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대상(CEO) - 박근희 삼성생명 사장


소비자로부터 가장 신뢰받는 국내 보험회사 최고경영자(CEO)는 누구일까. 2012 대한민국 소비자 신뢰 보험 대상 CEO 부문에서 박근희 삼성생명 사장이 1위로 선정됐다. 박 사장은 지난해 12월 말 한경비즈니스가 온라인 리서치 기관인 마크로밀코리아에 의뢰해 전국 보험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29.2%를 차지하며 10%대에 그친 2위 그룹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1978년 삼성전관(현 삼성SDI)에 입사한 박 사장은 삼성전관 경영기획실장과 구조조정본부 경영진단팀장, 삼성캐피탈·삼성카드 사장, 삼성그룹 중국본사 사장 등 그룹의 주요 계열사를 두루 거친 삼성의 대표 CEO다. 삼성카드를 맡았을 때는 카드채 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했으며 중국 삼성 사장 시절에는 휴대전화와 발광다이오드(LED) TV 등의 중국 내 1위 달성에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올해 경영 방침을 ‘창의적 변화와 혁신, 도전’으로 정한 박 사장은 은퇴 시장과 부유층 시장, 해외시장 등 3가지 이슈를 중심으로 국내 1등 기업에서 ‘글로벌 일류 기업’로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2012 소비자 신뢰 보험] “은퇴·부유층·해외시장서 승부 건다”
소비자가 가장 신뢰하는 보험사 CEO로 선정된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금융회사는 무엇보다 신뢰가 중요한데, 이를 인정해 주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아시다시피 고객이 없는 회사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회사 구성원들의 행동 하나하나는 고객으로부터 항상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고객의 이익을 최우선시하고 고객의 신뢰를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이 작은 결실을 본 것으로 해석하고 싶습니다.

평소 소비자의 신뢰를 얻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요.

일하는 시스템, 일하는 자세를 고객 중심으로, 고객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노력합니다. 또 최고의 상품과 타사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계속 고민하고 있고요. 고객을 넘어 사회에도 기여하는 기업이 되기 위해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을 진행 중입니다. 단순한 기부보다 사회적 이슈를 해결하려는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 사회의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할 수 있는 저출산 및 청소년 문제 해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사장님께서는 평소 현장 경영을 강조하며 부임 후 전국 지점을 방문하셨는데요, 현장에서 특별하게 느낀 게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현장의 목소리를 듣다 보면 고객과 현장을 위해 제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깨닫게 됩니다. 다시 말해 현장에 모든 경영의 문제와 답이 있는 것이죠. 책상에 앉아 문제와 답을 찾으려고 하는데, 절대로 찾을 수 없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더 자주 현장을 찾아 임직원과 컨설턴트들을 격려하고 회사의 문제점과 함께 개선 아이디어를 찾아볼 생각입니다.

삼성생명은 부동의 국내 1위 보험사지만 해외 진출에서는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내 1등을 넘어 글로벌 일류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요.

삼성생명은 지난해 글로벌 일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3대 성장 사업으로 은퇴 시장과 부유층 시장, 해외시장을 정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올해는 3가지 성장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할 계획입니다. 이 가운데 해외시장은 현재 총 8개국, 12개의 해외 거점을 구축하고 있는데, 태국은 1997년, 중국은 2005년에 진출해 현지 합작법인을 두고 있습니다. 중국은 현재 베이징·톈진·칭다오 등 3곳에 설립돼 있는 분·공사를 계속 확대해 중국 전역에 기반을 갖춘 보험사로 발전시킬 방침입니다. 또한 태국에선 방카슈랑스 등 성장 채널과의 제휴를 적극적으로 모색할 예정입니다. 나아가 성장성이 높은 신흥 아시아 시장에도 진입할 계획입니다.

최근 100억 원 이상의 자산을 가진 부유층 공략에 나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존의 VIP 마케팅과 비교해 어떤 점이 다른가요.

삼성패밀리오피스는 프라이빗 뱅크(PB)보다 수준이 높은 자산 관리 서비스 중 최상위 모델입니다. 단순한 자산 관리에 그치지 않고 가업 승계, 자녀 관리, 명예 및 가치 관리, 커뮤니티 관리 등이 모두 포함돼 있죠. 한마디로 ‘경주 최부잣집’처럼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를 실천하는 명문가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가문 관리 서비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존경받을 수 있는 제2의 ‘록펠러’나 ‘카네기’ 같은 명망 있는 가문이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보험 업계가 ‘은퇴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는데요, 삼성생명의 전략은 무엇인가요.

우리 국민의 은퇴 자산(개인연금+퇴직연금)은 200조 원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18%에 불과합니다. 미국의 84%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치죠. 그래서 삼성생명은 은퇴 설계 모델을 제시하고 범사회적으로 은퇴 준비의 필요성을 공감할 수 있도록 국내 최대 규모의 은퇴연구소를 개소했습니다. 또 앞으로 맞춤 설계형 변액연금 보험 상품을 개발하고 노후 설계 서비스를 강화해 개인연금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방침입니다. 퇴직연금 또한 장기간 퇴직보험을 운영해 온 노하우를 기반으로 고객에게 더욱 가깝게 다가갈 생각입니다.

‘창의적 변화, 혁신, 도전’은 사장님의 경영 방침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변화와 혁신은 말은 쉽지만 실행이 어렵습니다.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말씀해 주십시오.

시장과 고객, 경쟁 상황을 남보다 먼저 읽고 변화하지 않는 기업은 생존이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저는 올해 신년사에서 “기회는 준비하는 자에게만 오는 것이다. 준비해 온 자만이 도전할 수 있고 도전하는 자만이 미래를 창조해 낼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미래를 위해 과거의 관행에서 탈바꿈하자는 것이죠. 또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남보다 빨리 움직여야 하는 만큼 스피드 경영 체제의 정착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같은 변화가 한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신뢰를 바탕으로 한 소통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직원 간, 부서 간의 보이지 않는 벽부터 깨뜨려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사장님은 삼성캐피탈·삼성카드 사장 등 그룹의 주요 계열사를 두루 거친 삼성의 대표 최고경영자인데요, 후배들을 위해 평소 어떤 자세로 직장 생활을 했는지 말씀해 주세요.

직장 생활을 할 때 좌우명은 상식과 순리입니다.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어려울 때도 있는데 상식과 순리, 두 단어로 문제에 접근하면 굉장히 쉽게 풀어낼 수 있습니다. 또 하나는 프로페셔널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맡은 분야에서 최고의 프로가 될 수 있도록 열정을 쏟아 붓고 항상 프로가 되기 위해 준비해야 합니다. 저뿐만 아니라 삼성생명의 모든 임직원과 컨설턴트가 프로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앞으로도 고객과 투자자 분들의 많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2012 소비자 신뢰 보험] “은퇴·부유층·해외시장서 승부 건다”
약력:1953년생. 76년 청주대 상학과 졸업. 95년 삼성전관(현 삼성SDI) 기획담당 이사. 2001년 삼성 구조조정본부 경영진단팀장 전무. 2003년 삼성 구조조정본부 경영진단팀장 부사장. 2004년 삼성캐피탈`삼성카드 대표이사 사장. 2005년 삼성그룹 중국본사 사장 겸 삼성전자 중국총괄 사장. 2010년 삼성생명 보험영업부문 사장. 2011년 삼성생명 대표이사 사장.


권오준 기자 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