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리더의 ‘환상 호흡’…생활 밀착형  IT로 ‘승부’

역시 세계 최대의 갑부는 남다른 것일까. 2007년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 빌 게이츠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기조연설에서 이례적으로 한국의 한 중소기업을 소개했다. 그는 정보기술(IT) 업계의 미래를 예상하며 “앞으로 한국의 모뉴엘과 같은 기업을 주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로부터 불과 7년이 지난 지금, 빌 게이츠의 예언은 현실이 됐다. 모뉴엘은 2013년 매출액 1조 원을 돌파하며 삼성전자와 LG전자라는 거목과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3대 가전 기업으로 거듭난 것이다. 한국인에게는 아직 낯설지만 세계인에게는 친숙한, 모뉴엘의 성공 비결을 집중 분석한다.
[SPECIAL REPORT] 가전업계 ‘작은 거인’ 모뉴엘의 3가지 비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는 세계 최대의 가전 전시회인 ‘CES 2014’가 열렸다. 15만 명의 관람객이 다녀간 이 행사에는 삼성전자·LG전자를 비롯해 필립스·소니·레노버·파나소닉 등 세계 유수의 IT 기업 3200여 곳이 참여했다. CES는 단순한 가전 전시회가 아니다. 이 자리는 글로벌 IT 기업들이 한 해 동안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자사의 제품을 선보이는 곳이면서 동시에 글로벌 가전 산업의 동향을 체크해 한 해의 큰 그림을 그리는 곳이다.

이 행사의 꽃 중 하나는 미국 가전협회와 미국 산업디자인협회가 기술과 디자인을 평가해 수여하는 ‘혁신상(Innovation Award)’이다. 말 그대로 수많은 참가 기업이 내놓은 제품 중 눈에 띄는 ‘혁신 제품’에만 이 상이 수여된다. 한국 최대이자 세계 최대의 가전 기업인 삼성전자는 3년 연속 ‘최고 혁신상’을 수상한 것은 물론 전체 24개의 혁신상을 받으며 ‘위용’을 과시했다. LG전자 역시 15개의 혁신상을 받으며 ‘가전 한국’의 위상을 드높였다. 그런데 이 전시회에서 해외 IT 전문가와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또 다른 한국 가전 기업이 있다. 바로 ‘모뉴엘’이다. 벌써 여덟 번째 연속으로 CES에 참가 중인 모뉴엘은 중견 가전 업체로는 이례적으로 이 전시회에 511㎡ 규모의 대형 단독 부스를 마련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특히 이 회사가 내놓은 총 15종의 제품 중 5개 제품이 ‘혁신상’을 수상했다. 모뉴엘이 2014 CES에서 혁신상을 수상한 제품은 로봇청소기 2개, 베이비 케어 제품 1개, TV 도킹용 오디오 1개, PC 1개 등이다. 이에 따라 모뉴엘은 CES에서 받은 혁신상만 무려 최고 혁신상 2개를 포함해 모두 21개가 됐다.

대다수의 한국 소비자들에게 아직 모뉴엘은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이다. 조금 더 IT 제품에 관심이 있다면 모뉴엘이라는 회사 이름보다 2011년 롯데마트와 함께 내놓은 제품인 ‘통큰TV’, ‘통큰넷북’을 예로 들면 긴가민가할 정도다.

그렇지만 이미 해외 유수의 평가 기관이나 언론사들은 이 회사를 ‘글로벌 기업’으로 대접한다. 딜로이트컨설팅은 2010년 및 2011년 연속 ‘아시아태평양 지역 고속 성장 500대 기업’에 이 회사를 선정했다. 또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 중 하나인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는 2013년 이 회사의 로봇청소기에 제품 디자인 부문 특별상을 안겼다.

특히 ‘한국의 숙적’ 일본은 더 그렇다. 일본 최대의 경제지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014년 초 모뉴엘의 대표이사인 박홍석 사장을 ‘아시아 신흥국에서 올해 주목되는 경영인 8명’ 중 한 사람으로 꼽았다. 니혼게이자이는 이례적으로 특파원이 아닌 현지 기자를 한국에 보내 단독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다.

사실 기업의 역사로만 따지면 모뉴엘은 아직 ‘새내기’ 수준이다. 2004년 설립돼 창업한 지 이제야 10년이 됐다. 그러나 이 회사의 매출은 2012년 기준 8251억 원에 달한다. 급기야 2013년에는 1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가전 업체 2736곳 중 중소기업의 비율이 99.4%에 달한다는 점을 따져본다면 명실 공히 삼성전자·LG전자에 이어 한국의 가전 3사 중 하나로 거듭난 것이다. 특히 모뉴엘의 영업이익률은 제조업체 중에서는 이례적으로 매년 매출액의 10%를 오간다. 한국 제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5~6% 수준이다. 쉽게 말해 같은 제품을 팔아 무려 두 배 정도의 돈을 벌어들이는 것이다.

그 결과 2013년 모뉴엘은 한국 500대 기업(CEO스코어 기준)에 진입했다. 넥슨·셀트리온 등 특히 최근 20년 이내 설립된 기업 중 500대 기업으로 도약한 순수 창업 및 독립 회사는 13개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모뉴엘은 어떻게 이런 괄목할만한 성장을 할 수 있었을까.
[SPECIAL REPORT] 가전업계 ‘작은 거인’ 모뉴엘의 3가지 비밀
비밀 1 모든 일은 따로 또 같이 한다
“관계가 어떠냐고요? 둘이 매일 지겹게 싸웁니다.”(박홍석 모뉴엘 사장, 2013년 12월 니혼게이자이와의 인터뷰에서)

모뉴엘은 ‘박홍석 사장과 원덕연 부사장의 철저한 분업’이란 독특한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회사의 역사를 들여다봐야 한다. 2004년 설립된 모뉴엘의 창업자는 원덕연 부사장이다. 디자이너 출신인 원 부사장은 1990년대 말 당시로서는 생소한 HTPC(Home Theater PC)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내놓은 인물이다. 지금이야 IT에 조금이라도 밝은 소비자라면 스마트 TV를 사거나 거실의 TV와 PC를 연결해 여러 콘텐츠를 즐기지만 당시만 해도 PC는 철저한 ‘개인 기기’였다. 그러나 원 부사장은 이미 15년 전에 소비자들의 책상에 ‘모셔져 있던’ PC를 거실로 들고나올 것을 주장했다. 그는 이런 콘셉트를 기반으로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크게 강화해 온 가족이 함께 즐기는 PC를 선보인 것. 빌 게이츠가 ‘모뉴엘을 주목하라’라고 했던 게 바로 이 같은 발상의 전환 때문이었다.

HTPC의 콘셉트는 이후 ‘고유명사’가 될 정도로 성공했다. 그리고 모뉴엘은 벤처기업으로서도 2007년 기준 240억 원의 매출을 거두며 어느 정도의 성공을 거뒀다. 실제로 아직까지도 HTPC는 모뉴엘의 핵심 제품이다. 매출의 80% 이상이 HTPC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시 후발 업체들의 추격은 이 회사의 더 큰 성장을 가로막는 요소였다. 기본적으로 PC라는 게 여러 부품을 모아 ‘조립’이 가능한 상품이기 때문이다. 또 협소한 한국 내수 시장의 한계도 걸림돌이었다. 특히 내수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라는 거목들이 버티고 있었다.

2005년 합류한 박 사장은 모뉴엘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모뉴엘의 창업자 원 부사장이 ‘개발의 천재’라면 박 사장은 ‘영업의 달인’이다. 삼성전자에서 북미영업총괄 이사를 지냈던 박 사장은 여섯 차례나 판매왕의 타이틀을 얻었던 전설적인 영업맨이다. 실제로 그는 박홍석이라는 한국 이름보다 ‘해럴드 박’이라는 영어 이름이 더 유명하다. 해외 바이어들 사이에서는 ‘해럴드가 파는 물건은 성공을 가져온다’는 미신(?)까지 있을 정도다.

박 사장은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는 북미 시장의 소비자 트렌드에서 HTPC의 대성공 가능성을 봤다. 주거 문화와 라이프스타일이 한국과는 다른 북미 시장은 음향기기·영상기기 등을 포괄하는 홈 시어터 시장이 매우 크다. 웬만한 중산층 집에는 AV룸이 대부분이 따로 있을 정도다. 수많은 전자제품을 봐 온 박 사장에게 홈 시어터의 ‘두뇌’ 역할을 할 수 있는 HTPC는 북미 시장에서 ‘대박’을 칠 수 있는 분명한 상품이었다.

안정적인 삼성전자를 박차고 나온 박 사장은 자신이 가지고 있던 모든 돈을 털어 모뉴엘에 대규모 증자한 뒤 2007년 최대 주주가 된다. 2012년 말 기준으로 모뉴엘의 자본금은 37억 원이며 전체 740만 주(주당 500원) 중 94.7%를 박 사장이 소유하고 있다.

이후 모뉴엘은 북미 시장에서 매출을 크게 끌어올리며 급성장하기 시작한다. 2007년 240억 원 매출에서 불과 1년 뒤인 2008년 이 회사의 매출은 739억 원으로 무려 3배 정도 뛰어오른다. 박 사장은 특히 양판점이나 인터넷 등 기존의 B2C 유통망과 함께 홈 시어터 인스톨 업체, 영상기기 회사, 음향기기 회사와의 B2B 유통을 강화했다. 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규모의 경제까지 이뤄 낼 수 있는 선택이었다. 이후는 탄탄대로다. 모뉴엘은 2009년 1637억 원, 2010년 2953억 원, 2011년 4605억 원, 2012년 8251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SPECIAL REPORT] 가전업계 ‘작은 거인’ 모뉴엘의 3가지 비밀
주목할 것은 모뉴엘의 두 리더들, 즉 박 사장과 원 부사장의 관계다. 사실 웬만한 기업이라면 ‘같은 하늘 아래 두 개의 태양’은 존재할 수 없다. 특히 그게 회사의 아이덴티티를 만든 창업자와 회사의 경영권을 가진 최대 주주와의 관계라면 더욱 그렇다. 그러나 모뉴엘은 달랐다. 각자 자신의 강점을 가진 분야에서 철저한 ‘분업’이 이뤄진 것이다.

그 둘의 관계는 이렇다. 절대적 대주주인 박 사장은 돈을 벌고 쓰는 것에만 관여한다. 특히 자신의 강점인 해외 영업에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 실제로 박 사장은 1년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보낸다. 매출액 1조 원대 기업의 수장이 됐지만 아직도 수행원 한 명 없이 노트북 한 대와 브로슈어 몇 장을 들고 해외를 떠돈다. 현재 모뉴엘의 매출 중 80%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한다. 해외 영업의 달인인 그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창업자 원 부사장은 제품 개발에 집중한다. 모뉴엘에서 나오는 모든 제품은 그의 손끝을 거쳐야만 완성된다. HTPC나 로봇청소기와 같은 기술 집약형 제품도 있지만 식물 관리기나 제빵기와 같은 소소한 재미를 가지고 있는 아이디어 상품도 그가 생각하고 만들어 낸다. 또 국내 사업과 신사업 진출은 원 부사장이 맡는다. 해외에 살다시피 하는 박 사장의 부재를 그가 보완하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모뉴엘은 원 부사장을 대표로 해 일본의 음향 가전회사 온쿄와 공동으로 자본금 100억 원의 합작 법인 ‘모뉴엘온쿄라이프스타일’을 설립했다. 한국에서도 본격적인 홈 시어터 시대를 연다는 게 목표다.
[SPECIAL REPORT] 가전업계 ‘작은 거인’ 모뉴엘의 3가지 비밀
특히 돈을 관리하는 박 사장이 아무리 제지해도 ‘뜻이 있는 제품’이라면 자신의 의지를 굽히지 않는다. 대표적인 게 CES 2014에서 혁신상을 받은 베이비 케어 제품 ‘배블(Babble)‘이다. 배블은 청각장애를 가진 엄마와 아기와의 소통을 돕는 전자 제품이다. 해외에도 비슷한 제품이 있지만 대부분이 50만 원대의 고가다. 그러나 원 부사장은 “이 제품은 수익보다 사회를 위한 것이다. 청각장애를 가진 엄마 중 고가의 제품을 선뜻 살 수 있는 소비자가 얼마나 되겠나. 무조건 원가 수준인 10만 원대로 가격을 낮춰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결국 박 사장도 원 부사장의 뜻에 두 손을 들 수밖에 없었다.

“박 사장과 원 부사장의 관계는 정말 독특합니다. 영업에서는 박 사장이, 제품에서는 원 부사장이 전권을 행사합니다. 둘은 철저하게 서로를 존중합니다. 오히려 그래서 치열하게 싸우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둘 모두 국내에 있을 때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함께 점심을 먹는다는 것입니다.”(박상덕 모뉴엘 홍보실 부장)


비밀 2 항상 소비자가 먼저다
모뉴엘의 직원들은 항상 귀에 못이 박이게 듣는 말이 있다. 바로 ‘라이프스타일’이라는 말이다. 원 부사장의 제품 철학은 확실하다. 모든 IT 기기는 생활 속에서 편리하게 사용돼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많은 IT 업체들이 ‘기술의 함정’에 빠진다. 대표적인 곳이 소니다. 정작 소비자들에겐 별로 필요하지도 않은데 높은 사양을 고수하다가 요긴한 기능만 있는 실속형 제품에 밀려 실적이 악화되고 마는 것이다. 하지만 모뉴엘은 다르다. 지나친 고사양의 고가 제품보다 소비자들이 편하고 똘똘하게 사용할 수 있는 생활 가전에 집중한다.

대표적인 예가 2013년 출시한 스마트 식물 관리기 ‘마이플라워’다. 마이플라워는 화분에 꽂아두기만 하면 토양의 수분량 체크를 통해 식물에 물 줄 때를 알려주는 식물 관리기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식물에 물을 주는 것을 잊는다는 작은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제품이다. 이미 단돈 2만5000원의 마이플라워는 조경이 발달한 유럽에서 히트 상품이 됐다. 2013년 9월 6일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된 가전 전시회 IFA 2013에서만 4000대의 현장 수주를 받았다.

터치테이블PC 역시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을 꼼꼼히 체크해 개발한 제품이다. CES 2013에서 ‘최고 혁신상’을 받은 터치테이블PC는 테이블 위에 터치스크린을 장착한 제품이다. 이 제품을 활용하면 패스트푸드 레스토랑이나 카페 등에서 자리에 앉아 소비자가 직접 화면을 터치해 메뉴를 고르고 근거리무선통신(NFC)을 통해 바로 결제할 수 있다. 또 USB 포트를 제공해 소비자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도 충전할 수 있도록 했다. 이처럼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을 추적하며 만드는 모뉴엘 제품은 막대한 연구·개발비보다 번뜩이는 작은 아이디어와 편리한 디자인에서 나온다. 실제로 모뉴엘은 220명의 직원 중 60%가 연구·개발 인력이다. 변화가 빠른 사업 영역인 만큼 몸집을 가볍게 하기 위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직원들은 절차나 업무 영역에 구애받지 않고 가지고 있는 모든 아이디어를 회사에 제안한다. 만약 제안에 의해 만들어진 제품이 실패하더라도 회사는 하나의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올해 서울에 있는 본사를 제주도로 이전하는 것도 직원들의 아이디어 제안을 증진하기 위한 것이다. 모뉴엘은 500억 원을 들여 총면적 2만2534㎡(약 6820평) 규모로 제주도 제주 첨단과학단지에 본사 사옥을 지었다. 여기에는 업무 공간은 물론 연구기술센터·테스트인증센터 등이 들어선다. 갑갑한 서울에서 ‘뻔한 아이디어’를 내기보다 탁 트인 제주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라는 것이 박 사장과 원 부사장의 바람이다.


비밀 3 같아도 다르게 만들라
모뉴엘에는 하나의 철칙이 있다. ‘대기업과 경쟁하지 말라’는 것이다. 사실 가전 업계에서 가장 큰 매출이 나는 제품은 대부분이 TV·냉장고·세탁기 등이다. 또 최근 IT업에서 가장 급성장하는 분야는 스마트폰·태블릿 PC 등 모바일 기기다. 재미있는 사실은 모뉴엘은 이 중 어떤 제품도 만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규모의 경제를 이룬 대기업과의 경쟁은 쉽지 않다. 이길 수 없다면 대기업이 만들지 않는 HTPC와 같은 제품에 주력하거나 혹은 만들더라도 대기업이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제품에 진출해야 한다. 다만 접근법은 분명 대기업보다 참신해야 한다.

앞으로 모뉴엘의 성장을 이끌 상품으로 꼽히는 로봇청소기는 ‘같은 상품이더라도 다르게 만들어’ 대기업 제품과 차별화를 꾀하는 상품이다. 기존 로봇청소기의 세일즈 포인트는 얼마나 빠르게 구석구석 청소할 수 있는지다. 그러나 2013년 10월 출시한 모뉴엘의 로봇청소기 ‘클링클링’은 강력한 물걸레 기능에 세일즈 포인트를 맞췄다.

클링클링은 시중에 출시된 로봇청소기 중 가장 큰 물걸레(460㎠)를 장착했다. 걸레 재질도 면 재질에 비해 잘 닦이는 극세사 재질을 채용했다. 또 청소기 제품 하단에 물 공급 시스템을 탑재해 주기적인 물 공급으로 물걸레가 마르지 않도록 했다. 청소 방식도 진공 흡입 청소, 물걸레 청소, 마른 걸레 청소 모드를 채용했고 세 가지 청소 방식을 연계해 동시 수행할 수 있는 기능도 넣었다.

클링클링과 같은 시기에 나온 올인원 PC ‘포인트’도 차별화에 주력한 제품이다. 대부분의 올인원 PC는 디자인을 강조한다. 대표적인 상품이 애플의 아이맥이다. 포인트 역시 그 이름처럼 집이나 사무실에서 ‘포인트’가 될 수 있도록 깔끔하고 고급스럽게 디자인하는 데 힘을 기울였다.

그런데 포인트는 모뉴엘 제품답게 ‘역발상’이 있다. 올인원 PC는 일반 PC와 달리 업그레이드가 쉽지 않다. 예뻐서 사게 되지만 금세 구닥다리가 되고 마는 것이다. 그러나 포인트는 이 부분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기존에 출시된 올인원 PC와 달리 중앙처리장치(CPU)와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램(RAM) 등도 시중에서 판매되는 부품을 구매해 손쉽게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다.

모뉴엘의 이 같은 역발상은 영업에서도 돋보인다. 이제는 미국과 중국 등을 넘어 유럽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2013년 4월 독일 베를린에 지사도 세웠다. 박 사장은 “프리미엄 시장인 유럽을 공략해 현재 15% 정도인 유럽 매출 비중을 30%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