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메시지의 효과적인 전달법

말 참 잘한다 싶은데 막상 다 듣고 나면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인지 모르는 스피치를 종종 접한다. 청중에게 자신의 핵심 메시지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스피치다. 그런데 의외로 이런 경우를 꽤 많이 볼 수 있다. 대체 왜 그런 걸까.

많은 사람들이 학창 시절 국어 시간에 배운대로 서론·본론·결론 순서로 스피치를 풀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다. 서론에서는 들어가는 이야기로 분위기를 만들고 본론에서는 이유나 근거를 쭉 늘어놓다가 결론에 이르면 핵심 메시지를 제시하는 식이다. 하지만 이 구조는 글에서는 효과적일지 몰라도 스피치에서는 치명적인 약점을 가진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글을 읽을 때보다 누군가의 말을 들을 때 집중력이 부족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 맥킨지에서는 설득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PREP’ 스피치 기법을 제시한다. PREP는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도 즐겨 사용해 ‘처칠 식 말하기 기법’이라고도 불린다. 청중을 자신의 핵심 메시지에 몰입하게 할 수 있게 한다는 PREP를 살펴보자.
전달력과 설득력 높이는 PREP 활용하기
일상에서 이미 익숙한 PREP 기법

PREP는 포인트(Point), 리즌(Reason), 이그잼플(Example), 포인트(Point)라는 4단계의 각 영문 앞 글자를 따서 만든 약자다. 포인트는 이야기의 결론, 핵심 메시지를 뜻하며 리즌은 이유, 이그잼플은 객관적 사례를 말한다. 사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도 자연스럽게 PREP를 자주 쓴다. “여보, 밥 좀 차려줘. 지금 배가 너무 고파. 일이 너무 바빠 오늘 한 끼도 못 먹었어. 빨리 밥!”

흔히 접할 수 있는 이 말에는 PREP 4단계가 모두 들어 있다. ‘밥을 차려 달라’는 핵심 메시지인 포인트, ‘배가 고프다’는 주관적 이유인 리즌, ‘한 끼도 먹지 못했다’는 실제 사례 이그잼플인 셈이다. 마지막에 밥을 달라고 다시 한 번 핵심 메시지인 포인트를 반복하며 완벽하게 PREP를 사용한 예다.

비즈니스 상황을 예로 들어 다시 한 번 살펴보자. 만약 연구·개발(R&D)센터 확장을 위해 임원들을 설득하는 스피치를 한다고 가정하자. 먼저 포인트로 “우리는 R&D센터를 확장해야 한다”고 결론에 해당하는 메시지를 먼저 말한다. 이는 스피치의 종착점인 핵심 메시지를 미리 알려줌으로써 청중으로 하여금 다음 이야기를 처음부터 이 한 방향으로 모아 생각할 수 있게 해준다.

두 번째 단계인 리즌은 주장을 하게 된 이유로, 주로 주관적인 근거를 제시하는 단계다. 여기서는 “우리 회사의 장기적 발전을 위해서는 R&D센터가 꼭 필요하다”가 그 예로, 뒤이어 나올 구체적인 근거들을 한데 모을 수 있는 보다 추상적이고 넓은 개념의 근거를 들면 된다.

세 번째 단계 이그잼플로는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객관적인 데이터나 전문가의 의견이나 사례가 들어간다. 예를 들면 “경쟁 업체인 A사와 B사도 각각 내년 R&D 투자를 올해의 두 배 이상으로 늘린다고 한다. 우리 업계에서 R&D 확대는 지금 생존 여부를 판가름 짓는 문제다.
전달력과 설득력 높이는 PREP 활용하기
R&D센터에 대한 이번 투자를 통해 우리는 내년에 최소 15% 이상의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한다”는 정도가 될 수 있다. 한마디로 핵심 메시지를 제대로 받쳐 주는 든든한 지원군인 셈이다. 이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설득력을 높여 핵심 메시지에 청중을 더욱 집중할 수 있게 하는 신뢰성 있는 근거 자료다.

마지막 P는 다시 포인트로, 주장을 한 번 더 언급해 강조함으로써 막판 굳히기에 들어간다. 야구에서 막판에 홈그라운드를 다시 밟아 점수를 올리듯이 PREP를 통해 처음에 제시했던 주장을 끝에 다시 한 번 반복함으로써 강조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김자영 IGM(세계경영연구원) 교수·전 KBS 아나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