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주가가 600달러를 넘나들기 시작했습니다.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사망한 2011년 10월 초만 해도 애플의 주가는 400달러를 밑돌았습니다. 과연 500달러를 돌파하겠느냐고 했는데 500달러를 돌파했고 550달러도 돌파하겠느냐고 했는데 돌파했습니다. 이제 600달러를 넘나들자 ‘700달러도 돌파할 것이다’, ‘1000달러까지 간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나스닥에 상장된 애플 주식의 시가총액은 5500억 달러를 오르내립니다. 우리 돈으로 620조 원쯤 됩니다. 2012년 대한민국 예산이 326조 원이죠? 그렇다면 거의 2년 치 예산에 해당하는 천문학적인 금액입니다.

애플의 주가가 700달러를 돌파할까요. 1000달러까지 갈까요. 전문가가 아니라 뭐라고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애플은 지금 절정을 맞은 것 같습니다. 아이폰-아이패드-아이팟 등 ‘아이 삼형제’로 전 세계에서 돈을 긁어모으고 있고 윈도 PC에 눌려 맥을 못 췄던 맥 컴퓨터도 맥북을 선봉으로 깃발을 날리고 있습니다. 애플 천하는 언제까지 계속될까요.
[광파리의 IT 이야기] 애플 전성시대 언제까지 갈까? 주가 1000달러 넘봐…윈도8이 변수
스티브 잡스 얘기부터 하겠습니다. 스티브 잡스가 사망하면 곤두박질할 것이라던 애플의 주가는 50% 정도 올랐습니다. 후계자인 최고경영자(CEO) 팀 쿡이 놀랍도록 잘하기 때문일까요. 아닙니다. 팀 쿡이 잡스를 능가할 수도 있겠지만 아직까지는 쿡이 보여준 게 거의 없습니다. 뉴 아이패드가 사실상 첫 제품인데 이것만으론 ‘잘한다’, ‘못한다’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애플 주가에는 스티브 잡스가 남긴 영향력이 반영되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팀 쿡이 능력을 발휘했다거나 잡스 사망 후에도 애플 조직이 전혀 흐트러지지 않았다고 보기엔 아직 이릅니다. 애플이 지금 잘나가는 게 스티브 잡스 시절의 연장이라면 애플의 미래는 ‘아이 삼형제’ 아이폰-아이패드-아이팟과 맥 컴퓨터의 경쟁력에 달려 있다고 봐야겠죠.

아이폰의 경쟁력이야 아직은 끄떡없습니다. 구글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안드로이드폰으로 삼성전자가 맹추격해 선두를 다투는 상황이긴 하지만 안드로이드폰은 ‘운영체제(OS)의 파편화’라는 약점이 있어 아이폰을 무너뜨리긴 어려울 겁니다. 경쟁하며 시장을 나눠 먹는 판세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봅니다. 노키아가 윈도폰으로 재기하느냐가 관건입니다.

아이패드. 현재로서는 애플이 보유한 최강의 무기입니다. 지난해 폰 메이커, PC 메이커들이 100종이 넘는 태블릿을 내놓고 아이패드에 도전했지만 거의 전멸했습니다. 이들이 판매한 태블릿을 모두 합해도 애플이 4분기에 판매한 아이패드 판매량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스티브 잡스 말대로 2011년은 ‘카피캣(복제품)의 해’가 아니라 ‘아이패드의 해’였습니다.

맥 컴퓨터도 잘나갑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왕국’인 한국에서도 맥북에어를 들고 다니는 사람이 부쩍 늘었습니다. 아이팟은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바통을 넘기고 밀려나겠죠. 아이폰이 밀릴 것 같지 않고 아이패드 아성이 난공불락이고 맥이 살아난다면 애플의 주가는 더 오를 수도 있습니다. 다만 애플이 공적이 돼 총공세를 받는 판세를 잘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하반기에 나올 윈도8이 최대 변수입니다. 윈도8은 PC와 태블릿 겸용 OS죠. PC와 태블릿에서 같은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작동 방식도 같다면 편리할 겁니다. 게다가 윈도폰의 메트로 유저 인터페이스(UI)를 적용하면 PC도 손가락 터치로 작동할 수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노키아의 운명도 윈도8에 달렸고 애플과 삼성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봅니다.



김광현 한국경제 IT 전문기자 khkim@hankyung.com

블로그 ‘광파리의 글로벌 IT 이야기’운영자·트위터 @kwang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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