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보험·패밀리 마케팅 강화할 것”

한경비즈니스는 베스트 금융 CEO들에게 직접 저금리·저성장 시대의 해법과 회사의 전략에 대해 들어보기로 했다. 그 속에서 위기 극복의 통찰을 얻을 수 있을지 금융 리더들의 말에 주목해 보자. 그 첫 번째 주인공은 구한서 동양생명 사장이다.
비즈인사이트
구한서 동양생명 사장
/김병언 기자 misaeon@20121022..
비즈인사이트 구한서 동양생명 사장 /김병언 기자 misaeon@20121022..
생명 부문 1위를 차지하셨습니다. 비결은 무엇입니까.
동양생명은 지속되는 경기 불황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14년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속 흑자 달성은 보험 손익 및 투자 손익 개선에 기인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수입 보험료 증가 및 보험 영업비용의 안정적 관리가 실적 개선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투자 손익 역시 전년 대비 30.3% 늘었고 업무 효율성 지표인 직원 1인당 생산성도 증가했습니다.


대표로 취임하신 지 1년 3개월이 지났는데요. 그동안의 활동을 평가하신다면.
지난해 제가 부임했을 때는 인수·합병(M&A) 이슈로 회사가 한창 어수선해져 있을 때였습니다. 저는 한동안 지분 매각 이슈로 어수선해진 회사 분위기를 다잡고 침체된 영업 현장의 사기를 높이는 데 주력했습니다. 취임 이후 두 달 동안 전국 20개 사업단과 41개 센터를 모두 순회하며 문제가 있는 부분은 그 자리에서 즉각 수정하고 현장의 의견을 적극 반영했습니다. 이런 점이 영업 현장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영업 조직을 재정비하는데 공을 들인 것으로 압니다. 구체적인 성과가 있었나요.
동양생명은 2000년대 초반부터 이어 온 채널 다각화 전략의 성공적인 안착에 힘입어 각 영업 채널별로 규모의 성장을 이뤄 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단순한 규모의 성장에서 벗어나 고객 가치에 부합하는 내실 영업으로의 전환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채널전략팀을 도입해 각 채널별로 진행해 오던 마케팅전략을 통합해 전사 전략 방향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또한 인력 운용의 효율성 제고 및 선순환 구조를 확립했습니다. 이러한 성과는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는데, 그동안 지분 매각 이슈로 침체돼 왔던 파이낸셜 컨설턴트(FC) 조직의 활성화가 대표적인 성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M&A 이슈로 2011년 말부터 계속 감소하던 FC가 다시 늘어나고 있으며 최근 1년 새 약 400여 명의 인원이 증가했습니다.


조직을 활성화하기 위한 특별한 노하우가 있습니까.
커뮤니케이션 강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동양생명에 오랫동안 근무해 직원들의 생각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약 10년 만에 부활시킨 ‘호프데이’가 그 대표적인 예인데요, 당일 오후에 급하게 “맥주 한잔 하실 분들은 저녁에 보자”고 번개 모임을 제안했는데, 200명 이상의 직원들이 참가해 깜짝 놀랐습니다. 문자를 받은 직원들 중에서는 스팸 문자 아니냐며 반신반의하기도 했다고 들었습니다.


동양생명은 전통적으로 방카슈랑스에 강하지요. 차별점은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동양생명은 판매 채널의 다각화를 가장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보험사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현재 각 채널의 대내 월납 초회 보험료 비중은 각 20~30%로 균형 있는 성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관리비 차익과 위험률 차익을 기반으로 한 안정적 수익 구조와 함께 동양생명의 발전을 견인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성장 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반면 대형사에 비해 대면 채널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점은 향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할 부분입니다. 동양생명은 지난해 7월 평균 수명 증가와 고령화 사회의 본격 도래에 발맞춰 생보사 최초로 주요 보장성 상품의 보험 기간을 특약까지 모두 100세로 연장하는 등 은퇴·실버 시장에 대한 수요 증가에 적극 대비하고 있습니다. 향후 어린이 보험과 은퇴 시장을 집중 공략해 ‘요람에서 무덤까지’ 평생 보장을 이어 가는 수호천사로 자리매김할 계획입니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에 계열 분리 신청서를 접수했고 이르면 30일, 최대 90일 안에 계열 분리 심사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합니다.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는 한편 저축성 보험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동양생명의 전략은 무엇입니까.
국내 보험 시장은 2008년 이후 지속되는 경기 불황으로 보장성 보험 판매 부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동양생명 역시 방카슈랑스 판매 호조 등에 힘입어 저축성 보험의 비중이 다소 높은 편입니다. 2011 사업연도 기준으로 전체 월납 보험료 중 보장성 상품 구성비는 약 28.6%를 기록했지만 방카슈랑스 실적을 제외하면 약 38.7%로 업계 평균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과 같은 저금리 기조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돼 장기적으로는 금리 부담이 적은 보장성 상품 판매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보장성 상품 구성비를 약 35%, 방카슈랑스 실적 제외 시는 약 47% 수준까지 끌어 올릴 계획입니다.


경쟁력을 말하고 있지만 최근 동양그룹 사태로 동양생명에 대한 우려도 높은 상황입니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동양그룹의 법정 관리 사태로 동양생명의 고객들 역시 많이 불안해했습니다. 같은 동양그룹 계열사라는 생각에 생명 역시 위험하지 않겠느냐는 막연한 불안감을 갖고 있었던 것이죠. 동양생명은 고객들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동양그룹의 위기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사실을 모든 채널을 통해 고객들에게 안내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동양생명에 대한 동양그룹의 영향권 행사를 염려하는 목소리가 있는데요.
동양그룹은 2011년 3월 부채 축소의 일환으로 계열사 보유 동양생명 지분(동양증권 10.3%, 동양파이낸셜 28.7%, 동양캐피탈 7.5%) 총 46.5%를 보고펀드에 매각했습니다. 이때부터 동양생명의 대주주는 지분 57.6%를 보유한 보고펀드가 됐으며 동양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은 3%에 불과합니다. 공정거래법상 동양그룹의 특수관계인으로 분류돼 있긴 하지만 지분 구조상 동양그룹과 완전히 분리된, 독자적인 지배 구조 하에서 투명 경영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죠. 동양 계열사들의 부당 지원 의혹에서 동양생명이 자유로울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 투명 경영에 기인합니다. 동양그룹 계열사 간 거래의 경우 보고펀드가 이사회 전원 동의 사항으로 명시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어 부적절한 거래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봉쇄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계열사 간 거래의 원활한 모니터링을 위해 동양생명의 모든 리스크를 총괄하는 구조조정 담당 임원(CRO)을 보고펀드에서 신규 선임하는 등 투명 경영을 강화해 2013년 9월 기준으로 동양생명의 그룹 계열사 간 거래는 동양파이낸셜 신용 대출 220억 원이 전부입니다. 이 역시 별도의 담보권 설정으로 회수력을 강화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동양그룹에 대한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는 자기자본 1조4000억 원 대비 1.6% 수준에 불과합니다. 동양그룹의 위기가 생명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일은 절대 있을 수 없는 구조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동양생명은 총자산 17조8000억 원, 자기자본 1조4000억 원에 4년 연속 1000억 원대 이상 당기순이익을 기록할 정도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갖고 있는 중견 보험사입니다.
[창간 18주년 특집II] CEO 릴레이 인터뷰 - 구한서 동양생명 사장
계열사 분리는 어떻게 돼 가고 있습니까. 향후 로드맵은 나왔습니까.
동양생명은 지난 10월 7일 이사회를 열고 완전한 독립 경영 체제 구축을 위한 경영위원회 설치와 계열 분리 및 사명 변경 관련 세부 사항을 의결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계열 분리 신청서를 접수했고 공정위에서 이르면 30일, 최대 90일 안에 계열 분리 심사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공정거래법상 기업집단의 총수 및 관련자의 지분이 30% 이상이거나 회사 경영에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경우 계열사로 분류됩니다. 동양생명은 그룹 보유 지분은 3%에 불과하지만 ‘이사 선임권’을 갖고 있어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판단, 계열사로 분류돼 있습니다. 하지만 (주)동양을 비롯해 동양레저·동양인터내셔널·동양네트웍스 등 동양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회생 절차에 들어감에 따라 그룹이 사실상 해체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공정거래법상 기업집단의 계열 회사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향후 성장 체제는 어떻게 구상하고 있습니까.

출산율 저하로 어린이 보험 시장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을 갖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에도 어린이 보험 시장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어린이 보험은 일반 보험 상품보다 유지율이 15% 정도 높고 무엇보다 향후 충성도 높은 잠재 고객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입니다. 앞으로 매년 2차례씩 진행하고 있는 어린이 경제 캠프, 집중력 향상을 위한 어린이 바둑 캠프, 한국소아암협회 및 어린이재단 등의 기부 사업을 통해 어린이 보험을 중심으로 한 패밀리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계획입니다.


이현주 기자 ch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