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수 중앙대 경영·경제계열 부총장

중앙대는 2010년 학문 단위 재조정을 통해 5개(인문·사회, 자연·공학, 경영·경제, 의·약학, 예체능) 계열로 묶어 각각 책임 부총장을 두는 시스템으로 개편했다. 계열별 부총장은 해당 학문 단위의 교무와 학사 관리·인사·예산 등의 책임을 갖는다. 이 가운데 경영·경영계열은 입학 정원이 900명이 넘을 정도로 중앙대뿐만 아니라 국내 주요 대학 중에서도 최대 규모다.
[스페셜 인터뷰] “융·복합 통한 특성화로 최대·최고 대학 만들 것 ”
경영·경제계열을 총괄 책임지고 있는 김창수 부총장은 규모의 경제를 달성한 만큼 이제 최고 수준을 지향하고 있다. 그는 10년 가까이 중앙대 본부에서 기획실장과 기획본부장을 지냈고 정부 대학구조개혁위원회에서 대학 관련 정책 결정 작업을 해온 만큼 대학 행정에 대해서는 잔뼈가 굵은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2008년 두산을 재단으로 영입한 후 중앙대 경영·경제계열이 추진해 온 혁신 드라이브와 성과를 그를 통해 들을 수 있었다.


경영·경제계열을 학교에서 집중적으로 육성하려는 의지가 느껴지는데요.
중앙대가 5개 계열로 재편한 지 3년입니다. 최대 단과대학인 경영·경제계열을 어떻게 최고의 단과대학으로 끌고 갈지가 제가 풀어갈 숙제예요. 최고를 위해 특성화라는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어요. 경영학부의 5개 트랙과 경제학부의 3개 트랙을 집중 육성하고 있습니다. 기술경영·금융·엔터테인먼트경영·금융경제·공공경제·산업경제유통 등이 대표적이죠. 경영과 경제의 공동 영역을 금융으로 시너지를 내는 효과를 겨냥하고 있어요. 금융고시반 등을 운영해 금융 인재를 대거 양성하고 있습니다. 또한 과거 중앙대의 강점이었던 광고홍보학과가 경영·경제 계열로 통합돼 있습니다. 또한 응용통계학과·국제물류학과 등 모두가 간판 학과입니다. 이미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죠.

최근 대학이 직면한 위기를 ‘3업’ 으로 해결할 것 입니다. 즉, 학업·취업·창업으로 대학의 기능을 재편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학업·취업을 넘어 창업도 강화하기 위해 기업가 정신(Entrepreneurship) 트랙도 만들 계획입니다.

현재 경영·경제계열 입학 정원은 754명, 정원 외 184명 등 총 900명 이상 규모죠. 우리의 목표는 입학 정원을 늘려 1000명 정도로 만드는 것입니다.


중앙대 경영·경제계열이 지향하는 교육 목표는 무엇입니까.
융·복합 전공의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글로벌 경영학의 흐름도 경영과 경제를 묶고 있는 경향입니다. 엔터테인먼트 경영처럼 문화예술과 경영을 묶어 특성화하는 것이죠. 창업학도 마찬가지입니다. 융·복합 학문을 통해 창의적이고 혁신적 글로벌 리더를 양성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대학의 역량을 결정하는 요소 중 하나는 연구가 아닐까 합니다. 연구 역량을 높이기 위해 구상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연구 역량을 강화하는 방법으로 최근 업적 평가 제도를 대대적으로 개편했습니다. 국제 학술지를 중심으로 게재하지 못한 교수들은 승진과 재임용이 안 돼요. 그 대신 성과를 보인 교수에게는 인센티브를 제공합니다. 교수는 재임용을 받을 때 1편, 부교수 때 1편, 정교수일 때 2편의 SSCI(사회과학논문 인용 색인)급 논문을 써야 합니다. 즉 정교수가 될 때까지 SSCI급 논문 4편을 써야 하는 것이죠. 연구와 관련해 요구하는 수준이 매우 높다고 할 수 있어요. 그 대신 수업에 대한 부담은 덜어줬어요. 책임 시수(時數)를 한 학기 6학점으로 제한했죠. 강의는 2과목만 하고 나머지 시간을 연구에 몰입할 수 있게끔 한 것입니다. 안성 캠퍼스와의 통합으로 교원 수는 130명으로 늘었습니다. 모든 교수들에게 연구 역량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학생 선발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좋은 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한 방안이 있다면 소개해 주십시오.
대학도 위기를 맞고 있어요. 학령인구 감소와 입학 자원 감소가 문제죠. 대학 사회에서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교육부에서는 대대적인 구조 개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입학 자원이 감소하면 학생의 수준이 자동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대학 경쟁력을 높이는 것만이 우수한 인재를 유치하는 방법이에요. 중앙대의 5개 계열 자체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게 인재 유치를 위한 효과적 방법일 것입니다.

명성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우선 졸업생의 취업 성과 등 아웃풋이 좋으면 선순환이 될 수 있죠. 명성은 한 번 높여 놓으면 지속 가능합니다. 경영·경제계열 입학생은 현재 상위 1.5~1.8%입니다. 매우 우수한 학생들이죠. 희망 사항은 입학생의 차이를 1.5~1.6%로 줄이는 것입니다. 그리고 입학생의 수준을 상위 1.4%로 높일 계획입니다.


재정, 즉 돈에 대한 필요성도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경영·경제계열을 더욱 발전시키려면 많은 돈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어떻게 풀어나갈 계획인가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투자를 많이 해야 합니다. 그래서 경영·경제계열은 재정의 선순환을 스스로 만들어 내려고 합니다. 재정적으로 지속 가능한 기반을 구축하면 교육과 연구의 수월성을 확보할 수 있고 그다음 세계화를 지향할 수 있습니다. 우선 교육산업 활성화를 위해 미국공인회계사(AICPA)반 등 단기 과정을 많이 개설했어요. 또한 정부 정책과는 차이가 있지만 등록금 올리고 장학금도 늘릴 계획이에요.

산학협력도 재정 확보를 위한 하나의 방법입니다. 기업들의 사례 연구를 집중적으로 하려고 합니다. 연구 내용을 기업에 피드백해 주고 기업은 연구비나 연구 용역을 학교에 주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산학협력이 시너지를 내기 시작하면 많은 기업들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산학협력 기업으로의 취업도 가능해 취업률을 높이는 효과도 기대됩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지속 가능한 기반을 구축할 것입니다. 그리고 현재 계열 부총장제로 예산권을 확보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독립채산제로 갈 계획입니다.
[스페셜 인터뷰] “융·복합 통한 특성화로 최대·최고 대학 만들 것 ”
새 경영관을 짓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잘 진행되고 있는지요.
기금 모금은 언제나 쉽지 않죠. 그래도 학교의 발전 상황을 동문들에게 적극 홍보한 결과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했습니다. 동문들은 학교 발전에 큰 희망을 걸고 있어요. 정·재계에 훌륭한 동문들이 많이 있습니다. 전 재단 때는 학교가 발전하지 못하는 답보 상태였어요. 하지만 두산을 재단으로 영입한 후 대학 평가 등에서 좋은 성적이 속속 나오고 있어요. 이에 따라 동문들이 기쁜 마음으로 기부에 많이 참여합니다.

기금 모금 목표는 200억 원입니다. 동창회장이 후원회를 결성해 100억 원 목표로 적극적인 모금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나머지는 산학기금으로 100억 원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주요 기업들에 강의실에 기부 기업명을 붙이는 ‘네이밍 도네이션’을 제안하고 있어요.


대학본부와의 거버넌스 문제를 잘 풀어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처음 계열별 부총장제를 시작하고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어요. 대학본부와의 커뮤니케이션도 익숙지 않았고 교수들이 본부에 우호적이지 않았죠. 본부와 교수 사이에 위치한 계열 부총장은 이 가운데서 힘들었습니다. 새로운 제도를 시행한 지 2년 차에 접어들면서 서로를 학습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학습 효과가 나타난 것 같습니다. 우선 계열 부총장제가 정착돼 진일보했다고 자부하고 싶어요. 계열 부총장들이 본부와 교수 사이의 가교 역할을 잘하고 있어요. 이제 3년 차로서 본부를 잘 이해하고 거버넌스 시스템에 익숙한 제게 주어진 과제는 계열의 발전 성과를 거두는 것이지요.


학장과의 역할 분담은 어떻게 하나요.
학장 한 명, 대학원장 2명 그리고 계열 부총장이 있어요. 역할 분담이 모호할 수 있지만 학사와 관련된 것은 학장이 전권을 갖고 있고 부총장은 지원을 합니다. 부총장은 대외 활동을 중심으로 합니다. 예를 들어 본부와의 협조 체제, 산학협력, 다른 계열과 융·복합 학문을 만드는 것 등입니다. 내치를 학장이 한다면 외치는 부총장이 맡는 것이죠.


해외 선진 대학들과 비교해 볼 때 한국의 대학 경쟁력이 아직은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는지요.
대학이 역사가 있고 시설 환경이 좋으면 명문대입니다. 국내 대학은 교수 수준, 학생 등은 우수하지만 시설 환경이 외국 대학에 비해 떨어진다고 봐요. 서울대 등 국내 주요 대학의 시설·환경은 미국 일반 주립대에 비해 많이 부족합니다. 하지만 학생 수준은 아이비리그보다 높아요. 우리 대학들이 세계적 대학의 반열에 오르기 위해서는 시설 환경을 확충할 필요가 있어요.

특히 반값 등록금 문제로 등록금이 동결된 지 3~4년 됐습니다. 한국은 사립대의 의존도가 높은 나라인데 등록금을 묶어 두고 정부 지원도 한계가 있습니다. 국내총생산(GDP)의 1%를 대학 지원 기금으로 조성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인적자원이 국가 경쟁력을 견인하는 아주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래서 대학 교육에 대한 투자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대담=김상헌 편집장┃정리=이진원 기자 zinone@hankyung.com
사진 서범세 기자 joyc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