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유로화의 종말 外](https://img.hankyung.com/photo/202102/AD.25518084.1.jpg)
벨기에 경제 주간지 기자로 오랫동안 활동한 저자는 유럽 내부의 시각으로 유로화 위기의 미스터리를 파헤친다. 2009년 후반 처음 유로존 위기가 터졌을 때 이를 진정한 위기로 인정한 전문가는 거의 없었다. 각국 지도자와 전문가들은 비이성적이고 무책임한 투기꾼과 탐욕에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수십 년 동안 누적된 문제가 폭발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재정 위기의 암세포가 순식간에 유럽 대륙을 먹어치웠다.
하지만 재정 위기 문제는 아주 작은 부분일 뿐이다. 미국과 영국의 재정 적자는 유로존 국가들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 이는 정부의 적자 예산이 유로화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보게 하는 유일한 요소가 아니라는 것을 잘 보여준다. 시장은 문제가 ‘통화연맹’ 자체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한 것이다.
유럽 단일 통화는 원래 정치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20세기 전반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경험한 유럽은 또 다른 비극을 막기 위해 유럽 통합을 모색하게 된 것이다. 1989년 독일 통일이 유로화 탄생의 촉매제가 됐다. 독일 통일을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던 프랑수아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은 뜻을 이루지 못하게 되자 헬무트 콜 독일 총리를 설득해 독일 통일을 인정하는 대신 통화연맹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 낸다. 프랑스는 단일 통화가 독일의 경제 패권을 무너뜨릴 것이라고 판단했다.
유로존의 통화 통합은 애초부터 불안정한 통합이었다. 유럽중앙은행은 유로존 전체를 대상으로 한 가상의 평균적인 경제 조건을 목표로 통화정책을 펼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그리스는 하루아침에 독일만큼 신뢰할 수 있는 A급 국가가 됐고 해외 자본이 물밀 듯 밀려들었다. 하지만 이제 잔치는 끝났다.
요한 판 오페르트벨트 지음┃정향 옮김┃320쪽┃골든북미디어┃2만 원
>>이동환의 독서 노트
위기에 처한 지구 살리기
>>산처럼 생각하라
아르네 네스 외 지음┃이한중 옮김┃252쪽┃소동┃1만3000원
여름이 되면 그해 여름이 관측 사상 가장 더울 것이라고 예측하는 일이 계속 되풀이된다. 태풍을 비롯해 각종 자연재해도 매년 규모가 커지고 있다. 또한 개발이라는 명분 아래 파헤쳐진 자연은 동식물들의 멸종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마디로 말해 지구는 위험에 처해 있다.
우리는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즉 우리의 머리는 이런 사실을 정확히 인식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이를 고치기 위한 행동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사람들은 우리 인간을 멸종시킬 수도 있는 이런 현실이 실제로 일어나는 것이 불안하고 불편해 이를 외면하고 싶어서일까? 그렇지만 외면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이는 더욱 큰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저자는 그 위험을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이렇게 현실을 느끼기를 거부하는 태도는 우리의 감성과 감각을 빈곤하게 만들어 우리 삶에 큰 피해를 끼친다. 또한 불안을 자극하는 데이터를 걸러내도록 함으로써 정보 처리와 반응 능력을 떨어뜨린다. 반응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가 적응하고 생존하는 능력이 감퇴된다는 뜻이다.”
이 책의 저자들은 이런 현실에서 지구를 살리기 위해
![[Book] 유로화의 종말 外](https://img.hankyung.com/photo/202102/AD.25518085.1.jpg)
그렇다면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일단 개개인이 우리가 하찮게 생각하는 다른 동물이나 생태계 구성원 입장에서 지구를 바라볼 것을 요구한다. 예컨대 내가 초록비둘기가 됐다고 생각하고 그 입장에서 현실을 바라보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초록비둘기는 이렇게 이야기할 것이다. “나는 열대우림에 살고 있어요. 그런데 내 울음소리에 대답해 줄 동료들이 없어졌어요. 그들이 전부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어요. 내 소리의 메아리만 들일 뿐이에요. 너무 무서워요.”
산도 한마디 보탤 수 있다. 인간이 산 자신의 피부에 해당하는 숲을 파괴하고 개발이라는 명목 하에 파헤치고 있어서 죽음에 이르고 있다고 말이다. 이 책의 제목 ‘산처럼 생각하라’는 이런 뜻을 가지고 있다. 우리 모두가 인간의 입장이 아닌 초록비둘기처럼 그리고 산처럼 생각해 보라는 얘기다. 그러면 지구를 살릴 수 있다고 말이다.
북 칼럼니스트 eehwan@naver.com
>>일의 미래
린다 그래튼 지음┃조성숙 옮김┃396쪽┃생각연구소┃1만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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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말하지 않는 중국 경제의 진실
셰궈중 지음┃홍순도 옮김┃352쪽┃지식트리┃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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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에 신뢰를 얻는 사람은 무엇이 다른가
니콜라스 부스먼 지음┃신현정 옮김┃244쪽┃갈매나무┃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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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물건
김정운 지음┃336쪽┃21세기북스┃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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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규 기자 sk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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