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선 유난히 덩치가 큰 차를 선호하지만 자동차 마니아들은 반대로 ‘작지만 강력한 차’에 대한 동경을 갖고 있다. 차체가 작을수록 복잡한 도로의 빈틈을 치고 달리기가 용이하기 때문에 골프(폭스바겐)와 미니(BMW) 등이 의외의 인기를 끌기도 한다. 국산 메이커에서는 현대자동차 ‘벨로스터 터보’가 그런 아쉬움을 약간은 달래주고 있지만 전륜구동이라는 한계 때문에 다이내믹한 드라이빙을 만끽하는 데는 아쉬움이 있다. 8480만 원이라는 가격을 무시한다면 뉴 아우디 S4는 거리의 무법자가 될 만한 충분한 자격을 갖고 있다.
[카&라이프] 뉴 아우디 S4 라이트급 순발력, 헤비급 펀치력 갖춰
아우디의 대표적 콤팩트 세단인 A4의 고성능 버전인 S4의 콘셉트는 ‘콤팩트 사이즈·후륜구동 베이스·고배기량’이다. 일단 후드를 열면 좌우대칭형인 뱅크각(양쪽 피스톤이 이루는 각) 90도의 6기통 세로 배치 엔진이 심상치 않은 내공을 보여준다.

작은 차체에 어떻게 6기통을 우겨넣을 수 있었는지 신기할 지경이다. 뱅크각이 크다 보니 엔진 커버 양쪽 밖으로 흡배기 밸브 덮개가 툭 튀어나와 있는데, 이것을 빨간색으로 처리해 시각적 만족도를 극대화했다. 다만 제한된 사이즈에서 엔진이 차지하는 공간이 크다 보니 탑승 공간은 손해를 보는 면이 있다.
[카&라이프] 뉴 아우디 S4 라이트급 순발력, 헤비급 펀치력 갖춰
[카&라이프] 뉴 아우디 S4 라이트급 순발력, 헤비급 펀치력 갖춰
‘제로백’ 5.0초 … 슈퍼카 못지않아

외관에서도 라디에이터 그릴과 트렁크에 ‘S4’라는 글자가 빨간색 배경으로 씌어 있어 멀리서도 고성능 차량이라는 것을 인지할 수 있도록 했다. 실버 컬러의 사이드미러 커버 또한 S시리즈의 상징이다. 지상고를 낮추고 19인치로 ‘사이즈 업’된 무광 휠을 제외하면 그 외 일반형 세단인 A4와의 외양 차이는 최소화돼 있다.

운전석은 그리 넓지 않다. 시동을 끄면 운전대가 올라가고 시트가 후진하는 편의 장치는 없다. 따라서 스포츠카마냥 타고 내릴 때 약간의 곡예 자세를 감수해야 한다. 그나마 운전대 아랫부분이 평평한 D자형 커팅을 한 것이 다행이라고나 할까. 시동을 걸면 엔진회전계와 속도계 바늘이 끝까지 치솟았다가 제자리로 컴백하는 ‘웰커밍(welcoming: 환영 의식)’을 보여준다.

신형 모델이지만 엔진과 변속기 등 파워트레인은 기존 S4 그대로다. 슈퍼차저가 적용된 3.0TFSI 엔진의 힘은 차고 넘친다. 노멀 버전인 A4 2.0TFSI보다 57% 높은 최대 출력(333마력), 25% 높은 최대 토크(44.9kg·m)로 ‘제로백(0→100km/h)’ 5.0초를 실현했다.

0.1초만 더 낮았다면 슈퍼카 수준인 4초대가 될 뻔했다. 정숙성을 강조하는 세단과 달리 엔진음을 느낄 수 있도록 세팅돼 있는데, 음색은 강렬하면서도 묵직하다. 다만 콰트로(Quattro: 아우디의 사륜구동 시스템)의 지나친 안정감 때문에 후륜구동 특유의 휠 스핀, 등 뒤에서 떠미는 듯한 펀치력과 같은 거친 매력을 느낄 수 없는 것은 아쉬움이다.

고려할 점은 고성능에 대한 대가는 연비라는 것이다. 신(新)연비 기준으로 리터당 8.7km(복합)이지만 변속기를 ‘S(Sports)’로 바꾸고 밟아대면 연료탱크 눈금이 순식간에 떨어지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우종국 기자 xyz@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