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앞으로도 역경에 굴하지 않고 쉼 없이 소비자들을 위한 혁신적인 제품을 소개하겠습니다.”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인 IFA 개막을 이틀 앞둔 8월 29일(현지 시간) 독일 베를린 템포트롬 대극장 ‘삼성 모바일 언팩’ 행사에서 신종균 삼성전자 IM(정보기술·모바일) 담당 사장은 단호하고 자신감 있게 말했다. 역경이란 미국 법원 배심원 평결에 따른 소송 패배를 뜻한다는 게 일반적인 해석이다. 신 사장은 발언을 통해 법정에서의 승패와 별개로 시장에서 애플을 확실히 누르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날 행사에는 삼성과 애플의 특허 소송 때문인지 각국 취재진과 전자업계 관계자 등 1500여 명이 몰렸다. 신 사장은 이 자리에서 삼성전자의 하반기 야심작 ‘갤럭시 노트2’와 갤럭시 카메라, 아티브 시리즈 등 신제품을 직접 소개했다.
[Close Up]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 “특허 패배 절대 굴하지 않는다” 外
[Close Up]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 “특허 패배 절대 굴하지 않는다” 外
‘갤럭시 노트2’ 포함한 4개 신제품 선보여

신 사장은 애플과의 소송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다. 대신 삼성전자의 창조와 혁신을 강조했다. 갤럭스 노트2를 공개하는 자리에서 그는 “삼성은 지금까지 창조적인 새로운 카테고리를 창조하겠다고 말해 왔다”며 “갤럭시 노트2 역시 혁신적인 제품으로, 성공을 확신한다”고 했다. 신 사장은 애플을 포함한 경쟁사 제품들과 전혀 다른 특징을 가졌다고 자신했다. 그는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사람들의 생각과 느낌을 쉽게 나누고 즐길 수 있는 삼성만의 차별화된 스마트 기기를 지속적으로 출시해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신제품을 내놓을 때마다 애플의 ‘판매 금지 가처분 신청’과 ‘특허 침해 제소’ 공격을 받았지만 갤럭시 노트는 예외였다. 지금까지 그 어느 나라에서도 판매 금지를 신청하려는 움직임이 없었다. 3.5인치 화면의 아이폰보다 2배 이상 크고 전용 펜 등 다른 기능을 갖춰 디자인 특허 침해 논란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다. 물론 미국 법원 배심원 평결에서 ‘침해’ 평결이 나온 핀치 투 줌(두 손가락으로 화면을 확대·축소하는 기능)과 탭 투 줌(화면을 두 번 두드려 확대하는 기능)이 포함돼 있지만 디자인 측면에서는 독창성을 인정받고 있다.

갤럭시 노트2는 갤럭시 노트보다 여러 가지 면에서 업그레이드된 것으로 알려진다. 화면부터 5.5형(140.9mm)으로 갤럭시 노트(5.3형)보다 커졌다. 화면도 ‘HD 슈퍼아몰레드’를 탑재해 보다 선명해졌다. 갤럭시 노트의 가장 큰 특징이었던 S펜 기능도 더욱 강화했다.

신 사장은 이날 갤럭시 노트2와 함께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 계열 운영체제(OS)를 기반으로 한 ‘아티브’ 라인업도 소개했다. 스마트폰 ‘아티브S’와 태블릿 PC ‘아티브탭’, ‘아티브 스마트 PC’, ‘아티브 스마트 PC 프로’ 등 4개 제품을 선보였다.

또한 세계 최초로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 통신 모듈과 최신 안드로이드 OS인 젤리빈을 장착한 갤럭시 카메라도 함께 소개했다.

삼성전자가 모바일 언팩 행사에서 한꺼번에 여러 가지 제품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특허 소송 패배를 혁신을 통해 난관을 돌파해 나가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Close Up]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 “특허 패배 절대 굴하지 않는다” 外
[Close Up]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 “특허 패배 절대 굴하지 않는다” 外
[Close Up]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 “특허 패배 절대 굴하지 않는다” 外
이현주 기자 ch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