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지 랭킹

2012년 상반기 개봉한 영화의 흥행 순위가 발표됐다. 흥행 영화들의 뒤에는 배급사의 힘이 존재한다. 영화가 시작되기 직전 로고가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질 뿐이지만 사실상 영화 흥행에 미치는 영향력은 엄청나다. 복합 상영관(멀티플렉스) 체인을 보유한 대형 국내 배급사들과 할리우드의 막강한 자본·콘텐츠를 무기로 삼은 해외 직배사들, 덩치 큰 회사들 사이에서 약진을 노리고 있는 중소 규모의 다양한 배급사들의 경쟁 때문에 ‘국내 박스오피스는 배급사들의 전쟁터’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영화 배급사별 전국 관객 점유율 톱 10] CJ E&M, 10년째 1위 독주
1위를 기록한 CJ E&M은 2003년부터 줄곧 1위를 고수해 온 배급사다. 현재 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롯데쇼핑(주)롯데엔터테인먼트와 함께 국내 3대 배급사로 불리고 있다. CJ E&M은 계열사인 CJ CGV의 극장 점유율도 1위이고 배급사 자체의 자본도 막강해 많은 영화 제작에 투자하고 있다. 국산 영화 콘텐츠뿐만 아니라 할리우드의 대형 스튜디오인 파라마운트와 드림웍스의 콘텐츠까지 국내에 배급하고 있다.

2012년 상반기엔 국내 영화 흥행 순위 톱 10 중 ‘댄싱퀸’, ‘코리아’, ‘하울링’ 등 세 편과 외국 영화 흥행 순위 톱 10 중 ‘미션임파서블4’, ‘장화 신은 고양이’ 두 편을 배급했다. 전국 관객 점유율과 전국 매출 점유율에서 유일하게 20%대를 기록하며 2012년에도 굳건히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영화 배급사별 전국 관객 점유율 톱 10] CJ E&M, 10년째 1위 독주
한국소니픽쳐스릴리징브에나비스타영화(주)는 CJ E&M(27편 상영)의 절반도 안 되는 10편을 상영했지만 1700만 명의 전국 관객 수와 1443억 원의 전국 매출액으로 2위를 차지했다. 소니픽쳐스와 월트디즈니(브에나 비스타)의 합작으로, 초대형 블록버스터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유통했다. 또한 높은 퀄리티의 픽사 애니메이션을 배급하고 있다.

소니픽쳐스와 브에나 비스타의 통합은 그전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2012년 상반기 외국 영화 흥행 순위 톱 10 중 1위와 2위인 ‘어벤져스’, ‘맨 인 블랙 3’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까지 총 세 편을 상영했다. ‘어벤져스’는 관객 수 700만 명 돌파로 2012년 상반기 최고의 흥행 수익을 올렸다.

이어 3위는 롯데쇼핑(주)롯데엔터테인먼트로, 배급망인 롯데시네마는 국내 복합 상영관 체인 2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영화 산업에 투자한 기간은 비교적 짧지만 2008년에 ‘과속 스캔들’로 흥행을 성공시키면서 3대 배급사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2012 상반기 국내 영화 톱 10 중 3위의 ‘건축학개론’과 7위의 ‘후궁:제왕의 첩’ 두 편을 배급했다. ‘건축학개론’은 개봉 31일 만에 누적 관객 수 321만 명을 동원하며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제치고 한국 멜로 영화 역대 흥행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영화 배급사별 전국 관객 점유율 톱 10] CJ E&M, 10년째 1위 독주
이시경 인턴기자 ckyung@kbizweek.com

이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8월 13일 발행 872호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