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우스족 넘어선 엄지족 파워…모바일 통한 상품 구매에도 적극적

중국에서 스마트폰 시장의 팽창이 게임기·전자책 등에 이어 PC 시장까지 위협하고 있다. 중국에선 이미 PC가 인터넷 사용을 위한 최종 단말기로서의 위치를 스마트폰에 내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인터넷정보센터(CNNIC)의 최근 발표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중국 전체 네티즌 가운데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에 접속한 사용자 비율은 83.4%를 기록했다. PC로 인터넷에 접속했다고 응답(복수 응답 허용)한 사용자 비율(80.9%)을 처음으로 넘어선 것이다. 스마트폰을 통한 인터넷 사용자는 이미 5억2700만 명으로 반년 만에 2699만 명이 늘었다.

스마트폰을 통한 인터넷 사용자 급증은 두 가지 측면에서 인터넷 시장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우선 중국에서 폭발하고 있는 전자 상거래 시장의 판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아이리서치에 따르면 2014년 1분기 중국의 전자 상거래 규모는 2조7000억 위안에 달했다.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수준이다. KOTRA는 최근 중국 전자 상거래 시장 보고서에서 아마존을 인용해 “모바일 쇼핑 규모가 금액 면에서는 PC를 통한 온라인 쇼핑 규모의 10%에 불과하지만 성장 속도가 온라인보다 4배 정도 빨라 앞으로 전자 상거래의 중심으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네티즌 절반 이상 모바일 쇼핑 경험
모바일 쇼핑 시장의 급성장은 세계적인 추세다. 닐슨이 2013년 상반기에 발표한 자료에서도 2012년 기준 중국 스마트폰 사용자의 43%는 모바일 쇼핑을 이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변했다. 미국과 영국 스마트폰 사용자의 모바일 쇼핑 이용 응답 비율은 각각 30%, 26%에 머물렀다.

시장조사 업체 글로벌웹인덱스 조사에서도 2012년 4분기 기준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 31개국 인터넷 이용자 가운데 모바일을 통한 구매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중국(55%)이 가장 많았다. 첸잔산업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2014~2018년 중국 전자 상거래 업종 심층 분석 및 투자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만 해도 전자 상거래의 96.6%가 PC를 통해 이뤄졌다. 그러나 2013년 이 비율은 63.1%로 크게 떨어졌다. 반면 스마트폰과 아이패드 등 이동 설비를 통한 전자 상거래 비중이 3분의 1로 높아졌다.
[GLOBAL_중국] 모바일 쇼핑에 지갑 여는 중국인]
스마트폰을 통한 인터넷 사용자의 급증은 소셜 네트워크의 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판 카카오톡이라고 할 수 있는 웨이신 같은 모바일판 소셜 네트워크의 급성장은 기존 PC 사용자를 위한 웹 기반의 소셜 네트워크 시장의 위축을 가져오고 있다. CNNIC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국 소셜 네트워크 웹 사이트 사용자 수는 2억5700만 명으로 작년 말에 비해 2047만 명이 감소했다.

전자 상거래와 소셜 네트워크는 중국 시장을 공략하는 외국계 기업의 주요 전략 키워드다. 특히 중국은 투자와 수출 주도의 경제성장 동력에 소비가 가세하는 식으로 성장 방식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전자 상거래 시장의 고성장을 적극 유도하고 있다. 중국 소비자를 겨냥하는 한국 기업들로서는 PC를 사용하는 ‘마우스족’보다 스마트폰을 쓰는 ‘엄지족’ 공략에 더욱 공을 들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면세점이 올 들어 4월까지 중국인 관광객의 모바일 쇼핑을 통해 거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180% 급증한 것은 그 일단을 보여준다. 홍보와 마케팅 전략도 모바일판 소셜 네트워크에 초점을 맞추는 식으로 전략의 변화를 꾀할 시점이 됐다.


오광진 한국경제 국제부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