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리타·하네다 중간 ‘유력’…시장 ‘후끈’

150조 엔. 2020년 도쿄 올림픽 개최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의 기대 규모다. 국제적인 대형 이벤트답다. 당장 수도권에선 사회간접자본(SOC) 등 투자 수요가 구체적이다.

관심사 중 하나는 교통 투자다. 올림픽은 잠자던 철도 건설 프로젝트를 흔들어 깨웠다. 관심사는 ‘신(新)도쿄역’에 쏠린다. 도쿄를 대표하는 도심 한복판 오피스 거리에 세워져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신형 명물이 될 게 확실시된다. 입지는 얼추 나왔다. 서울의 2호선이 벤치마킹한 마루노우치선과 연결돼 그간 한계로 지적된 국제공항과의 접근성을 대폭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GLOBAL_일본] 新도쿄역은 어디에
올림픽 유치는 인프라 정비를 뜻한다. 신도쿄역 사업은 ‘도심 직결선’으로 불리는 철도 구상이다. 수도권의 2개 국제공항과 도심을 고속으로 연결하는 사업이다. 나리타와 하네다 국제공항을 1시간에 연결하는데 그 중핵 거점이 신도쿄역이다. 이게 실현되면 접근성이 비약적으로 향상된다. 지금은 도쿄역까지 하네다에서 30분, 나리타에선 1시간이 소요된다. 이를 대폭적으로 줄이는 게 목표다. 각각 18분, 36분에 끊을 전망이다. 지금의 절반 수준이다.


올림픽 유치가 흔들어 깨운 건설 프로젝트
도심 직결선은 새롭지 않다. 2010년 도쿄 도심과 국제공항을 연결하는 철도 사업이 발표됐다(국토교통성). 원래는 초고속 열차인 리니어중앙신칸센이 완공되는 2027년 개통 목표로 해 시너지 효과를 노린 아이디어였다. 약 4000억 엔의 공사비가 산정됐으며 재정 악화를 피하기 위해 재원은 민간 자본을 활용한다는 방침까지 세웠다. 다만 부족한 동력 때문에 지지부진했었던 게 올림픽 유치라는 순풍에 힘입어 속도를 높이게 됐다.

관심사는 신도쿄역의 위치다. 새로운 도쿄 상징물로 손색이 없는 데다 돈과 사람을 집중시킬 상당한 흡입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대략적으로는 정해졌다. 순환선(마루노우치) 지역이다. 브랜드숍이 밀집한 마루노우치 나카도리와 황거·도쿄역을 연결하는 교코도리의 교차 지점일 확률이 높다. 현재 지하통로·주차장 부지이며 새로운 역은 그곳 지하 40m에 지어진다. 용지 수용 부담을 없애기 위해서다. 공항에서 도심으로 향하는 일부 구간은 기존 라인을 이용하고 신도쿄역 인근의 약 11km가 신설 구간이다.

공항에서의 접근성과 함께 도심으로의 글로벌 기업 유치 촉진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다만 적지 않은 사업비가 고민거리다. 현재 철저한 수요 예측 중이지만 기본 방침은 신중하다. 연간 8000만 명의 예측 결과도 있다. 동시에 세금 투입은 꺼린다. 민간 자본을 활용하는 PFI(Private Finance Initiative: 일반 도로와 철도 등의 건설과 운영, 유지 관리, 사업 자금 도입 등 전 과정을 건설회사 등 민간 기업에 맡기는 사회간접자본 구축 방식)가 유력하다. 이 때문에 올림픽 이전에 완공이 힘들다는 의견도 있다. 올림픽 편승 개발이라는 지적도 부담스럽다.
시장의 반응은 뜨겁다. 대기업 등 89개 회사가 가입한 지역협의회가 민자 참여 의지를 밝혔다. 해당 지역의 40만 유동인구를 필두로 자금력까지 갖춰 꽤 적극적이다. 개발에 따른 반대 운동도 없어 개발하기 쉬운 지역이라는 점도 고무적이다. 이미 인근 지역은 상시적으로 재개발 중이다. 매년 노후 빌딩의 재건설이 한창이다. 2016년까지 모두 6동의 거대 빌딩이 준공될 예정이다. 이 중 3동은 숙박 시설로, 도쿄 직결선의 직접 수혜가 기대된다. 아베노믹스도 거든다. 지역 한정의 규제 완화를 실시할 ‘국가전략특구’에 도쿄의 지정 확률이 높아졌다. 국가전략특구는 세 번째 화살인 성장 전략의 핵심이다. 신도쿄역 구상에 힘이 실린 셈이다. 인프라 정비를 위해 향후 10년간 3배 이상 키울 방침이 알려졌다. 결국 주변 지역의 열기가 뜨거워질 수밖에 없다.


전영수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특임교수(전 게이오대 방문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