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분위기 가라앉으면 임원부터 점검해 봐야

[신현만의 CEO 코칭] 업무 의욕 꺾인 상사의 부정 바이러스
최근 몇몇 임원들이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기가 어렵다”고 하소연하고 있습니다. 업무에서 성과를 거두려면 직원들의 자발성이 중요한데 직원들의 업무 의욕이 많이 떨어졌다는 겁니다. 지난해 회사의 실적이 부진해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하지 못했습니다. 성과급이 많을 때는 분위기가 좋았는데 성과급을 받지 못하자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았습니다. 예전처럼 직원들의 활력과 적극성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임원들에게 “그럴수록 직원들의 업무 의욕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임원들은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려면 특별한 무엇이 있어야 한다”고 얘기합니다. 직원의 업무 의욕을 어떻게 끌어올려야 할까요.


보스가 직원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 내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동기부여입니다. 동기부여는 ‘자신이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스스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죠. 자신이 일하는 것에 대한 동기가 강하면 구성원들은 업무에 적극적으로 임합니다. 가끔씩 놀라운 헌신성과 집중력을 발휘해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를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여건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꼭 해야 할 일이고 하고 싶은 일이니 밤샘 궁리 끝에 답을 찾아내는 것이죠. 그런 점에서 귀하의 임원들이 부하 직원들에게 동기부여를 잘 못하겠다고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직원들의 자발적 참여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직원들이 마지못해 일하는 상태가 계속된다면 성과 역시 귀하가 원하는 수준을 밑돌 가능성이 큽니다.

귀하 회사의 임원들도 아마 성과를 개선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을 겁니다. 그런데 직원들의 업무 의욕이 바닥에 떨어졌기 때문에 노력만큼 효과를 거두기 어려웠을 겁니다. 업무 의욕이 없는 직원들을 데리고 일하는 것만큼 힘들고 짜증스러운 것도 없습니다. 시키는 것만 하고 주어진 일만 하는 직원들을 데리고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은 참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임원들은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뭔가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하고 있을 겁니다. 어쩌면 귀하 회사의 임원들은 어떻게 해서든 다시 성과급을 지급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정확한 해법을 찾으려면 상황을 꼼꼼하게 점검해 보세요. 먼저 임원들의 말처럼 조직 구성원들이 실제로 업무 의욕을 잃고 있는지 살펴보십시오. 이때 임원들부터 눈여겨봐야 합니다. “직원들에게 어떻게 동기부여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거나 “직원들의 업무 의욕이 꺾였다”라는 얘기는 경우에 따라 임원들의 자기 고백일 수도 있습니다. 즉 부하 직원이 아니라 자신이 동기부여가 안 되고 있고 업무 의욕이 안 난다고 하소연하고 있는 것입니다.


보스의 부정적 생각은 순식간에 퍼져
보스가 업무 의욕이 없는 상태에서 조직 구성원들의 업무 의욕을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자기 스스로 ‘왜 일해야 하는지’에 관해 회의를 품고 있는 상태에서 부하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해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을까요.

보스가 자기 업무에 대한 강한 자부심과 성공 확신을 갖고 있다면 조직원들은 자연스럽게 보스를 따라가게 돼 있습니다. 부하 직원들은 늘 보스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조직에서 구성원들의 가장 강력한 동기부여는 보스 그 자체입니다. 대개 보스의 비전이 직원의 비전이 됩니다. 보스의 만족이 직원의 만족에 절대적 영향을 미칩니다. 만약 보스가 회사의 비전과 발전 가능성을 확신하면서 업무에 매진하고 있다면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조직 전체에 건강한 긴장성을 불어넣을 겁니다.

경험 많은 출판인들은 “베스트셀러의 저자는 글을 잘 쓰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합니다. 해당 분야의 경험과 지식이 많은 사람도 아니라고 얘기합니다. 그들이 말하는 베스트셀러의 저자는 많은 경험을 통해 자기 확신을 갖게 된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은 에너지가 넘칩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자발적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고 해법을 제시합니다. 그가 던지는 한마디 한마디는 공감을 만들어 내는 힘을 갖고 있습니다. 거창한 담론이 아닌 사소한 주제를 가지고도 쉽게 독자의 감동을 이끌어 냅니다.

마찬가지로 보스의 부정적 생각은 순식간에 조직 전체에 퍼져 나갑니다. 부정의 바이러스는 긍정의 바이러스보다 전파속도가 훨씬 빠르고 감염력도 몇 배 강합니다. 부정적 보스 한 명이 조직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평범한 직원도 아니고 회사의 핵심 간부이자 자신들을 이끌고 있는 보스가 부정적 생각을 쏟아내고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하는 일을 직원들에게 시키고 있다면 그 일이 잘 될 턱이 없을 겁니다. 조직 구성원들은 어쩌면 ‘멘붕’에 빠져 있을지도 모릅니다.

따라서 조직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고 조직원들이 매너리즘에 빠져 있다면 임원부터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십중팔구는 그 조직의 보스가 어떤 병에 걸려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만약 병을 앓고 있는 것이 확인되면 그 병부터 치료해야 합니다. 치료가 어렵다면 시급하게 그를 조직에서 분리해야 합니다. 최소한 그의 부정적 바이러스가 조직을 마비시키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또 하나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직원들의 업무 의욕을 잃게 만든 원인입니다. 업무 의욕은 일시적으로 꺾일 수 있습니다. 귀하의 회사처럼 성과급이 지급되지 않아 실질 급여가 줄었거나 회사의 경영 환경이 나빠져 전망이 불투명해지면 직원들의 업무 의욕은 떨어질 겁니다.

만약 업무 의욕 저하가 이 같은 일시적 요인 때문이라면 문제 해결은 쉽습니다. 그 원인만 해소하면 되니까요. 보스가 문제라면 보스를 바꾸면 되고 급여가 준 것이 원인이라면 급여 인상 방안을 찾으면 됩니다. 당장 조치를 취하기 어렵더라도 최소한 상황이 악화하는 것만은 막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구성원들의 업무 동기가 회사의 비전이나 최고경영자(CEO)의 경영 철학과 맞지 않는 게 원인이라면 문제를 해결하기가 어려워집니다.


비전 공유하지 않는 직원은 과감히 버려야
기본적으로 업무 동기는 스스로 부여하고 찾아야 합니다. 다른 사람이나 상황이 제공한 동기는 일시적일 수 있지만 그 효과가 지속되기 어렵습니다. 직원들이 회사의 비전과 CEO의 경영 철학에 동의하고 있는지, 회사의 발전 계획을 믿고 있는지가 중요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만약 어떤 직원이 회사 안에서 자기 비전을 갖고 있다면 그는 스스로 경력 경로(career path)를 설정하고 자기 계발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가 비전을 갖고 있지 않다면 그에게 가장 중요한 업무 동기는 십중팔구 보상입니다. 따라서 보상이 줄어들거나 만족스럽지 못하면 업무 의욕을 잃게 됩니다.

비전과 철학에 동의하지 않는 직원들이 업무 의욕을 갖길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직원들이 조직을 떠나는 가장 큰 이유는 ‘조직에서 더 이상 성장할 수 없다’는 판단이 들 때입니다. 이에 따라 계속해 비전과 가치를 공유하고 회사의 발전 계획을 설명했는데도 여전히 동의하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귀하 회사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판단하십시오. 서둘러 자기 길을 찾도록 도와주세요. 찾지 않아 그렇지 같이 일할 직원은 많습니다. 직원을 바꾸려고 노력하는 것보다 때로는 적합한 직원을 찾는 게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