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악기 브랜드 중 역사가 가장 긴 브랜드는 무엇일까. 1955년에 설립된 ‘엔젤악기’다. 리코더 제조 및 판매를 시작으로 현재는 100여 종 이상의 악기를 제조, 판매하고 있는 악기 브랜드다.

국내 교육용 악기 시장에서 8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뛰어난 품질을 바탕으로 리코더 부문에서 세계 최대 생산 및 판매, 플라스틱 글로켄슈필(구 실로폰) 부문에서 10년 동안 세계 최다 판매를 기록하는 등 세계 각국에 수출하는 대한민국 대표 악기 기업이다.

“엔젤악기가 이처럼 오랫동안 국내외에서 사랑받아 온 이유는 엔젤악기만의 장인 정신을 계승, 발전시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창업주 조광호 회장에 이어 2003년부터 엔젤악기를 이끌고 있는 조정우 대표는 엔젤악기의 장인 정신을 ‘3000원 리코더 철학’이라고 설명한다.
[포커스] “이젠 100년의 꿈을 향해 뜁니다”
엔젤악기 프로필
1983 국무총리 표창(품질관리 표준화)
1986 유망 중소기업 선정(KAIST)
1989 대통령 표창(수출 100만 달러 탑)
1994 수출 300만 달러 달성
1995 우량 중소기업체 선정(기업은행)
2001 중국 톈진 천사악기 유한공사 설립
2002 유망 중소기업체 선정(경기도)
2005 수원세무서장 표창(납세의무 성실 이행)
2010 스피릿 앙상블 성탄 음악회 협연
2011 캐니멀 라이선싱 계약 체결


“1950년대 자장면 한 그릇이 500~600원 할 때 리코더 한 대 값은 3000원이었습니다. 2012년 현재 자장면 한 그릇에 6000~7000원 하고 있지만 창립 당시 3000원이었던 동일 모델을 엔젤악기는 여전히 3000원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어려웠던 시절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 어린이 모두가 리코더를 친근하게 접근해 즐길 수 있기를 바랐기 때문입니다.”

음악을 사랑하는 초심, 정직한 소리와 정직한 악기를 만들기 위한 초심이 바로 ‘3000원 리코더 철학’에 담겨 있다는 얘기다. 이처럼 지난 57년간 초심을 잃지 않고 대한민국의 음악교육과 함께해 온 엔젤악기가 최근 부쩍 달라진 모습을 보이며 제2의 도약을 하고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금까지 다양한 악기들을 제조, 판매해 왔지만 올해부터는 바이올린·비올라 등의 현악기는 물론 플루트나 클라리넷에 이르기까지 좀 더 많은 악기들을 좀 더 경제적인 가격으로 대중화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입니다.”

변화는 또 있다. 악기 회사로서 상품 제조, 판매 등의 딱딱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고객과 스토리를 만들어 가며 소프트한 커뮤니케이션을 할 예정이다.

“그동안에도 엔젤악기는 사회 환원의 일환으로 메세나협회 등 각종 예술 단체들의 후원이나 어린이재단 등 소외된 어린이들을 위한 후원 등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엔젤의 이름으로 ‘엔젤 뮤즈 갤러리’ 문화재단을 설립해 좀 더 체계적이고 총체적으로 이웃들과 함께할 계획입니다.”

예를 들면 소비자가 엔젤악기를 구매했을 때 그 판매 수익의 일부가 자동으로 엔젤재단에 기부되고 이를 바탕으로 엔젤 뮤즈 갤러리 문화재단은 음악을 하고 싶지만 여건이 되지 않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수여하는 식이다. 또 예술 단체들에 대한 후원과 사회의 소외된 계층들을 위한 정기 콘서트 등을 통해 엔젤의 장인 철학을 좀 더 많은 이들과 공유할 예정이다.

‘블랙엔젤’이라는 온라인 전용 쇼핑몰 브랜드 라인 을 구축해 젊은 소비자들과 함께 공감하고 트렌드를 이끌어 가는 ‘쉽게 즐기는 악기 문화’를 정착해 나갈 예정이기도 하다.

“57년의 역사와 전통을 더욱 발전시켜 ‘100년 브랜드 엔젤악기’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우리의 꿈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정직한 악기, 가장 정직한 소리로 사람들의 마음에 다가가 100년, 200년이 지나도 변함없이 사랑받는 악기를 만들어 가는 ‘100년 브랜드 엔젤악기’의 꿈을 이루고 싶습니다.”


김성주 객원기자 helieta@empal.com│사진 김기남 기자 kn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