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식사’ 전문점이 뜬다

요즘 외식 업계의 핫 트렌드 중 하나는 단연 ‘가벼운 식사’다. 간헐적 단식이 유행하는가 하면 건강과 다이어트를 생각해 소량 식사를 원하는 고객이 늘어나면서 생긴 새로운 현상이다.
[창업] 양 줄이고 가격 낮추니 다이어트족 ‘ 호호’
올 들어 사업을 시작한 이나리 소바와우동은 가벼운 식사 트렌드의 대표적인 사례다. 이곳에서는 우동 한 그릇이 2900원. 기본 우동인데 양이 그다지 많지는 않다. 고객들은 이 기본 우동에 원한다면 튀김을 추가할 수도 있고 유부초밥을 추가할 수도 있다. 카레우동·쇠고기우동·나가사키우동은 물론이고 여름철에 인기 있는 메밀소바도 있는데 가격은 모두 4500원대로 그다지 비싸지 않다. 이나리는 유부초밥의 일본말인데 한 개 가격이 800~1500원대까지 있고 튀김도 900~1500원대까지 있다. 바나나튀김이 한 개에 1000원, 구운 어묵은 1200원, 새우튀김은 1500원이다. 유부초밥의 종류도 다양해 고추냉이·게살·땅콩·연근·새우 등 입맛대로 골라먹을 수 있다.

압구정동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점주는 일반 일본식 우동 전문점의 메뉴 가격대가 7000~8000원대로 비싸 저녁 장사도 그리 잘되는 편은 아니라며 이렇게 가벼운 식사 콘셉트여서 하루 종일 회전율을 높일 수 있어 작은 매장에서도 알찬 소득을 얻고 있다고 말한다. 이 매장의 하루 매출은 33㎡(10평)에서 100만 원이 넘는다.

멘사마도 이나리 소바와우동처럼 토핑 우동 개념을 적용한 가벼운 식사 업종이다. 다이어트를 원할 때, 입맛이 깔깔할 때, 식사 시간이 되기도 전에 출출할 때 이곳을 찾으면 부담 없는 가격에 음식 맛을 즐길 수 있다. 삼각김밥과 튀김류까지 다양하게 준비돼 있어 식사 시간에는 원하는 양만큼 즐길 수도 있다.


다이어트 수요 가벼운 식사 트렌드로
요즘 뜨고 있는 삼각김밥이나 주먹밥·떡볶이 등도 한국식의 가벼운 식사라고 할 수 있다. 공씨네 주먹밥은 가벼운 식사 문화를 확산한 주인공이다. 밥맛은 없고 다이어트는 해야겠고 그냥 넘기기는 뭔가 허전할 때 이곳을 찾으면 100% 만족한다. 값도 비싸지 않고 양도 많지 않고 간단하게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기본주먹밥 182칼로리, 소불고기 주먹밥 186칼로리, 참치샐러드 주먹밥 181칼로리 등 아예 칼로리까지 알려주니 가벼운 식사를 원하는 여성 고객들에게는 인기가 높다.

최근에 강남역에 오픈한 찬찬마요는 커피숍에서 도시락까지 판매하고 있다. 좌석은 없고 모두 서서 먹도록 매장이 구성돼 있는 게 특징이다. 이곳의 비빔밥은 종이그릇에 담겨 나오는데 가격은 3500원이다. 식사와 커피 한 잔을 마시면 5000~6000원에 해결돼 칼로리도, 식사 가격도 가볍다.

가벼운 식사의 주 고객은 여성들과 10대, 20대, 30대 초반까지다. 이들은 유행과 트렌드를 주도하는 세대들일 뿐만 아니라 미래의 중요한 고객이기도 하다. 이명훈 이나리 소바와우동 대표는 음식점들이 불황을 겪는 주요 이유 중 하나로 과다한 커피 비용 지출을 꼽았다. 대부분의 젊은이들이 하루 두세 잔의 에스프레소 커피를 즐기는데 그 비용이 만만치 않아 식사를 제값에 할 여유가 안 되는 직장인이 많다는 것이다. 여기에 다이어트 욕구까지 겹치면서 가벼운 식사가 트렌드의 대세라는 게 이 대표의 말이다.

미국에서는 디저트 카페가 유행하는 등 칼로리가 많은 패스트푸드를 피해 가벼운 식사 전문점이 인기를 얻고 있다. 우리나라도 카페 골목에는 대부분이 가벼운 식사를 내세운 브런치 전문점들 일색이다. 이렇게 소비자의 트렌드가 변하면 창업 시장의 판도도 덩달아 바뀔 수밖에 없다.


이경희 창업전략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