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세계경제 상황이 상당 기간에 걸쳐 부동산·주식·금리상품 등 모든 자산에 긍정적 영향을 주긴 어려울 듯하다.

긍정의 힘은 실로 위대하다. 긍정의 힘은 열정 있는 삶을 만들고 사고를 미래 지향적으로 이끌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후 생활에 중요한 자산시장 전망을 이제는 막연히 긍정적으로 볼 수만은 없을 것 같다. 경제 환경이나 자산시장 여건이 예전에 비해 많이 바뀌었기 때문인데, 우선 세계경제 상황이 상당 기간에 걸쳐 부동산·주식·금리상품 등 모든 자산에 긍정적 영향을 주긴 어려울 듯하다. 우선 현안인 유럽 문제 해결에 많은 시간이 걸릴 것 같기 때문이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 담보대출) 부실 사태와 유럽 문제를 유발한 근본적 원인인 세계 교역 불균형 해소 방안 마련에는 각국의 이해가 엇갈리기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장기적 관점에서 자산시장을 조망해야 한다. 다만 장기 관점에서 보면 주식에 다소 더 관심이 간다. 우선 금리는 상당 기간에 걸쳐 하락 가능성이 높다. 각국의 재정지출이 제약된데 따라 돈만 풀릴 것 같기 때문이다. 미국 중앙은행 금리가 2014년까지 ‘0~ 0.25%’를 유지할 것으로 보여 국제적으로 절대 저금리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우리 금리는 늘 미국 금리 방향에 후행했기 때문에 현재보다 더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금리는 매우 느리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런 상황에서는 금리 수입으로 생활하는 쪽이 궁핍해질 것이다.

주택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의 어려운 상황도 꽤 길 것 같다. 주택 가격에 영향을 끼치는 주요 변수는 소득·금리·주택보급률·가계부채·물가·인구(가구당 인구수 및 가구 수)·지역개발 등인데 대부분의 변수가 여의치 않다. 가구 수 증가 속도는 떨어지고 주택 보급률은 2009년에 111%를 넘었다. 게다가 주거용 오피스텔 등을 더하면 주거할 집은 부족하지 않다.

주택 가격과 관련해 가장 큰 문제는 소득 대비 집값이 비싸다는 것이다. 2008년 기준 우리의 주택 가격은 소득 대비 7.6배로 미국 3.7배(2003년), 일본 5.7배(2004년)보다 매우 높다. 또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 부채 규모가 세계 최상위권인데, 이 때문에 집값 입지는 오랫동안 여의치 않을 것 같다. 총부채상환비율(DTI)이나 주택담대출비율(LTV)을 조정해 주택 자금을 대출해 주는 것은 집 없는 사람이 빚을 내 주택 보유자의 집값을 올려주라는 것과 다름없는 것이다.
[경제 산책] 먹구름 낀 자산시장
주식시장도 당장의 입지는 넉넉하지 않다. 국내외 투자가들이 의구심을 떨치지 않기 때문이다. 부연하면 세계경기가 불투명하기 때문에 기업 이익 전망에 대한 논란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주가는 기복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즉 주가가 상승하더라도 당분간 반등 성격의 상승이지 추세 상승으로 이어질 것 같지는 않다.

다만 주식이 장기 관점에서 보면 그래도 다른 쪽보다 다소 넓지 않나 싶다. 우선 주식의 수요 기반은 국내 수요에만 의존하는 부동산과 달리 국내 자금에 덧붙여 국제 자금이 가세한다. 또 현재의 주가가 기업 이익 대비 낮아 주가의 추가 하락 정도가 심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국내 기업의 국제 경쟁력이 높아 국제적 경기 위축 기간을 경쟁 국가 기업 대비 확고한 우위를 점하는 기간으로 삼을 수 있다. 이 때문에 긴 안목에서 자산 운용에 대한 사고를 정립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