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총괄회장의 일대기 담아…계열사 지분 정리 작업도 탄력

[이 주의 인물 업 앤드 다운] 140쪽 만화로 되살아난 롯데 신화

롯데백화점은 해외 법인 직원들의 애사심을 높이기 위해 이 만화를 만들었다. 롯데백화점은 이 만화를 영어·중국어·러시아어 등으로 3000부 제작해 해외 법인에 보낼 계획이다.


신격호(92)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일대기가 만화로 나왔다. 롯데백화점은 신격호 회장의 스토리가 포함된 140쪽 분량의 만화책 ‘글로벌 롯데에서 너의 꿈을 펼쳐라’를 제작해 배포할 예정이다.

만화에서 롯데백화점 본사 직원은 서울에 교환 근무를 온 주인공에게 롯데의 기업 이념을 설명하면서 신 총괄회장이 역경을 이겨낸 스토리를 상세히 전한다.

1941년 20세의 나이에 사촌 형이 마련해 준 여비를 갖고 일본에 건너간 신 총괄회장은 학비를 벌기 위해 신문과 우유 배달을 하던 중 일본인 사업가 하나미쓰에게서 5만 엔을 빌려주겠다는 제안을 받는다. 신 총괄회장은 이 돈으로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1944년 도쿄 근교에 윤활유 공장을 세웠지만 미군의 폭격을 맞아 가동도 하지 못하고 불타 버렸다.

남은 건 5만 엔의 빚뿐이었다. 광복이 되자 친구들은 ‘함께 귀국하자’고 권했다. 하지만 신 총괄회장은 “나를 믿고 돈을 빌려준 사람을 모른 척할 수 없다”며 다시 우유 배달을 하고 공사장에서 일해 사업 자금을 마련했다.

이렇게 해서 1946년 도쿄에 ‘히카리특수화학연구소’라는 공장을 짓고 비누·크림 등을 만들어 팔았다. 당시 그는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하루 200곳이 넘는 상점에 물건을 납품했다. 1년 반 만에 빚을 다 갚고 1948년 제과회사 롯데를 설립했다.

롯데백화점은 해외 법인 직원들의 애사심을 높이기 위해 이 만화를 만들었다. 회사 관계자는 “창업 과정이 담긴 만화가 직원들의 자긍심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이 만화를 영어·중국어·러시아어 등으로 3000부 제작해 해외 법인에 보낼 계획이다.


순환 출자 구조 단순화 나서
한편 롯데그룹은 순환 출자 구조를 단순화하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7월 22일 롯데역사·롯데닷컴·롯데푸드·롯데리아·한국후지필름은 롯데건설 지분 4%(875억 원)를 호텔롯데에 넘겼다. 또 대홍기획과 롯데리아는 롯데알미늄 지분 5.1%(328억 원)를 롯데케미칼에, 롯데상사는 롯데리아 지분 0.9%를 롯데칠성음료에 72억 원에 팔았다. 롯데칠성음료·롯데제과·롯데푸드·대홍기획·롯데정보통신·롯데건설은 롯데상사 지분 12.7%(430억 원)를 롯데쇼핑에 매각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바이더웨이는 호텔롯데 지분 0.6%(431억 원)를 부산롯데호텔에, 롯데카드는 롯데칠성음료 지분 1.5%(371억 원)를 롯데제과에 각각 넘겼다. 6개 롯데그룹 계열사가 하루 동안 2507억 원의 자금을 다른 계열사 주식을 사는 데 쓴 셈이다. 롯데그룹 측은 “앞으로는 단순화 작업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