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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아이돌 그룹 NRG의 멤버이자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발하게 활동해 온 방송인 노유민은 요즘 ‘노 사장’, ‘노 대표’로 불리는 일이 더 많다. 지난해 6월 서울 목동에 커피 전문점 ‘커피마마 노유민우리집점’을 오픈한 데 이어 개업 6개월 만인 지난 1월에는 동대문 신당동에 ‘커피마마 노유민우리집 2호점’을 오픈하며 만만치 않은 사업 수완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방송인 겸 커피 전문점 CEO 노유민 “방송보다 커피 사업 재미가 더 쏠쏠”
“매일 1호점과 2호점을 오가며 일하고 있어요. 낮에 1호점에 들렀다가 오후부터 새벽까지는 새로 연 2호점에서 일하죠.”

일이 늘어난 만큼 신경 써야 할 부분도 많고 밤늦게까지 일해야 하지만 일이 너무 재미있다 보니 힘든지도 모르겠다고 하는 그다.

“오죽하면 이 일을 하려고 방송 활동까지 다 줄였겠어요. 저도 커피 전문점 일이 이렇게 저와 잘 맞을 줄 몰랐다니까요?(웃음)”

그가 방송 일 이외에 따로 커피 전문점을 운영하게 된 계기는 아내 이명천 씨 덕분이다. 결혼하고 두 아이를 낳은 이후 들쭉날쭉한 방송인 수입보다 안정적인 수입을 위해 아내가 먼저 제2의 사업을 제의한 것이다.

“그런데 단순히 이름만 내걸고 장사하기보다 직접 기술을 익히고 그 기술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한 업종이 좋겠다는 게 우리 둘 모두의 생각이었어요. 그래서 뭐가 좋을까 한참 고민했죠.”

창업을 준비하는 많은 사람들처럼 그들 부부도 인터넷을 뒤지고 각종 컨설팅 업체와 프랜차이즈 업체들을 찾아다니며 자신들에게 맞는 사업 아이템을 찾는데 열중했다. 하지만 딱 맞아떨어지는 아이템을 찾지 못했다.

“여러 아이템 중 커피 전문점을 선택한 것은 무엇보다 제 자신이 커피를 좋아하는 마니아였기 때문이죠. 매일 커피를 입에 달고 살 정도였으니까요. 그래서 선뜻 바리스타 공부를 하기로 마음먹을 수 있었던 것이고요.”
방송인 겸 커피 전문점 CEO 노유민 “방송보다 커피 사업 재미가 더 쏠쏠”
적성에 맞는 업종 선택이 성공의 기본 조건

바리스타 공부는 생각보다 적성에 더 맞았다. 바리스타 학원에서 하루 종일 지겹도록 커피를 추출하는 연습을 하고도 집에 들어가면 또다시 커피 향이 그리워졌으니 말이다.

원두에 대한 공부부터 커피 추출, 스팀 우유를 만드는 법, 커피에 그림을 그리는 라테 아트에 이르기까지 빠른 속도로 익혔다.

“바리스타가 되려면 흔히 미적 감각이나 예술적 감성, 섬세한 손기술이 중요하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다행히 예전부터 미적 감각이 있다는 말은 제법 들었고, 또 손재주가 좋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거든요. 결국 저한테 딱 맞는 직업이었던 셈이죠.”

바리스타 공부만 한 게 아니다. 맛있는 커피를 만들기 위해 국내의 웬만한 유명 브랜드 커피숍은 모두 다니며 커피 맛을 분석하고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커피 맛에 대한 구상도 부지런히 했다.

“사실 NRG 시절에 제 이름을 딴 분식 사업을 했다가 6개월 만에 망한 적이 있거든요. 이유요? 맛이 너무 없어서죠.(웃음) 그래서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커피 맛에 대한 연구를 많이 했어요.”

하지만 막상 커피 공부를 마치고서도 시작은 그리 쉽지 않았다. 웬만한 지하철 역세권이나 대로변마다 한 집 걸러 한 집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커피숍들이 자리하고 있는 만큼 어떤 브랜드를 선택하고 또 어디에 어떤 매장을 내야 할지 고민할 게 많았기 때문이었다.

“그때 우연히 커피마마라는 브랜드를 알게 됐어요. 당시만 해도 그리 유명하지는 않았지만 일단 커피 맛이 제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커피 맛과 가장 비슷해 마음에 들었어요. 게다가 가맹비나 기타 창업에 든 비용이 다른 유명 커피 프랜차이즈들에 비하면 절반에 가까웠던 점도 선택의 이유이기도 했고요.”

테라스가 넓어 택한 지금의 1호점 자리는 아파트가 인근에 있어 주부 손님 층을, 또 학원가도 인근에 있어 학생 손님 층을 동시에 끌 수 있는 최고의 장소였다. 또한 집과 방송국에서도 가까워 그에게는 더욱 적격인 장소였다.

“인테리어 하나하나 다 고심했죠. 동네 사랑방처럼 누구나 부담 없이 쉽고 편하게 쉬었다 갈 수 있는 곳을 콘셉트로 안락함을 추구했어요.”
방송인 겸 커피 전문점 CEO 노유민 “방송보다 커피 사업 재미가 더 쏠쏠”
방송인 겸 커피 전문점 CEO 노유민 “방송보다 커피 사업 재미가 더 쏠쏠”
물론 알게 모르게 노력도 많이 했다. 가게 입간판은 물론 블로그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서도 자신이 직접 바리스타가 되어 커피를 만들어 준다는 점을 적극 알렸다.

노유민 커피, 노유민 브레드 등 자신만의 커피 메뉴나 서브 메뉴 개발에도 힘썼다. 그가 방송 일을 할 때면 아내가 전반적인 경영을 맡아줘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했기에 예상을 훨씬 웃도는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

“사실 처음 오픈할 때만 해도 재료비나 인건비를 다 제하고 순수익으로 아내와 제 인건비만 나오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웬걸요? 첫 달부터 예상보다 훨씬 좋았어요. 그제야 ‘아, 나도 할 수 있겠다’ 싶은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됐죠.” 게다가 그의 가정적이고 푸근한 이미지가 커피마마의 브랜드 이미지와 잘 맞는다는 평가를 받아 커피마마 모델로 발탁되기도 했다.



사업 재미 듬뿍, 올해 안에 3호점 오픈

짧은 시간 안에 분위기 좋은 커피 전문점, 맛있는 커피 전문점이라는 입소문이 더해지면서 지속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이 가능해졌고 그 때문에 6개월 만에 2호점 오픈을 결정하게 됐다.

“2호점은 동대문 의류 상가 안에 있는데요, 그 때문에 바리스타들이 직접 커피를 배달하고 있어요. 주문이 많을 때는 철가방 안에 넣어 직접 커피를 배달하기도 하죠. 한 잔의 커피를 마셔도 맛있는 커피, 질 좋은 커피를 마시고 싶어 하는 상가 안 손님들로부터 인기가 좋아요.”

그 덕분에 오픈한 지 겨우 한 달 정도이지만 커피마마 노유민우리집 2호점의 수익은 1호점을 능가한다. “손님들에게만 인기 있는 것은 아니에요. 제 지인들 중에서도 제가 운영하는 모습을 보고 커피마마 프랜차이즈를 개설한 이들도 있어요. 그런 모습을 보면 내가 제법 제대로 하고 있구나 싶어 뿌듯하죠.”

사업을 시작하면서 좀 더 책임감을 가지게 되고 새로운 걸 공부하게 되고 자신의 능력을 시험해 보면서 그는 자신이 한층 더 성숙해졌다고 느낀다.

“앞으로의 목표요? 좀 더 진지하게, 열정적으로 이 일을 계속할 예정이에요. 올해 안에 3호점을 열 계획이기도 하고요. 맛있는 커피가 마시고 싶다면 우리 가게로 오세요.”


김성주 객원기자 helieta@empal.com│사진 서범세 기자 joyc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