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합병’이라고 말하면서 시너지와 경제 수익을 생각한다.
그러나 직원들은 과중 업무, 해고, 적대적인 낯선 사람들을 생각한다
.

인플루엔서(Influencer)는 말 그대로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이다. 인플루엔서의 이론적 기초를 제공한 것은 사회학자 앨버트 반두라 박사다. 그는 영향력의 대가들에게도 스승이었고 1970년대 중반에 이미 ‘사회학습 이론의 아버지’로 전설 같은 존재였다. 반두라 팀이 행했던 뱀 공포증 환자 치유 실험은 사람들의 사고방식을 바꾸는 법을 배울 수 있는 적합한 사례다.

반두라 박사는 뱀만 보면 온몸이 얼어붙는 공포를 느끼는 사람들에게 심리학과 지하실로 와 달라는 광고를 냈다. 피실험자들은 입구 앞에서 치료사가 뱀을 만지는 모습을 관찰했다. 치료사는 뱀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투명 용기를 열고 뱀을 어루만진 후 뱀을 들어 자기 무릎 위에 올려놓는다. 그 과정을 모두 지켜본 피실험자들에게 똑같은 행동을 할 것을 요구했다.

처음에 피실험자들은 여러 번의 시도 끝에 투명 용기를 열었고 재빨리 방에서 도망쳐 나왔다. 아무 해도 입지 않았다. 몇 번의 실험을 거친 후 그들은 뱀에 손을 댔고 나중에는 1.8m가 되는 보아 뱀을 붙들고 앉았다. 이 모든 과정은 고작 3시간밖에 걸리지 않았다.

뱀 공포증을 가진 사람들은 뱀을 만지고 대면하는 것에 대해 사실과 다른 근거를 믿고 있었다. 그들은 행동을 바꾸기 위해 ‘해야 할 가치가 있는가’, ‘할 수 있는가’라는 두 질문에 답을 내렸고 반두라 팀의 효과적인 생각을 전환하는 방법을 통해 성공할 수 있었다.

우리가 타인의 행동을 바꾸기 위해 사용하는 가장 일반적인 수단은 말로 하는 설득이다. 그러나 타인이 오랫동안 품었던 생각을 바꾸려면 구두 설득이나 토론할 생각은 버려야 한다. 가장 좋은 설득 수단은 직접 경험인데, 이는 인지 지도(cognitive map)를 변화시키는 방법 중에서도 가장 기본이다.

그러나 모두에게 체험시킬 수 없다면 대리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두 가지 방법을 사용해 반두라 팀은 몇 시간 만에 공포증 환자를 치료하는데 도움이 됐을 뿐만 아니라 2~3년도 안 돼 전면적인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주요 수단을 만들어 냈다.
[CEO 에세이] 인플루엔서가 되려면
사람을 말로 설득할 때 듣는 사람에게도 나와 같은 생각을 떠올리게 하는 말을 선택하고 전달하기가 매우 어렵다. 당신이 경영자이고 직원들에게 좋은 소식이 있다며 신이 나서 향후 계획을 이야기해 준다고 가정하자.

당신은 ‘합병’이라고 말하면서 시너지와 경제 수익을 생각한다. 그러나 직원들은 과중 업무, 해고, 적대적인 낯선 사람들을 생각한다. 이런 구두 설득은 여러 면에서 실패하게 되어 있고 이 결점은 효과적인 이야기와 다른 대리 경험으로 극복할 수 있다.

이야기를 구두 설득보다 효과적으로 만드는 또 다른 요소는 인간의 감정이다. 감동적인 이야기는 청자를 이야기의 흐름에 빠지게 하고 그의 감정을 자극한다. 드라마와 같은 생생한 이야기는 지적·감정적으로 우리 인생의 일부가 되는 대리 경험을 창출한다.

이 세 가지 프로세스를 통해 가장 편하고 쉬운 정신 지도 변화 도구인 적절한 이야기를 능숙하게 이용하는 기술을 연마해 어디에서나 인플루엔서가 되길 바란다.

김경섭 한국리더십센터그룹 대표
@kengim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