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훈 망고식스 대표

[포커스] “미 베벌리힐스 매장 오픈… 글로벌 브랜드 닻 올렸죠”
강훈 망고식스 대표는…
1968년생. 연세대 경영전문대학원 석사.
1997년 신세계 백화점 스타벅스 프로젝트팀.
1998년 할리스커피 대표이사.
2008년 카페베네 마케팅사업본부장.
2010년 KH컴퍼니 대표이사(현).


망고식스는 할리스커피와 카페베네를 성공으로 이끈 커피 사업의 고수 강훈 대표가 2011년 새롭게 론칭한 브랜드다. 길목마다 차고 넘치는 커피 브랜드들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 강 대표는 ‘프리미엄 웰빙 디저트 카페’를 택했다.

망고식스의 성장세는 가히 인상적이다. 지난해 말 30개였던 점포 수는 연내 160개까지 내다보고 있다. 매출액도 지난해 150억 원에서 올해 약 48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 초기에는 우려의 목소리가 더 많았다. 커피가 주류인 시장에 뛰어들면서 생소한 과일인 ‘망고’를 무기로 내세운다는 점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그의 직감은 제대로 맞아떨어졌다. 단순한 운으로 치부하기엔 성공의 ‘전력’들이 너무 많다.

1997년 신세계백화점 스타벅스 국내 론칭팀에 들어가면서 커피와 첫 인연을 맺게 된 강 대표는 당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로 국내 론칭이 무기한 연기되자 회사를 나와 단돈 1500만 원을 가지고 직접 ‘할리스커피’ 브랜드를 만들어 5년 만에 40여 개 매장으로 키워 냈다.

보다 전문적인 경영으로 브랜드를 키우기 위해 플래너스에 경영권을 넘겨준 후 3년간의 공백기를 거쳐 다시 커피 업계에 복귀, 카페베네와 인연을 맺었다. 커피 전문점 최초로 배우 한예슬을 모델로 내세우는 등 공격적인 스타 마케팅으로 업계 최초 500호 점을 돌파해 ‘커피왕’이라는 수식어까지 얻었다. 이제 3년이 된 망고식스도 드라마에 ‘간접광고(PPL)’ 형태로 노출되면서 빠르게 입소문을 탔다. 강 대표는 “토종 한국 브랜드를 대표해 해외시장에서도 스타벅스 등의 글로벌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싶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그의 바람대로 올 2월 중국 점포 오픈을 시작으로 미국 서부 최고 부촌 중의 하나로 손꼽히는 도시인 베벌리힐스 3번가에도 진출하는 등 세계 진출을 위해 닻을 올렸다.


최근 방영 중인 SBS 드라마 ‘상속자들’의 제작을 지원하고 있다.
박신혜(차은상 역)가 아르바이트 하는 곳이자, 이민호(김탄 역) 와의 로맨스가 이뤄지는 장소로도 나온다. ‘신사의 품격’을 통해 문화 콘텐츠가 갖고 있는 저력을 확인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제작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이번 드라마에는 10대들이 주인공이다 보니 또래 학생이나 20대 초반에게 이슈몰이를 하게 되면서 손님의 연령층이 많이 낮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벌써부터 이민호의 국내외 팬들이 촬영이 한창인 포스코점을 많이 찾고 있다.


지금 인터뷰하는 이 매장에도 외국인들이 많이 보인다. 매장마다 한류 팬들의 방문이 이어진다고 들었다.
‘신사의 품격’이 촬영됐던 서울 도산사거리점은 손님 가운데 30%가 외국인이다. 중국인들은 아예 관광버스를 대절해 오기도 할 정도다. 이준기 주연의 MBC 드라마 ‘트윅스’에서는 망고식스의 고릴라 캐릭터인 ‘망순이’가 이준기(장태산 역)의 백혈병에 걸린 딸이 분신처럼 여기는 인형 팅팅이로 등장했는데 일본 관광객들이 와서 이 인형을 싹슬이해 간다.(웃음) 이를 염두에 두고 음료를 비롯해 다양한 부가 상품 등을 개발해 수익 구조를 다변화할 계획이다. 현재 망고식스 매장에서는 망식이 인형을 비롯해 선글라스, 볼펜 등 다양한 캐릭터 상품이 판매되고 있다.
[포커스] “미 베벌리힐스 매장 오픈… 글로벌 브랜드 닻 올렸죠”
해외 가운데에서도 가장 먼저 중국에 문을 연 것 또한 드라마의 영향이라고 볼 수 있나.
그렇다. ‘신사의 품격’의 영향으로 중국에서 가맹점 문의가 쇄도했다. 시장조사를 해보니 대만계 커피 브랜드 5~6개가 강세를 누리고 있었고 커피에 대한 소비자들의 잠재력 또한 대단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커피 전문점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한 10여 년 전의 우리나라를 떠올리면 된다. 한류 덕분에 한국 업체에 우호적인 분위기 또한 사업을 진행시키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였다. 현재 중국 상하이점은 준비한 물량이 저녁 9시면 모두 팔려 일찍 문을 닫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 단순 매출만 놓고 봤을 때 중국은 서울의 4~5배를 기록할 만큼 반응이 뜨겁다.


글로벌 브랜드를 위한 전략은 무엇인가.
철저한 현지화다. 차가운 음료를 좋아하지 않는 중국인들의 기호에 맞춰 따뜻한 음료를 개발해 판매한다. 미국은 망고식스라는 브랜드명만 동일하고 내부 인테리어나 메뉴 등 모든 것이 국내와 다르다. 일단 로스앤젤레스의 코리안타운에 입점하지 않은 것도 교포들을 공략하기보다 현지인들을 손님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전략 하에서 결정한 것이다. 우리 매장이 있는 베벌리힐스는 부촌이기 때문에 건강에 대한 관심들이 지대하다고 생각해 망고주스를 주 메뉴로 하면서도 유기농 식재료를 사용한 다양한 메뉴를 개발했다. 유기농 원두를 사용한 오개닉 커피(Organic Coffee)를 판매하고 있고 유기농 주스, 오개닉 요구르트 아이스크림 등도 준비했다. 또한 ‘베이커리’에도 주력했다. 미국 시장의 성과는 5~10년 정도로 길게 본다. 빠르게 가는 것보다 제대로 가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미국 애틀랜타(5개점)?뉴욕(3개점), 캐나다 밴쿠버, 호주, 러시아 사할린 등에서 매장 오픈이 예정돼 있다.


브랜드 론칭 후 폭발적으로 매장 수가 늘었다. 경제 불황기에도 이처럼 상승세를 이어가는 경영 전략은.
일단 겁이 없다. 할리스를 다른 업체에 매각했을 때에도, 카페베네를 접고 나왔을 때에도, 다시 망고식스를 시작할 때도 무모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고 나 또한 알고 있다.(웃음) 하지만 내 스타일이 그렇다. 매우 심플하다. 생각하면서 바로 행동에 옮기고 안 되면 되게 한다.(웃음) 그간 그렇게 해왔고 많은 경험을 통해 자신감도 갖게 됐다. 나는 ‘불황’에 위축되지 않고 시기를 탓하지도 않는다.


가맹점에 대한 문의가 많아 창사 이후 첫 사업 설명회를 진행한다.
드라마의 영향으로 국내외에서 망고식스 운영에 대한 문의가 많다. 11월 14일(서울)을 시작으로 19일(대전), 20일(부산), 21일(대구) 전국 순회 릴레이 사업 설명회를 개최한다. 가맹점을 하고 싶어 하는 이들과 만나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할까 한다. 망고식스의 비전은 감동과 행복을 전해 주는 글로벌 기업이다. 이 매장을 찾는 손님?종업원?가맹점주?본사 모두에게 행복이 전해지는 철학을 갖고 운영을 해야 한다고 말해주고 싶다.


커피 전문점이 포화 상태이고 언젠가는 하락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흘러나온다. 업황에 대한 향후 전망은.
그 이야기는 10년 전부터 매년 되풀이되고 있다. 그렇지만 전문점 업계에 몸담고 있는 내가 보기에 이 시장은 계속 성장하고 있다. 1990년대 말 무렵에 에스프레소가 커피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5% 미만이었지만 현재는 25% 수준으로 올라섰다. 현재 미국은 90%, 일본도 60%다. 이 때문에 아직도 우리의 갈 길은 멀다. 더군다나 고급 커피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비율이 더욱 늘고 있기 때문에 이 시장은 성장할 수밖에 없다.


김민주 기자 vit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