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F로 사명 바꾸는 구본걸 LG패션 회장…“생활 문화 기업 도약” 청사진

[이 주의 인물 업 앤드 다운] ‘LG’ 브랜드 떼고 홀로서기 첫발
구본걸 회장이 이끄는 LG패션이 사명을 변경한다. LG패션은 3월 28일 주주총회에서 사명 변경 건을 최종 확정하고 4월 1일부터 변경된 사명인 (주)LF로 새롭게 출범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LF는 라이프 인 퓨처(Life in Fu ture)라는 뜻으로, 브랜드를 통해 고객에게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생활 문화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의지”라고 전했다.

1974년 반도패션이라는 이름으로 패션 사업에 뛰어든 LG패션은 2006년 LG상사에서 법인 분리되면서 패션 전문 기업으로 독자적인 발을 내디뎠다. 2007년 LG에서 계열 분리했으며 이후 7년간 남성복 중심에서 여성복·캐주얼·아웃도어·액세서리·편집숍 등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계열 분리 당시 매출액 7000억 원에서 2013년 1조4000억 원으로 두 배 정도 성장했다. 닥스·헤지스·라푸마 등 여러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여성복에서는 모그로 유명하다.

계열 분리 이후에도 그간 ‘LG’라는 사명을 유지함으로써 LG그룹과의 관계를 이어 왔다. 액수는 조금씩 달랐지만 해마다 (주)LG에 ‘브랜드 사용료’를 20억 원 정도 지불해 왔다. 하지만 사명에서 ‘LG’를 빼면서 LG그룹과의 관계를 완전히 정리하게 됐다. 물론 LG 브랜드 후광을 내려놓는 데는 ‘용단’이 필요했지만 구 회장은 승부수를 던지기로 했다.

구 회장은 회장에 오른 2012년 1월 이후 비상 경영 체제로 많은 시간을 보냈다. 영업이익이 2011년 1272억 원에서 2012년 778억 원으로 급감하면서 수익성 개선에 모든 것을 던졌다.

이번엔 회사 얼굴인 간판을 바꿔 대대적인 쇄신에 나설 계획이다. 때마침 올해는 회사의 모태인 반도패션 설립 40주년이자 구 회장이 경영을 맡은 지 10년째 되는 해다. 업계에서는 그간 LG패션이 기업 브랜드보다 각각의 패션 브랜드를 부각시켜 온 만큼 사명 변경에 따른 리스크가 거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구 회장은 사명 변경과 함께 패션에서 생활 문화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기존의 단순 의류 제조에서 벗어나 편집매장·온라인몰 등을 통해 다양한 상품을 직접 유통하는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 외식 사업 등 생활 문화 분야를 강화하기 위해 인수·합병(M&A)도 적극 모색할 방침이다.

구 회장이 기존 의류 분야에서 성장 모멘텀을 찾고 있는 곳은 중국·대만·태국 등 해외시장이다. 그는 “이미 진출한 헤지스·라푸마·마에스트로·TNGT·모그 외에 5년 안에 우리 회사의 모든 패션 브랜드를 중국에 진출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구 회장은 LG그룹 창업주인 고 구인회 회장의 손자로, 고 구자승 전 LG상사 사장의 장남이자 구본무 회장의 사촌 동생이다.


이현주 기자 ch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