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정보기술(IT) 조사 기관인 IDC는 중국이 올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에서 차지하는 중국 시장의 비중이 작년의 18.3%에서 올해 26.5%로 늘어나는 반면 미국은 21.3%에서 17.8%로 감소해 역전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6월 말 기준으로 중국의 스마트폰 사용자는 이미 2억9000만 명에 달했다. 그 덕분에 스마트폰 시장의 고성장 흐름을 타고 쑥쑥 크는 벤처기업이 잇따르고 있다. 중국의 유명 투자 기업인 칭커그룹이 최근 가장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 IT 기업으로 꼽은 중커촹다소프트웨어(Thunder Soft)도 그중 하나다.

중커촹다는 지난 10월 중순 발표된 2012년 투자 가치 50대 기업에서 전체 순위 4위, IT 부문 1위에 올랐다.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핵심 소프트웨어를 스마트폰 회사나 관련 칩 회사에 통째로 공급한다. 서울·도쿄·대만에 해외 지원센터를 두고 있다. 이 회사의 공동 창업자인 겅쩡창(38) 최고경영자(CEO)를 베이징 본사에서 만나 성공 비결을 들어봤다.
[중국] 겅쩡창 중커촹다소프트웨어 CEO의 성공 비결 “변화가 빠른 업종에 승부를 걸었죠”
미국발 금융 위기가 발발한 즈음에 창업했는데 실적이 좋다.

2008년 3월 중국과학원의 작은 연구실에서 창업한 이후 매년 평균 100% 이상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 중이다. 올해는 작년보다 150% 늘어난 2억 위안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미국의 퀄컴, 일본의 소니·샤프·NEC, 한국의 팬택계열 등 다국적기업들이 고객이다. 덩달아 직원 수도 800명으로 늘었고 내년 1월이면 1000명에 이를 것으로 본다. 내년 목표로 증시 상장도 추진 중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어느 정도의 수준인가.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폰은 물론 태블릿 PC와 인터넷 TV에 운용체제(OS)와 같은 기능을 하는 핵심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공급하는 게 주요 사업인데, 세계시장에서 경쟁사는 10여 개밖에 안 된다. 벤처캐피털은 물론 고객사인 퀄컴이 두 차례에 걸쳐 중커촹다에 지분 투자를 할 만큼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성공 비결은 뭔가.

아직 성공했다고 보지 않는다. 다만 고성장은 기술력과 빠른 시장 진입 덕분이다. 내가 석사과정을 마친 중국과학원의 지도 교수가 세운 리눅스 소프트웨어 업체 레드플래그리눅스 등에서 리눅스 연구에 10년 이상 몰두해 왔다.

같이 창업한 멤버들도 리눅스 전문가다. 영업을 뛰는 사람은 사장을 포함해 3명밖에 없다. 직원의 90% 이상이 연구원일 만큼 기술력을 중시한다. 당초 일본 기업에 리눅스 프로그램을 만들어 주는 것으로 시작했지만 창업 1년이 지난 2009년 초 안드로이드로 스마트폰 시장이 빠르게 옮겨갈 것으로 보고 승부를 걸기로 했다.

빠른 변화에 있는 업종에서 중소기업에 큰 기회가 있을 것으로 봤다. 당시만 해도 안드로이드에 승부를 거는 소프트웨어 업체는 거의 없었다.

중국에서 벤처기업인은 어떤 평가를 받나.

용기 있고 새로운 사상을 가진 존재로 젊은이들로부터 비교적 인정을 받고 있다.

하지만 얼마 전 중국에서 공무원 모집에 150만 명이 응시해 경쟁률이 9411 대 1을 기록했다는 뉴스가 나올 만큼 안정적인 직장을 찾는 젊은이들이 많은데.

중국에서 공무원의 복지가 적지 않은 편이어서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소통의 문제도 있다고 본다. 얼마 전 인재 채용 설명회를 위해 청두에 있는 대학에 갔다. 시작할 땐 좌석의 절반이 비어 있었는데 중소기업이야말로 자신을 단련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고 설명하고 회사의 비전 등을 소개하자 참석 학생들이 전화로 친구들을 불러 끝날 때에는 좌석이 모자랄 정도였다.

벤치마킹하는 기업이 있는가.

중국 최대 통신 장비 업체인 화웨이다. 기술을 선도하고 존경받고 국제화된 기업이기 때문이다.

창업하려는 후배들에게 조언한다면.

창업가로서 가장 중요한 건 집행 능력이다. 그다음이 전략과 인재 관리다.


베이징=오광진 한국경제 국제부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