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임순례
출연 김윤석, 오연수, 김성균, 한예리, 백승환, 박사랑
![[영화] 남쪽으로 튀어](https://img.hankyung.com/photo/202102/AD.25497792.1.jpg)
오쿠다 히데오의 베스트셀러 ‘남쪽으로 튀어!’가 영화화됐다. 1970년대 전학공투회의(전공투) 출신 좌파 아버지가 지금은 아나키스트로서 공권력에 용감하게 맞서 싸운다는 원작 줄거리는 전혀 이물감 없이 한국 현실에 녹아든다. 일본의 1970년대 전공투 세대와 한국의 1980년대 운동권 세대가 비슷한 경험을 공유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모두 투쟁의 논리가 지배했던 20대를 거쳐 이후 화려한 버블 경제의 흐름 속에서 자본주의의 최전선을 장식했다.
한국에서는 이들이 386세대라고 불리며 1990년대 민주주의 발전과 자본주의의 발전 양쪽 모두에서 중추적인 캐릭터를 담당하지 않았던가. 원작 소설에서 할 말 다하고 살며 주변 사람들을 경악시키는 주인공 우에하라 이치로는 그렇게 영화에서 최해갑이라는 한국적 캐릭터로 매끄럽게 재탄생한다.
그동안 일본 소설을 원작으로 한 한국 영화는 ‘화차’, ‘하울링’, ‘용의자X’, ‘백야행’ 등으로, 주로 미스터리나 공포 장르를 택했다면 소설 ‘남쪽으로 튀어!’는 심각한 주제를 유머러스한 가족 드라마로 풀어간다는 면에서 좀 더 많은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임순례 감독은 클라이맥스인 섬 개발을 둘러싼 대립에서 용산 참사라든가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를 연상시키는 최근 정치적 상황을 삽입하되 그것을 너무 크게 부각하지는 않았다. 사회 참여적 발언 자체를 도맡아 하는 최해갑에게서 인간적인 웃음을 좀 더 끌어내려고 노력했다는 느낌이다.
‘나꼼수’ 등 진보 성향 유명 인사들의 거침없는 발언에 매료됐던 관객이라면, 또 ‘더 잘사는 법’이 반드시 ‘남의 것을 빼앗으면서까지 더 돈을 많이 버는 법’은 아닐 것이라는 의문을 던져본 관객이라면 영화 ‘남쪽으로 튀어’가 통쾌한 소화제처럼 받아들여질 것이다.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감독 데이빗 O. 러셀
출연 제니퍼 로렌스, 브래들리 쿠퍼, 로버트 드 니로

러브 레터
감독 이와이 슌지
출연 나카야마 미호, 도요카와 에쓰시
![[영화] 남쪽으로 튀어](https://img.hankyung.com/photo/202102/AD.25497794.1.jpg)
다이하드: 굿 데이 투 다이
감독 존 무어
출연 브루스 윌리스, 제이 코트니, 패트릭 스튜어트
![[영화] 남쪽으로 튀어](https://img.hankyung.com/photo/202102/AD.25497795.1.jpg)
김용언 영화 칼럼니스트 plat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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