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강국 코리아 CEO 릴레이 인터뷰

김 제임스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대표이사 “정품 소프트웨어 소비문화 정착돼야”
약력 : 1962년생. 하버드대 대학원 경영학 석사. 미 IBM 세일즈마케팅 담당. 컴시스템즈 대표. 비비앙인터네셔널 대표. 코코란닷컴 대표. 펠리세이즈 어드바이저 대표. 오버추어 아시아지역 총괄사장. 야후코리아 비즈니스 총괄사장.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대표이사(현).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 윈도 8을 비롯해 뉴 오피스, 윈도 서버, 윈도 애저, SQL 서버 등 신제품들을 선보였다. 이에 따라 올해의 주요 전략은 새로운 제품들이 시장에 정착될 수 있도록 하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

정보기술(IT) 시장의 최대 화두인 클라우드와 빅 데이터, 모빌리티 등과 같은 키워드가 올해 시장에서 실효성을 가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또한 비즈니스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제임스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대표 이사 와의 일문일답.



한국마이크로소프트에 부임한 지 4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강조해 오신 점이 있다면요.

한국마이크로소프트에 부임하고 직원들에게 가장 먼저 강조한 것은 ‘승리를 위한 실천(ACT to win)’이었습니다.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책임(Accountability)·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팀워크(Teamwork)가 기본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스스로도 경쟁을 즐기면서 그 경쟁 안에서 완벽할 수 있도록 실천 및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좋은 일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미국 애틀랜타에서 개최된 ‘마이크로소프트 글로벌 익스체인지(MGX)’ 행사에서 한국마이크로소프트가 역사상 최초로 3년 연속 최우수 법인에 선정됐습니다. 전 세계에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직원들의 노력과 한국 IT 산업의 기여도를 보여준 것입니다. ‘살아있다’는 느낌이 들었고 우리 직원들에게 정말로 감사했습니다.

그래서 시상식 후 스티브 발머 마이크로소프트 회장과의 저녁 식사도 포기하고 직원들 축하 파티에 참가했습니다. 이제는 3년 연속, 4년 연속이라는 숫자에 의미를 두기보다 ‘코리아 언리미티드(Korea Unlimited)’에 초점을 맞춰 국내시장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끌어 내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지난해 출시한 윈도 8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이번에 발표된 마이크로소프트의 지난해 2분기(2012년 10~12월) 실적을 보면 매출은 214억6000만 달러, 이 가운데 윈도사업부의 매출은 59억 달러로 전년 대비 24%나 증가했습니다. 윈도 8은 출시한 지 3개월도 안 돼 전 세계에서 6000만 카피나 판매됐습니다.

이는 윈도 7의 초기 판매 속도를 앞지르는 실적입니다. 또한 서버 및 툴 사업의 매출이 SQL 서버 2012, 윈도 서버 2012 덕분에 9%나 증가한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입니다. 이와 같이 세계시장 안에서 본사의 비즈니스 흐름에 맞춰 국내에서도 삼성·LG 등 주요 기업들과의 파트너십 강화를 통해 비즈니스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소프트웨어가 국내에서 얼마나 사용되고 있습니까.

운영체제인 윈도와 오피스는 분야에 관계없이 누구나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로, 윈도는 현재 국내 점유율면에서 94%(스탯카운터 집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 클라우드, 서버 및 툴 비즈니스 분야에서도 경쟁사와 선두를 다투고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한국마이크로소프트가 중점적으로 추진 중인 업무는 무엇입니까.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기본적으로 플랫폼 비즈니스를 하기 때문에 생태계 활성화와 개발자 지원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IDC 조사 결과 한국마이크로소프트가 1달러의 수익을 낼 때 파트너사들은 13달러의 수익을 창출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신생 기업과 미래 기업인들이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돼야 ‘비즈니스 생태계’가 조성된다고 믿고 이들에게 각종 IT 자원 및 비즈니스 경험과 네트워크를 지원하는 ‘스파크 프로그램’을 전 세계적으로 펼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소프트웨어 무상 지원 프로그램은 신생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비즈스파크, 직원 수 10명 이하의 소규모 웹 개발 전문 기업 및 웹 솔루션 개발사 대상 웹사이트스파크, 대학생 개발자 대상 드림스파크로 구성됩니다.

2003년 시작돼 세계 최대의 학생 IT 경진 대회로 자리 잡은 ‘이매진컵(Imagine Cup)’ 또한 미래의 주역을 대상으로 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대표적인 지원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 제임스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대표이사 “정품 소프트웨어 소비문화 정착돼야”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이나 미래 주역들에게도 관심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네, 소프트웨어는 세상을 바꾸는 놀라운 힘입니다. 빌 게이츠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신화를 일굴 수 있었던 배경에는 실패의 경험이라는 자산이 있었던 것처럼 미래의 IT 주역들도 몇 번 넘어졌다고 쉽게 좌절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실패를 통해 성장을 배우고 세상을 바꿔 나갈 수 있도록 도전하길 바랍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청년 인재들이 아이디어를 뽐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실무자들과 청년 인재들을 이어주는 행사를 자주 만들고 있습니다.

매년 120명의 학생들을 선발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글로벌 이벤트 참가와 인턴십 기회 등의 경험을 제공하는 마이크로소프트 스튜던트 파트너(MSP: Microsoft Student Partners) 프로그램, 개발자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펼쳐 보일 수 있는 ‘해커톤 코리아’ 행사를 개최해 참가자들에게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개발을 위한 멘토링을 지원합니다. 여기서 개발된 앱은 윈도 스토어에 등록되기도 합니다.

한국 소프트웨어 산업 발전을 가로막는 장벽은 뭐라고 보십니까.

예전과 비교해 많이 나아지기는 했지만 아직까지도 사회적으로 불법 복제의 폐해와 저작권 보호에 대한 인식이 낮다는 점은 해당 소프트웨어 기업 차원의 문제를 넘어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산업 자체의 성장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입니다. 사무용소프트웨어연합(BSA) 조사 결과 아직도 불법 복제율이 40%나 되는 게 현실입니다.

명실상부한 IT 강국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 산업의 건전한 발전과 성장이 필수적입니다. 호주는 인구가 3000만 명인데 IT 시장 규모가 우리보다 훨씬 크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경쟁력 향상을 위한 방안을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전 세계 소프트웨어 시장은 휴대전화와 반도체를 합친 것보다 큰 규모입니다. 이 같은 대규모 시장에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가 당당히 진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입니다. 산업화 이후 50년 동안 제조업 분야에서 일군 눈부신 성장의 유전자가 소프트웨어 산업에도 이식돼 전 세계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이 주목 받을 수 있도록 정부와 업계가 힘을 모아갈 수 있었으면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품 소프트웨어를 소비하는 문화를 정착시키는 일입니다.

아무리 잘 만들어진 소프트웨어라도 불법 복제가 만연한 현실에서는 지속적인 개선과 발전이 이뤄질 수 없고 새로운 기회를 만들려는 신생 소프트웨어 기업이 탄생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절실히 요구되는 것이 정부의 정책 의지라고 생각합니다. 과거 석유화학과 자동차, 조선 산업을 일으키고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를 IT 산업 육성으로 극복했던 것처럼 소프트웨어 산업 또한 정부의 강력한 육성 의지를 통해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봅니다.

올해 주요 계획은 무엇입니까.

한국마이크로소프트에 2013년은 매우 의미 있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지난해 윈도 8을 비롯해 뉴 오피스, 윈도 서버 2012, 윈도 애저 등 핵심 제품들을 잇달아 출시하며 시장 변화에 선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라인업을 구축했기 때문입니다. 올해는 이들 최신 제품군을 기반으로 모빌리티, 클라우드, 소셜, 빅 데이터 등 마이크로소프트가 제시한 2013 IT 트렌드 확산을 이끌기 위해 많은 노력을 펼쳐 나갈 계획입니다.


이현주 기자 charis@hankyung.com│사진 서범세 기자 joyc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