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기술 인수 시의 기술 오버랩, 기술 역량, 자원 재결합’

Based on “Technological overlap, technological capabilities, and resource recombination in technological acquisitions” by Joshua Sears and Glenn Hoetker (2014, Strategic Management Journal, 35(1), pp. 48~67)


연구 목적
기업을 인수·합병(M&A)할 때 누릴 수 있는 효과가 있다. 자사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거나 고급 인력을 유치하는 것이다. 또한 신사업 진출 등의 기회를 확보할 수 있고 고부가가치의 기술을 습득하기도 한다.

특히 최근의 글로벌 저성장기·불황기에는 유리한 가격에 기업을 인수하는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이런 이유로 M&A 시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매물로 나오는 업체를 예의 주시하는 기업도 적지 않다.

가령 독보적 기술이나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업체를 인수하면 신규 시장 진입 진출에 유리해지고 핵심 산업 기술을 확보하기가 보다 쉬워진다. 조수아 시어즈(Joshua Sears) 미국 조지아주립대 교수와 글렌 호에트커(Glenn Hoetker)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교수는 전략 경영 저널(Strategic Management Journal) 최근호에 ‘기술 인수 시의 기술 오버랩, 기술 역량, 자원 재결합’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은 기업의 M&A 중에서도 ‘기술 인수’에 초점을 맞춘 연구를 담았다. 특정 기술을 지닌 기업을 인수할 때 인수 기업(acquirer)과 피인수 기업(target)이 보유한 기술이 중첩(overlap)되는 경우에 대해 집중 분석한 논문이다.


연구 대상
이 논문의 연구진은 기술 인수 시 그 성과는 인수 기업과 피인수 기업이 지닌 기술이 겹치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고 봤다. 인수 기업이 가지고 있던 지식 중에서 피인수 기업의 지식과 중복되는 부분을 ‘인수 기업 오버랩(acquirer overlap)’이라고 지칭하며 이 부분에 주안점을 뒀다. 이와 같이 중복되는 부분 때문에 새로 창조되는 가치와 함께 사라지는 가치에 대해 심층 분석했다. 이를 통해 기술 인수 시 인수 기업과 피인수 기업의 역량을 최대한 이끌어 내 인수 후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자 했다.


연구 방법
연구진은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톰슨로이터의 리서치 툴인 ‘SDC 플래티넘의 M&A(SDC Platinum’s Mergers and Acquisition)’ 데이터베이스에서 1995년부터 2004년까지의 기술 인수와 관련된 샘플을 추출했다. 기술 인수인지의 여부를 가리기 위해 SDC 플래티넘의 M&A 데이터베이스에서 인수 기업과 피인수 기업이 모두 ‘하이테크’ 기업으로 분류된 경우의 자료만 분석했다. 기술 인수를 목적으로 한 M&A에 한해 자료를 선별하기 위해 피인수 기업의 직원이 500명 미만으로 한정했다. 직원의 수가 많은 경우에는 M&A를 진행할 때 인재 확보 등의 목적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샘플로 활용한 인수 기업은 표준 산업 분류 코드(SIC code) 기준으로 20에서 39까지에 해당되는 제조업에 속한 기업으로 제한했다. 또한 상장 기업 중에서 특허를 보유한 기업에 한해 분석했다. M&A 딜 중에서는 피인수 기업의 일부 지분만 인수한 곳을 제외하기 위해 인수 기업이 피인수 기업의 지분 100%를 매수한 곳에 한해 샘플을 추출했다. M&A 딜이 거래액이 5000만 달러를 넘는 건으로 한정해 연구의 최종 샘플로 삼은 M&A 딜은 97건이었으며 73개의 인수 기업이 진행한 기술 인수 건이었다.


연구 결과
연구진은 기술 인수 시 세 가지 요인에 따라 기업의 가치가 창출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 세 가지 요인은 첫째, 인수 기업의 ‘흡수 능력’이다. 흡수 능력은 특정 정보나 아이디어에 잠재된 가치를 간파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의미한다. 우수한 기술을 지닌 기업을 인수했다고 하더라도 인수 기업이 흡수 능력을 제대로 갖추고 있지 않다면 그 기술을 제대로 수용할 수 없다.

두 번째 요인은 지식의 불필요한 중복이다. 피인수 기업의 기술력 수준이 높아도 인수 기업이 이미 갖고 있는 기술이라면 이 기술은 중첩된다. 애당초 해당 M&A가 성사되기 전부터 인수 기업과 피인수 기업의 기술이 불필요하게 겹치지는 않는지 파악해야 한다.

세 번째 요인은 인수 기업과 피인수 기업의 기술 지식을 지닌 인력 간의 갈등에 따른 조직적 파괴에 대한 노출도다. 피인수 기업의 기술 중첩도가 높다면 피인수 기업은 새로운 기술 지식을 인수 기업에 전하기 어렵다. 이때 피인수 기업의 인력은 인수 기업의 임직원에게 기술 지식을 전하며 커뮤니케이션 할 기회가 줄어든다. 인수 기업과 피인수 기업의 인력은 서로 시너지를 창출하는 대신 서로 경쟁적이고 적대적인 환경에서 근무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저널 리뷰] 기술 확보 노린 M&A의 성공 조건
연구진은 <그림>의 ‘인수 기업과 피인수 기업의 기술 중첩도’를 통해 이 논문의 틀을 설명했다. <그림>에서 인수기업(A)과 피인수기업(T)의 교집합 부분의 색상으로 표시된 부분이 기술이 중첩되는 부분이며 인수 기업(A)과 피인수 기업(T) 각각의 박스 안의 교집합 이외의 부분은 기술 중첩이 되지 않은 부분이다. <그림>의 Q1과 Q2의 부분처럼 피인수 기업 기술 중첩도가 낮은 경우, 즉 피인수 기업의 기술 중 상당 부분이 인수 기업에 새로운 지식일 경우 두 개 기업의 합병으로 새롭게 창출될 수 있는 가치는 높다. 하지만 인수 기업이 낮은 흡수 능력을 지니고 아울러 인수 기업과 피인수 기업의 지식 보유 인력 간의 갈등이 높은 경우 그 가치를 최대화할 수 없다.


M&A를 진행할 때 피인수 기업의 기술 중첩도가 낮으면 합병을 통합 새로운 재조합을 통해 신규 기회를 창출할 여지가 많다.


또한 <그림>의 Q3과 Q4처럼 피인수 기업 기술 중첩도가 높은 경우, 즉 인수 기업과 피인수 기업의 기술이 겹치는 부분이 많을 때에는 인수 기업의 흡수 역량이 높다고 하더라도 새로운 가치 창출이 어렵다. 이미 불필요한 기술 지식의 중복 부분이 많기 때문에 인수 기업과 피인수 기업의 새로운 재조합을 통한 가치의 창출이 쉽지 않다.


시사점
M&A를 진행할 때 피인수 기업의 기술 중첩도(target overlap)가 낮으면 합병을 통합 새로운 재조합을 통해 신규 기회를 창출할 여지가 많다. 하지만 인수 기업의 흡수역량이 부족해 피인수 기업의 기술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면 피인수 기업의 기술 자원을 낭비하는 셈이 된다. 이와 달리 피인수 기업의 기술 중첩도가 높을 때 인수 기업은 흡수 역량을 충분히 갖췄다고 하더라도 이미 기술적으로 겹친 부분이 많기 때문에 합병된 두 기업 간의 새로운 재조합을 통한 가치 창출이 성공적이지 못하게 된다.

성공적인 M&A를 위해서는 연구진이 M&A에서의 기술 중복도와 함께 거론한 인수 기업과 피인수 기업의 기술 보유 인력 간의 갈등에도 주안점을 둬야 한다. 즉 인수 후 통합(PMI:Post Merger Integration)을 M&A 거래 초기 단계부터 철저히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 PMI를 M&A와 별개로 추진하기보다 M&A 딜 진행 단계부터 PMI와 관련된 변수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합병 목적이 기술 확보에 있는지 또는 생산 거점 확보에 있는지, M&A 방식이 우호적 합병인지 적대적 합병인지에 따라 인수 후 합병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달라진다. 또한 국경을 넘나드는 크로스보더(cross-border) M&A를 했을 때 지리적 한계, 인력 간의 문화적 차이와 언어 장벽 등에도 초점을 맞춰야 한다.

최근과 같은 저성장기에는 특히 M&A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업 인수 후 발생할 문제에 대비하는 전략을 사전적으로 수립하고 실행해야 한다.


이효정 삼정KPMG 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 hyojunglee@kr.kpm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