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미헌의 리더의 스피치

미국에서 가수 싸이의 거침없는 행보가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요즘이다. 노래와 춤이 흥행하는 것은 별개로 하고 무엇보다 싸이가 보여주는 긍정의 카리스마다. 영어를 능숙하게 말한다기보다 자신 있게 말하고 당당하게 춤추며 지금의 상황을 충분히 즐기는 데서 오는 건강한 힘이 보는 사람을 연신 즐겁게 한다.

어떤 사람이 메시지를 전할 때 그 힘이 얼마나 강력하게 발휘되는지 받아들이는 사람의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 보자. 사람들은 어떤 메시지가 상당히 논리적이거나 혹은 가슴 뭉클하게 감성적일 때 마음이 움직인다.

문제는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생소한 메시지’일 때의 반응이다. 논리적으로도 감성적으로도 ‘어떻다’라고 말할 수 없을 때 사람들은 메시지의 주인공이 내뿜는 기(氣)의 정도에 따라 그 가치를 매기곤 한다.

즉 본능적으로 ‘이것이 내게 좋은 것이구나’ 혹은 ‘하찮은 것이구나’를 결정짓는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메시지를 전달하는 사람은 자신의 기가 충만해야 상대에게 그것을 매력적으로 어필하기가 쉬워진다.

서양에도 이런 면을 인정하는 심리학의 근거는 많다. 예를 들어 심리학의 한 측정 도구인 애니어그램에서는 사람이 생각하는 도구를 머리·가슴·장으로 구분한다. 이성과 감성 그리고 본능이라는 뜻이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라는 속담을 잘 생각해 보면 상대의 성공에 대해 내가 본능적으로 열세에 놓이게 됨을 스스로 느낀다는 뜻이다. 조직으로 돌아와 보자.

어떤 팀장이 일을 지시했는데 아무리 생각해 봐도 별로 해야 할 이유가 없다. 게다가 그 팀장이 내게 가슴 절절하게 설득한 것도 없다. 그런데도 왠지 협조해야 할 것 같은 이 기분은 무엇이란 말인가. 그것은 바로 본능이란 답이다.

어떤 상황에서 내가 이것을 따라야 하는지, 거부해도 되는지 몸은 정확히 안다는 것이다. 따라서 리더는 말할 때 자신의 충만한 기를 상대에게 전달하기 위해 스스로 에너지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리더의 스피치]메시지를 매력적으로 어필하려면 긍정의 기를 충만하게 채워라
심리학 용어에서 ‘자기 효능감’이란 말과 상통하는 뜻이다. 특정한 문제를 자신의 능력으로 성공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자기 자신에 대한 신념이나 기대감이다. 높은 자기 효능감은 과제에 대한 집중과 지속성을 통해 성취 수준을 높일 수 있다.

그 결과 긍정적인 셀프 이미지(self-image)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 감정에 몸의 에너지가 더해져 상대에게 전달되는 것이 바로 기(氣)라고 할 수 있는데, 여기서 내뿜는 강렬한 에너지가 바로 상대의 본능을 휘젓는 것이다. 그래서 리더는 먼저 자신이 말하고 행동하는 것에 대한 자신감과 확신이 있어야 한다.

겸손한 사람이 기가 있으면 자신을 낮춰도 기품이 느껴진다. 그러나 기가 빠지면 비굴하거나 초라하게 보이기 쉽다. 냉정하고 단호하게 말하는 사람이 기가 있으면 함부로 할 수 없는 카리스마가 느껴지지만 그에게서 기가 빠지면 사람들은 그의 거센말에 저항하거나 더 큰 카리스마를 내뿜기도 한다.

대화에서 기가 약한 리더는 눈빛이 흔들리거나 상대의 반응에 노심초사하는 표정을 짓는다. 혹은 말끝에서 에너지가 떨어짐으로써 거부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한다. 그러면 부하들은 더 이상 따를 힘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조용히 말하되 강하게 들리고 정중한 데도 힘이 느껴지고 그리고 친절하게 말하는 데도 기품이 느껴지는 것은 그의 기가 강하다는 뜻이 된다. 그것을 상대는 본능적으로 알아채고 기쁘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설득해야 하는 리더는 스스로 기를 충만하게 만드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리더의 스피치]메시지를 매력적으로 어필하려면 긍정의 기를 충만하게 채워라
[리더의 스피치]메시지를 매력적으로 어필하려면 긍정의 기를 충만하게 채워라
안미헌 한국비즈트레이닝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