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약이 예상되는 중견그룹들

중견기업은 한국 경제의 허리다. 2011년 기준으로 1422개의 중견기업이 있고 2012년 한 해 316개의 기업이 신규로 진입했다. 중견기업은 기업 수로는 전체의 0.04%에 불과하지만 고용 인력은 82만 명으로 7.7%를 차지하고 있다. 고용 증가율은 5년간 5.2%로 대기업의 고용 증가율 4.3%을 앞서며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화제의 리포트] 시장 지배력 짱짱한 M&A 강자들
새 정부가 들어서며 ‘창조 경제 및 경제 민주화’의 개념이 강조되고 있다. 또한 ‘중소기업을 중견기업으로, 중견기업을 대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중소·중견기업 육성에 관한 정책이 세워지고 있다.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의 진입보다 중견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성장했던 기업이 비교적 적었던 점을 감안하면 도약이 예상되는 중견기업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도약이 예상되는 중견기업’으로 구성된 중견그룹 6개를 선정했다.

선정 배경은 다음과 같다. 첫째, 틈새시장에서 시장 지배력을 확보한 곳이다. 둘째, 재무적인 측면에서 풍부한 현금 유동성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설비투자 및 인수·합병(M&A) 등을 진행한 곳이다. 단 과도한 레버리지로 무차별적 확장 전략을 펼치는 기업은 배제했다. 셋째, 정부의 ‘창조 경제’와 관련해 정책적 수혜를 볼 수 있는 기업들이다.

이 같은 기준에 따라 동성그룹·웰크론그룹·원익그룹·대성그룹·KG그룹·화신그룹 등 6곳이 도약이 예상되는 중견그룹사로 평가된다.


계열사 시너지 돋보이는 ‘웰크론 그룹’
동성그룹은 동성홀딩스를 지주회사로 화학 사업을 하는 동성화학·동성하이켐과 LNG/LPG 보랭제 등 조선 기자재 사업을 하는 동성화인텍, 바이오 사업을 하는 제네웰(비상장)과 그린 에너지 사업을 하는 동성에코어(비상장) 등으로 구성돼 잇다.

동성그룹의 모태인 동성화학은 1959년에 설립돼 신발용 폴리우레탄(PU), 인조피혁 및 섬유 코팅·접착용 폴리우레탄(PU)등을 생산하고 있다. PU 제조 기술을 바탕으로 화학소재 다각화를 위해 1978년 설립된 동성하이켐은 석유화학·정밀화학 및 열가소성 PU 등을 생산한다. 그 결과 기존 소비재 중심의 제품군에서 산업재 및 중간재 제품으로 제품 믹스 개선을 주도하는 우량 자회사로 성장했다.

화학 소재 산업에서 응용 소재 분야로의 확장하기 위해 2009년 액화천연가스(LNG)·액화석유가스(LPG) 보랭제 사업을 하는 동성화인텍을 인수했다. 이를 통해 높은 성장성이 기대되는 천연가스 산업 분야로 진입했다. 또 첨단 의료 소재 사업을 하는 제네웰(비상장)과 폐타이어 재활용 기술을 보유한 동성에코어(비상장)를 통해 바이오 및 그린 에너지 분야의 신성장 동력도 확보하고 있다.

동성그룹 계열사 가운데 주목할 회사는 동성하이켐과 동성화인텍이다. 화학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동성하이켐은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통해 꾸준한 성장을 보이고 있는 강소기업이다. 천연가스는 셰일가스 개발로 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동성화인텍은 가스의 운송 및 저장과 관련한 보랭제 소재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웰크론그룹은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웰크론을 중심으로 플랜트 사업을 하는 웰크론한텍, 황 회수 설비 및 산업용 보일러 제조 기업인 웰크론강원 등이 주력 회사다. 그리고 여성·유아 위생 용품 및 가정용품을 생산하는 웰크론헬스케어(비상장) 등도 계열사로 두고 있다.

웰크론은 면제품을 대체하는 극세사 클리너 부문 세계 시장점유율 1위 기업이다. 웰크론한텍은 음료 및 유가공 자동 배합 설비와 에너지 절감 설비 중심의 기존 사업에 해수 담수 설비, 환경 설비, 플랜트 종합 건설을 성장 동력으로 하고 있다. 2010년 인수한 웰크론강원은 화공 설비와 발전 에너지 설비, 환경 에너지 설비 제조를 담당한다. 웰크론헬스케어는 한방 생리대(예지미인) 등 여성 위생 용품과 기저귀·물티슈 등 유아 용품을 맡고 있다.
[화제의 리포트] 시장 지배력 짱짱한 M&A 강자들
웰크론그룹은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통한 성장이 기대된다. 웰크론의 멤브레인 필터 기술은 웰크론한텍의 주요 설비에 적용되며 품질을 업그레이드시켰다. 그 결과 웰크론한텍은 담수화 설비 제작 및 플랜트 엔지니어링 기술을 발전시켰다. 또 웰크론강원의 황 회수 설비 제작 및 대규모 수관식 보일러 제작 기술은 플랜트 수주 가능 범위를 늘리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웰크론강원은 중동 지역 영업에 강점이 있어 웰크론한텍의 매출을 늘리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반도체 신화의 숨은 조력자 ‘원익그룹’
원익그룹은 한국 반도체 신화의 숨은 조력자다. 원익그룹은 원익을 지주회사로 반도체 장비 제조사인 원익IPS, 반도체 장비 소재 부품을 생산하는 원익QnC, 반도체 특수가스 업체 원익머트리얼즈를 주요 계열사로 두고 있다. 건설 업체 신원종합개발, 화학제품 및 건자재 유통 업체 후너스, 레저 업체 원익엘앤디, 벤처캐피털 업체 원익투자파트너스(비상장) 등도 그룹의 계열사다.

원익그룹의 본격적인 성장은 국내 반도체 산업의 성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원익그룹은 반도체 소재·장비의 국산화에 올인했다. 특히 적극적인 M&A 전략으로 그룹의 외형을 확장시켰다.

원익그룹 계열사 가운데 주목할 회사는 원익머트리얼즈와 원익QnC다. 중·장기적으로 국내 반도체 산업 성장이 지속되고 소재 국산화율이 상승하면서 두 기업의 가치 증대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성그룹은 종합 에너지 기업이다. 지주 업무, 교육 콘텐츠, 정보기술(IT) 사업을 영위하는 대성홀딩스를 중심으로 도시가스와 신·재생에너지 사업 중심의 대성에너지와 창업 투자업 중심의 대성창투 등의 상장사를 보유하고 있다.

대성그룹은 대구·경북 지역 도시가스 공급업을 기반으로 성장했다. 최근에는 이를 기반으로 신·재생에너지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대성에너지를 중심으로 대구·경산·칠곡·고령 지역에 도시가스를 공급 중이며 천연가스 충전(CNG충전소) 사업, 소형 열병합, 가스 응용 기기 도입 설치 등 다양한 에너지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대구·경북 지역의 도시가스 보급률이 점차 증가하고 있어 대성그룹의 공급 지역도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KG그룹은 화학 사업을 하는 KG케미칼을 지주회사로 물류, 에너지, 전자결제 및 미디어 자회사를 보유 중이다. 법정 관리에 있던 국내 최초의 비료 업체, 경기 화학을 인수한 2003년 이후 곽재선 회장은 외형 성장 전략으로 M&A를 적극 추진했다. KG케미칼은 온라인 카드 결제 솔루션을 제공하는 KG이니시스를 보유하고 있으며 KG이니시스를 통해 휴대전화 결제 솔루션을 제공하는 KG모빌리언스를 손자회사로 두고 있다. 2013년 온라인 카드 결제 시장과 휴대전화 결제 시장은 각각 15% 내외의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시장에서 각각 1위 사업자인 KG이니시스와 KG모빌리언스는 시장 성장의 최대 수혜가 될 전망이다.

화신그룹은 화신을 모태로 한다. 자회사들 모두 자동차 부품 관련 회사들로 구성돼 있다. 화신은 주요 납품처로 현대·기아차를 확보하고 있으며 자동차 섀시·보디를 모듈이나 개별품 형태로 생산, 납품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주력 시장이랄 수 있는 인도·중국(베이징)·브라질·미국에 화신 해외 자회사들이 진출해 있다. 이 지역에서 섀시를 100% 독점적으로 공급하고 있어 국내시장 현대·기아차 내 시장점유율(40%, 2013년 예상)보다 해외시장 시장점유율(61%)이 높은 특징이 있다.


이번 주 화제의 리포트는 KDB대우증권 김평진 애널리스트 등 스몰캡팀이 쓴 ‘이제는 중견기업이다-도약이 예상되는 중견그룹들’을 선정했다. 김 애널리스트 등은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이뤄질 가능성이 큰 ‘중견그룹사’의 성장성에 주목할 때라고 전망했다.



정리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