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1분기 영업익 44% 증가…휴대전화도 적자 줄어

[이 주의 인물 업 앤드 다운] TV 덕에 활짝 웃은 구본준 부회장
삼성전자가 주춤하는 사이 LG전자가 TV 부문에서 ‘판정승’을 거두고 휴대전화도 선방하면서 그간의 노력이 성과를 거두는 게 아닌가 하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구본준 LG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오랜만에 웃었다. 이유는 LG전자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4%나 껑충 뛰었기 때문이다. TV 사업 수익성 개선과 휴대전화 사업 영업 적자 감소가 이런 결과를 만들었다.

LG전자는 4월 29일 1분기 매출 14조2747억 원, 영업이익 504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작년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1%, 영업이익은 44%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3800억~3900억 원)보다 약 30% 높게 나왔다.

LG전자의 1분기 호실적을 이끈 부문은 아무래도 TV 부문(HE사업본부)이다. TV 부문의 영업이익은 2403억 원이다. LG전자가 거둔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초고화질(UHD) TV,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등 프리미엄급 신제품을 발 빠르게 내놓았고 TV 패널 가격이 하락하면서 수익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LG전자는 2분기에 브라질 월드컵 등 호재가 있기 때문에 TV 부문의 실적이 더욱 향상될 것이라고 밝혔다.

휴대전화 부문(MC사업본부)은 적자 폭을 크게 줄인 것이 눈에 띈다. 작년 4분기 434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휴대전화 사업은 올 1분기 영업 적자 88억 원을 기록했다. LG전자는 1분기에 1230만 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했다. LG전자 관계자는 “2분기에 전략 스마트폰 ‘G3’ 출시와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 확대로 수익성을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 부회장은 2010년 취임 이후 꾸준히 ‘독한 DNA’를 강조하면서 LG전자의 체질을 바꾸는 데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이 사이 ‘라이벌’ 삼성전자와의 격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올 1분기 삼성전자가 주춤하는 사이 LG전자가 TV 부문에서 ‘판정승’을 거두고 휴대전화도 선방하면서 그간의 노력이 성과를 거두는 게 아닌가 하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구 부회장 “이제는 ‘스피드’다”
구 부회장은 여세를 몰아 LG전자를 업그레이드하는 데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 부회장은 4월 초 LG전자 임직원들에게 “고객의 입장에서 필요한 일을 하기보다 과거의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 사내에 남아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보고서를 만드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라며 “본연의 일을 방해하는 보고서 작성이 완전히 없어지도록 근본적인 업무 방식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간은 체질을 바꾸기 위해 노력했다면 이제는 ‘스피드’를 주문한 것이다. 구 부회장의 이 같은 경영 지침이 2분기 실적에 어떤 식으로 반영될지 주목된다.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