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패션 아이템 마지막 회


필자는 이맘때면 새해 계획을 세우면서 빼먹지 않고 하는 일이 있다. 바로 그해 입을 속옷을 사두는 일이다. 과거 우리나라 남자들은 속옷에는 특히 관심이 없었다. “남자가 속옷에 신경 쓰면 바람이 난 것”이라는 속설을 아직도 두려워하는가. 그냥 매력 없고 게으른 남자로 취급받아도 괜찮은가. 남자들에게 속옷은 이제 단순히 패션이 아니다. 속옷은 남자의 기본이다. 기본은 갖추고 있는 남자여야 하지 않을까.
기본이 된 남자, 언더웨어에 충실하다
남자 속옷의 수명은 1년

입장을 바꿔 놓고 생각해 보자. 얼굴도 예쁘고 스타일까지 좋은 그녀의 속옷이 너무나도 낡고 후줄근하다면 홀딱 ‘깨지’ 않겠는가. 속옷에도 수명이란 게 있다. 보통 남자의 속옷은 1년이 수명인데 필자가 1년에 한 번씩 속옷을 다량 구매하는 것도 그 이유이기도 하다.

가끔 색이 변하거나 구멍이 나기 직전까지 입는 이들도 있는데, 그땐 스타일은 둘째고 위생상의 문제도 있으니 각별히 주의하길 바란다. 남자 속옷은 삼각 팬티인 ‘브리프’와 최근 가장 많은 이들이 선호하는 몸에 달라붙는 사각 팬티인 ‘드로즈’, 복서 팬티라고도 불리는 여유 있는 ‘트렁크’가 가장 대중적인 타입이니 취향과 체형에 맞게 고르면 된다.

또 최근 추워진 날씨에 내복처럼 입을 수 있는 발목까지 오는 ‘레깅스 팬티’도 인기 아이템이다. 속옷의 소재는 면 100%보다 5~10% 정도의 합성섬유가 혼합돼 있는 편이 신축성 면에서 더 편하게 느낄 수 있고 피부가 예민한 편이거나 가벼운 착용감을 원한다면 고기능 천연섬유인 ‘텐셀’이나 ‘모달’ 소재의 속옷을 택하면 된다. 식물에서 추출한 유기농 섬유이기 때문에 피부에 자극이 없으면서 면보다 가볍고 매끄러운 장점이 있다. 그 부드러운 촉감에 입는 순간 기분까지 좋아질 것이다. 땀이 많거나 장시간 사무실에 앉아 있어야 하는 비즈니스맨에게는 수분 흡수율이 좋은 ‘쿨맥스’ 소재의 속옷을 입는 것도 좋다.

필자는 속옷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하는 쪽이다. 혼자 사는 남자라면 속옷을 모았다가 세탁하는 게 대부분이고 아무래도 종류가 많으면 그만큼 여유 있게 돌려가며 입을 수도 있고 또 골라 입는 재미도 있기 때문이다. 홈쇼핑은 다양한 디자인의 속옷을 한 번에 패키지로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혼자 사는 싱글 남들이나 아직도 속옷을 사는 것이 번거롭게 여겨지는 남자들에게 더없이 좋은 수단이 아닐 수 없다. 홈쇼핑에선 노멀하고 심플한 디자인의 속옷이 대부분이어서 부담 없이 입을 수 있고 가격 또한 합리적이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이제 속옷에 조금 관심이 생겼다면 브랜드와 디자인에도 관심을 가져보길 바란다. 속옷이 너무 저렴한 가격대라면 선택하지 않는 편이 좋은데, 얼마 입지 않아 밴드가 늘어난다거나 세탁 후 모양이 틀어져 버리는 불상사가 생기기도 하니 적당한 가격대의 브랜드를 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물론 남성 속옷이라고 하면 ‘캘빈클라인’이 그 어느 브랜드에 비해 독보적인 브랜드이기는 하지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 최근 홈쇼핑에서도 인기리에 판매되며 인정받은 ‘겟 유즈드(1만 원대)’는 속옷 뒷면에 절개가 없는 전체 패턴이라 착용감이 우수한 제품들로 유명하다.

비슷비슷하고 수수한 디자인에 싫증을 느끼는 이들이 있다면 ‘리바이스’ 보디웨어(5만 원대)를 추천한다. 리바이스 특유의 데님 패턴 속옷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베스트셀러이며 위트 있고 재미있는 디자인은 기분 전환용으로도 그 몫을 다할 것이다.

일본 브랜드인 ‘에메필(2만 원대)’에는 여자 속옷만큼이나 화려하고 특이한 제품들이 가득하다. 보통 남자 속옷에서는 볼 수 없는 별이나 하트 무늬의 속옷은 기본이고 애니멀 프린트나 플라워 프린트의 속옷들도 있으니 이벤트를 위해 한번쯤 용기 내서 입어 보고 싶은 아이템으로 충분할 것이다.


황의건 오피스에이치 대표이사 h@office-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