랜딩의 네이밍 기법을 바탕으로 좋은 이름을 짓는 다양한 방법과 사례를 소개한다. 잘 지은 가게 이름은 고객에게 잘 불리고 자주 불리는 이름이다. 자주 불리는 가게는 자주 찾는 가게와 같다. ‘내 가게 이름을 뭘로 짓나’ 고민하는 예비 사장님들에게 추천한다.


이종우의 독서 노트
[Book] 우리 가게 이름 뭘로 짓나
‘신호와 소음’
진짜 세상을 가려내는 눈


네이트 실버 지음┃이경식 옮김┃더퀘스트┃764쪽┃2만8000원

투자와 관련한 유명한 실험이 있다. 원숭이와 여섯 살 먹은 어린아이 그리고 주식 전문가가 투자할 때 ‘누가 돈을 제일 많이 버는가’ 하는…. 당연히 전문가라고 생각하겠지만 결과는 어린 아이가 1등, 원숭이 2등, 전문가는 꼴찌였다.

주식만 그럴까. 2008년 미국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와 존 매케인이 맞붙었다. 선거 전날 토론회에서 많은 정치 전문가들은 매케인이 이길 것이라고 얘기했다. 석 달 전 금융 위기를 발생시킨 정당의 후보이고 여론 조사에서 한 번도 오바마를 이긴 적이 없었는 데도 말이다. 더 웃긴 것은 선거가 끝난 후 열린 토론회에서 모든 전문가가 목에 핏대를 세워 가며 자기가 얼마나 정확하게 예측했는지 강변했다는 사실이다.

금융 위기 이전 미국의 신용 평가사들은 주택 담보대출 증서를 모아 만든 상품에 최고의 신용 등급을 부여했다. 대출 하나하나는 부도가 날 수 있지만 그걸 모아 놓으면 쓰러질 확률이 0%에 가깝다고 본 것이다. 이들은 대출 상품 구조가 똑같기 때문에 부도가 나기 시작하면 모두가 위험해질 수 있다는 평범한 사실을 등한시했다. 부동산 가격도 편리한 대로 해석했다. 미국의 부동산이 10% 이상 떨어진 적이 없다고 얘기하면서 물가를 제외한 부동산 가격 상승률이 100년간 10%도 안 됐다는 사실은 외면했다.

왜 전문가들의 예측은 자꾸 빗나가는 걸까. 정보의 양이 많아지고 컴퓨터를 이용해 그걸 더 잘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는데도 말이다. 희망을 예측인 양 믿기 때문이다. 전문가도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존재들이다. 자기가 응원하는 정치인이나 원하는 주가 방향으로 기운 채 예측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전망에 엄청난 잡음이 낀 셈인데, 판단하는 사람이 정상이 아니니 판단 결과가 맞을 리 없다. 쓸데없는 정보에 집착하는 것은 예측을 그르치게 만드는 요인이다. 정보라고 다 같은 정보가 아니다. 판단에 도움이 되는 정보인 신호가 있는가 하면 오히려 혼란만 가중시키는 소음 같은 정보도 있다. 정확한 예측을 위해서는 이 둘을 잘 가려내야 하는데, 소음에 집착하는 경우가 더 많다. 보다 자극적이고 그럴 듯하기 때문이다.

인류 역사를 통틀어 산업혁명 이전까지 경제 성장은 연간 0.1%에 지나지 않았다. 유례없는 성장은 산업혁명 이후 이뤄졌는데, 그 바탕이 된 게 인쇄술의 발전에 의한 정보의 공유였다. 세상을 읽는 눈은 어떤 정보가 도움이 되고 어떤 정보는 버려야 하는지 판단하는 데서 나온다.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jwee@imvestib.com



다시 시작하게 하는 힘
[Book] 우리 가게 이름 뭘로 짓나
‘폰더 씨의 위대한 하루’의 저자인 앤디 앤드루스가 들려주는 특별한 삶의 비밀. ‘상식과는 거리가 한참 먼 특별한 사람’ 존스를 중심으로 플로리다의 해변 마을에서 사람들과 벌이는 다소 기괴하지만 교훈적인 그리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풀어냈다. 나이도 거처도 이름도 확실하지 않은 존스는 곤경에 처한 사람 앞에 슬그머니 나타나 옆에서 함께 걷곤 한다. 존스가 만나는 사람은 소위 성공한 사람이든 그렇지 못한 사람이든 인생의 어느 순간 지쳐 버린 사람들이다.

앤디 앤드루스 지음┃김미진 옮김┃36.5┃328쪽┃1만6000원



상하이 비즈니스 산책
[Book] 우리 가게 이름 뭘로 짓나
중국을 대표하는 국제도시 상하이. 해마다 수십만 명이 ‘상하이 드림’을 꿈꾸며 이곳에 모여든다. 시장이 크고 ‘한류’ 열풍까지 부니 쉽게 성공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이지만 철저한 시장조사와 사전 준비 없이는 비즈니스를 성공시키기 어렵다. KOTRA 상하이무역관 차장이자 중국통으로 널리 알려진 저자는 수많은 한국 기업들의 중국 진출을 도우며 어떤 비즈니스가 살아남는지 지켜봐 왔다. 산업도 국적도 다르지만 성공한 이들의 공통점은 시장에 대한 열린 태도와 세심한 차별화 전략이었다고 말한다.

김명신 지음┃한빛비즈┃296쪽┃1만6000원



내 안의 침팬지 길들이기
[Book] 우리 가게 이름 뭘로 짓나
현대인은 과다의 세상에 살고 있다. 할 일도 너무 많고 정보도 너무 많고 불확실성도 지나치게 크다. 정보 업계 종사자들에게 지난 20년은 소방 호스로 물을 마시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단순한 사실은 ‘과다’가 계속될 것이고 해가 갈수록 더욱 심화될 것이다. 저자는 중요한 일들에, 순간순간 우리 앞에 있는 것에, 우리가 보살피는 사람들에게 주의를 집중하라고 말한다. 그것만이 유일무이한 존재로서 자신의 본래 모습을 온전히 되찾는 길이라고 역설한다. 분주함의 실체와 해법에 대해서도 안내한다.

토니 크랩 지음┃정명진 옮김┃토트┃464쪽┃1만8000원


장진원 기자 jj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