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포인트 ② ‘돈줄 조이기’ 초읽기 들어간 미국

올 상반기 미국 주식 펀드에 투자한 사람은 함박웃음이다.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 유럽의 재정 위기 등 여러 가지 외부 변수와 악재에도 불구하고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산업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등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 ‘증시 버블론’이 나올 정도로 미국 증시가 화끈하게 달아올랐다.
<YONHAP PHOTO-0225> The first 787 Dreamliner passenger jet to be assembled at Boeing's South Carolina facility is rolled out during a ceremony in North Charleston, April 27, 2012. Boeing Co on Friday unveiled the first 787 Dreamliner made in its new South Carolina assembly plant, a factory at the center of a bitter labor dispute last year and the site of a recent manufacturing glitch that threatened to disrupt the 787 production rate target. REUTERS/Mary Ann Chastain  (UNITED STATES - Tags: BUSINESS TRANSPORT)/2012-04-28 07: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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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first 787 Dreamliner passenger jet to be assembled at Boeing's South Carolina facility is rolled out during a ceremony in North Charleston, April 27, 2012. Boeing Co on Friday unveiled the first 787 Dreamliner made in its new South Carolina assembly plant, a factory at the center of a bitter labor dispute last year and the site of a recent manufacturing glitch that threatened to disrupt the 787 production rate target. REUTERS/Mary Ann Chastain (UNITED STATES - Tags: BUSINESS TRANSPORT)/2012-04-28 07:03:03/
미 증시 호황은 무엇보다 경제의 펀더멘털 개선 덕분이다. 우선 경제성장률이다.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1.7%였다. 1분기(1.1%)를 훨씬 웃도는 ‘깜짝 성장’이란 평가가 나왔다. GDP 산출 방식이 바뀌면서 나타나는 효과라는 지적도 있지만 부동산 경기, 자동차 판매, 제조업 투자 등 각종 지표가 확실하게 살아나고 있다. 7월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는 55.4로 2011년 5월 이후 월간 기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소비경기를 보여주는 소매 판매 실적도 4개월째 증가세다. 자동차 판매는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전 수준으로 거의 회복됐다.


주가·부동산 ‘거침없는 하이킥’
주가와 부동산 등 자산 가격 상승에 따른 ‘부의 효과’는 소비경기를 더욱 진작시키고 있다. 경기가 선순환 사이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경기는 ‘거침없는 하이킥’이다. 미 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7월 중 미국의 기존 주택 거래 실적은 전달보다 6.5%나 늘어난 539만 채(연 환산 기준)로 집계됐다.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 평균(515만 채)을 훨씬 웃도는 것으로 2009년 11월 이후 3년 8개월 만의 최고치다. 또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서는 무려 17.2%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주택 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최근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사상 최저 수준인데다 고용 시장 안정과 집값 상승세가 어우러지면서 거래가 활발해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거래량은 가격의 선행지표인 것을 반영하듯이 주택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7월 중 기존 주택의 거래 시세 중간치는 21만3500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3.7%나 급등했다. 북부 버지니아 주의 워싱턴D.C. 인근 도시인 매클린과 폴스처치 등의 주택가는 재건축 열풍이 거세다. 낡은 집을 허물고 수십만 달러 이상의 건축비를 들여 새 단장하고 있다. 부동산 중개 업체들은 “일부에서 주택 가격이 너무 올랐다는 지적도 있지만 글로벌 금융 위기 이전보다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며 “모기지 금리가 급등하지 않는 한 주택 경기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용 시장도 확실히 좋아지고 있다. 높은 실업률은 그동안 미국 경제의 최대 불안 요인이었다. 1년 전만 하더라도 실업률이 8%를 웃돌았지만 올 7월에 7.4%로 떨어졌다. 이는 4년 7개월 만의 최저치다. 지난 12개월 동안 미국 기업들이 월평균 18만8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한 덕분이다. 2분기 기업의 설비투자도 4.1% 증가했다. 일자리 창출이 지속될 것을 예고한다.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경기가 살아나고 있는 것은 바로 고용 시장이 안정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증시 자금 이동도 미국으로 유턴하고 있다. 펀드 리서치 업체인 모닝스타에 따르면 7월 중 미국의 장기 뮤추얼 펀드에 159억 달러가 순유입됐다. 이 가운데 79억 달러가 주식형 펀드로 이동했다. 지난 6월에 미국 중앙은행(Fed)의 양적 완화(중앙은행이 돈을 찍어 시중의 채권을 매입하는 금융 완화 정책) ‘조기 출구전략’ 논란으로 470억 달러가 순유출됐지만 다시 자금이 유입되기 시작한 것이다. 조기 출구전략 가능성을 우려해 채권시장에서 이탈했던 자금도 금리 상승이 시장에 어느 정도 반영됐다는 판단에 따라 다시 유턴할 조짐이다. 특히 파생상품·부동산·원자재 등에 투자하는 대안 투자 펀드로 자금이 많이 몰리고 있다. 모닝스타에 따르면 올 들어 7월까지 대안 투자 펀드로 유입된 자금은 590억 달러다. 이는 지난해 전체 유입된 금액을 웃도는 금액이다.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주식 외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들이 ‘금리+알파’의 수익률을 찾아 대안 투자 펀드로 이동하고 있다.
[COVER STORY] 경기 선순환 진입…9월 QE 축소론‘솔솔’
출구전략은 미 경제 회복을 반영
미국의 기업공개(IPO)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는 점도 증시 활황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시장조사 업체인 딜로직에 따르면 7월 중 미국에서 28개 기업이 IPO를 실시해 52억 달러를 조달했다. 금융 위기가 본격 발생하기 직전인 2007년 여름 이후 최대 규모다. 시장 전문가들은 IPO가 늘어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 조성됐다고 분석한다. S&P500지수가 올 들어서만 18.5% 상승했고 시카고선물거래소의 변동성지수(VIX)는 18.20 수준으로 최근 몇 년 새 최저치로 떨어졌다. IPO를 실시한 기업들의 주가는 상장 첫날 평균 13.2% 상승했고 상장 이후 8월 초까지 평균 30%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바이오산업의 IPO가 활발하다. 올 들어 7월까지 22개의 바이오 기업이 공개해 17억 달러를 조달했다. 지난 2년 치를 합한 액수를 웃도는 수준이다. 주택 시장 활황으로 건설 및 부동산 업체의 IPO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 5월 7억600만 달러를 조달한 아메리칸홈포렌트가 대표적이다.

그런데 8월 초까지 잘나가던 미국 증시가 멈칫거리고 있다. 미국 Fed가 조만간 양적 완화를 축소할 것이란 전망이 확산되면서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7월 회의록이 공개된 8월 21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05.44포인트 하락한 1만4897.55에 마감했다. 6거래일 연속 떨어지면서 50일 만에 1만5000 선이 무너졌다. FOMC 회의록에 따르면 Fed는 연내에 양적 완화를 축소하기로 가닥을 잡았지만 구체적인 시기는 정하지 못했다. 회의록은 “대다수 위원들이 경제 상황이 개선되면 연내 채권 매입 규모를 축소할 수 있다는 점에 대체로 공감했다”고 밝혔다. 올해 남은 FOMC 정례 회의는 9월, 10월, 12월 세 차례다. 하지만 구체적인 시기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렸다. “일부 위원들은 조만간 채권 매입 규모를 줄여야 한다고 했고 또 일부 위원들은 상당한 인내심을 갖고 경제지표를 더 지켜보고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회의록은 전했다.

증시가 민감하게 반응한 것은 ‘9월 출구전략’ 가능성 때문이다. 조시 페인맨 도이체애셋&웰스매니지먼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은 Fed의 채권 매입 축소 시기를 9월로 예상하고 있다”며 “Fed가 그동안 시장의 기대에 반하는 정책 결정을 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Fed가 9월에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9월 17~18일의 FOMC 정례회의에서 ‘중대 발표’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2011년 월스트리트저널이 선정한 최고의 애널리스트로 꼽힌 캐피털이코노믹스의 폴 애시워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FOMC 위원들 간에 의견 차이가 있기 때문에 채권 매입 축소 규모를 예상보다 줄인 100억 달러 정도에서 합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Fed는 현재 매달 850억 달러어치의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매입하고 있는데 9월부터 이를 750억 달러로 낮출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YONHAP PHOTO-0074> The Federal Reserve building is seen on August 9, 2011 in Washington, DC. New recession worries and market havoc posed the toughest challenge yet this year for the US Federal Reserve as its policy board met Tuesday holding a near-depleted box of stimulus tools. Economists said the Federal Open Market Committee (FOMC), meeting for the first time since its "QE2" asset purchase program ended in June, had few options to overcome stagnating growth and the growing pessimism that sent stock markets on their deepest plunge since the crisis of 2008. AFP PHOTO/KAREN BLEIER
/2011-08-10 01: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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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Federal Reserve building is seen on August 9, 2011 in Washington, DC. New recession worries and market havoc posed the toughest challenge yet this year for the US Federal Reserve as its policy board met Tuesday holding a near-depleted box of stimulus tools. Economists said the Federal Open Market Committee (FOMC), meeting for the first time since its "QE2" asset purchase program ended in June, had few options to overcome stagnating growth and the growing pessimism that sent stock markets on their deepest plunge since the crisis of 2008. AFP PHOTO/KAREN BLEIER /2011-08-10 01:12:24/
Fed가 연내 출구전략을 분명히 하면서도 시기를 못 박지 않고 ‘군불 때기’를 지속하고 있는 것은 시장의 충격을 분산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또한 경기 불확실성이 아직 남아 있다는 점도 배경이다.

Fed는 현재 매달 850억 달러어치의 국채와 MBS를 시중에서 매입하고 있다. 채권 매입 규모를 줄이면 금리 상승과 함께 글로벌 유동성이 감소한다. 단기적으론 금융시장의 충격이 불가피하다. Fed가 출구전략에 나서는 것은 다시 말해 경제 회복세가 그만큼 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단기적인 충격은 불가피하지만 중·장기적으로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아갈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게다가 Fed가 지난 6월 중순 이후 여러 차례 출구전략이 임박했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보낸 만큼 충격이 상당 부분 선반영된 측면도 있다. 미국 경제의 회복세가 지속된다면 미국 주식에 대한 투자 메리트는 신흥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아질 것이다. 특히 미국 부동산 시장 회복세는 미 증시의 튼튼한 버팀목으로 자리 잡고 있다.


장진모 한국경제 워싱턴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