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 게바우어, 타워스왓슨 인재관리부문 대표

지난 11월 6~7일 한국경제신문과 교육부가 주최하는 ‘글로벌 인재 포럼 2013’이 열렸다. 올해로 8회째를 맞은 포럼에서는 ‘벽을 넘어서(Beyond Walls)’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창의적이고 발전적인 인재를 누가, 어디서, 어떻게 키워낼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포럼에는 에후드 바라크 전 이스라엘 총리, 프랜시스 후쿠야마 미국 스탠퍼드대 석좌교수, 한스 파울 뷔르크너 보스턴컨설팅그룹 회장 등 국내외 교육·산업계 고위 관계자 1000여 명이 참석했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타워스왓슨의 줄리 게바우어 인재관리부문 대표 역시 포럼에 참여해 기업과 인재에 대한 그의 지론을 발표했다. 게바우어 대표는 기업의 인적자원관리(HR) 부문에서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대표적인 컨설턴트 중 한 사람이다.
[스페셜 인터뷰] ‘전사적 인재 관리’가 글로벌 트렌드…직원에게 다양한 경험을 줘라
이번 글로벌 인재 포럼 2013에서 강연한 주제는 무엇입니까.
포인트는 크게 세 가지였습니다. 첫째, 기업이 좋은 인재를 찾기 위해 어떤 방법을 써야 하는지. 둘째, 좋은 인재들은 어떤 회사를 원하는지. 마지막으로 선발한 인재들이 일을 하면서 업무에 대해 ‘지속적 몰입(Sustainable Engagement)’을 하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지 등입니다. 이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 타워스왓슨에서는 세계 40여 개 국가에서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말씀처럼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인재 확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장하는 기업은 항상 ‘인재가 부족하다’고 느낍니다. 이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선 어떤 방법을 써야 할까요.
먼저 퇴직 인력이나 여성 인력 등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 보다 글로벌 차원에서 인재를 확보해야 합니다. 조사 결과 한 국가에서는 넘쳐나는 인력이 다른 국가에서는 모자라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아울러 기존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통해 수준을 높이는 방법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해당 회사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가치를 인재들에게 확실히 알리는 방법이 있을 겁니다.


그러면 현재 좋은 인재들은 주로 어떤 회사에 들어가기를 원하나요.
인재들이 기업을 선택하는 가장 중요한 이슈로는 ‘경쟁력 있는 기본급’, ‘직장의 안정성’, ‘승진 기회’ 등이 꼽혔습니다. 재미있는 트렌드는 점점 더 많은 인재들이 성과급보다 기본급에 더 관심을 둔다는 것이죠. 한국만 놓고 본다면 ‘회사의 위치’도 인재들이 직장을 잡는 데 큰 영향을 줬습니다.


사실 인재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재가 회사 안에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는 게 더 중요합니다. 무엇이 필요할까요.
조사 결과 리더십, 스트레스 관리, 일과 가정의 균형, 개인과 조직의 목표 일치, 우수한 상관, 견실한 기업 이미지 등 ‘다섯 가지 키 드라이버’가 있었습니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금전적 보상’도 중요하지만 ‘우수한 상사’를 인재들이 원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상사의 평판이나 이미지가 직원들의 몰입도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게 나타났어요. 또 일할 때 얼마나 스트레스를 덜 받는지, 회사의 목표와 자신의 목표가 얼마나 관계가 있는지 등도 직원들이 ‘지속적 몰입’, 쉽게 말해 얼마나 꾸준하게 열심히 일할 수 있는지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였습니다.


한국 기업인들은 ‘인사는 만사’라는 말을 하곤 합니다. 그만큼 인재 관리가 중요하다는 뜻인 것 같습니다. 최근 글로벌 기업들의 인재 관리 트렌드는 어떻게 변하고 있나요.
가장 대표적인 트렌드는 글로벌 기업들이 각 직군의 특성에 맞춰 ‘맞춤형 인재 관리’를 하고 있다는 겁니다. 즉 전략 부서면 전략 부서, 영업 부서면 영업 부서의 부서원들이 가장 원하는 것을 더 먼저 해준다는 것이죠. 예를 들면 한 부서는 성과급에 대한 니즈가 높을 겁니다. 반대로 기본급을 더 높여 받기를 원하는 부서도 있을 겁니다. 아예 이보다 향후 경력 관리를 위한 직무 교육에 더 관심이 큰 부서도 있을 수 있죠. 그래서 이를 자세히 파악하고 한정된 자원을 적절히 배분하는 게 중요해졌습니다. 타워스왓슨은 이를 ‘토털 리워드 옵티마이제이션(Total Reward optimization)’이라고 정의하고 이에 대한 컨설팅을 하고 있습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트렌드는 인재를 ‘한 부서 차원’에서 길러내는 것이 아니라 ‘전사적 차원’에서 길러내는 겁니다. 즉 과거처럼 영업이면 영업, 기획이면 기획 등 특정 부서에서 성장하게 하기보다 여러 부서를 거치며 성장하게 하는 것이죠. 이런 방식은 직원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돼 향후 리더의 자리에 올랐을 때 더 나은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게 되는 긍정적 효과가 있습니다. 이 같은 트렌드와 연결돼 글로벌 기업들이 보다 다양한 경력을 가진 인재들을 다채롭게 선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글로벌 기업들은 CEO가 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부서에서 일해야만 가능합니다. 반면 아직 대다수의 한국 기업들에서는 CEO가 되기 위해 특정 부서에서 특정 업무를 맡는 일종의 ‘왕도’가 있습니다. 솔직히 관련 없는 다른 부서로 가게 되면 ‘밀려난 게 아니냐’고 생각하는 직원도 많습니다.

다양한 업무를 경험하고 거기에서 성과를 내는 것은 향후 ‘관리자’로서 리더십을 발휘하는 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실무를 잘 모르는 CEO가 성공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질문에서처럼 만약 원칙 없이 한 사람의 능력이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다른 부서로 자꾸 옮겨 다니면 ‘밀려났다’라는 평가가 생겨날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회사가 그 사람에 대해 확실하게 ‘엘리트’라는 것을 공언해 줘야 합니다. 즉 “이 사람은 향후 이 회사의 CEO가 될 수 있는 사람 중 하나다”라고 다른 조직원들에게 직접 알려야 한다는 것이죠. 사실 회사에는 그 사람뿐만 아니라 여러 엘리트들이 있을 테고 이들 ‘엘리트 그룹’이 다양한 업무를 경험해 가며 경쟁한 뒤 그중 가장 뛰어난 엘리트가 CEO가 되는 거죠. 이는 회사로서는 가장 좋은 선택일 수 있는 동시에 다른 직원들이 분발할 수 있도록 하는 요인도 됩니다. ‘미래의 CEO’가 될 수 있는 ‘엘리트그룹’에 들기 위해 여러 노력을 할 테니 말이죠.


다양한 글로벌 기업에서 인재 관리에 대한 컨설팅을 하셨습니다. 대표님께서 보시기에 인재 관리를 가장 잘하고 있는 기업은 어디였습니까.
업무 특성상 직접 말하기는 힘듭니다(웃음). 한 글로벌 제약 회사와 또 다른 글로벌 금융회사. 두 곳 정도가 생각납니다. 중요한 것은 인재 관리가 잘 되는 회사는 ‘명확한 리더십 모델’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즉 그 회사가 직원에게 원하는 역량이 무엇인지 확실히 정의해 준다는 것이죠. 물론 그 정의는 회사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만약 회사의 전략이 ‘이노베이션’을 중시하는 회사라면 직원들에게 유연성과 민첩함을 강조할 테죠. 반면 회사의 전략이 ‘업무 효율성’을 중시한다면 이를 위한 심층적인 교육이 진행돼야 할 겁니다.


최근 한국에서는 많은 인재들이 ‘공무원’이 되기를 원하는 트렌드가 있습니다. 혹시 알고 있는지요.
사실 다른 국가도 마찬가지입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직업의 안정성’이 다른 그 무엇보다 중요해지는 게 트렌드입니다. 단지 한국만의 특이한 점은 아니라고 봅니다.


마지막으로 해외의 인재들이 삼성전자·현대차와 같은 한국의 대표 기업에 들어오기를 원하고 있나요.
네. 확실히 그 같은 경향이 있습니다. 최근 한국의 기업들은 세계시장에서 ‘독특한 가치’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많은 인재들이 그 가치를 인식하는 것은 물론 매료되고 있습니다.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