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REPORTⅠ] 재계 ‘공생 발전’의 모범 모델…‘최태원식 사회 공헌’이 뜬다
단순 기부에서 벗어나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자는 ‘최태원식 사회 공헌’이 뜨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주창하는 핵심 모델은 사회적 기업 육성이다. 비영리 조직과 영리기업의 중간 형태인 사회적 기업을 통해 취약 계층에게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자는 것이다.

협력 업체와의 소통과 교육을 중시하는 SK발 상생 경영도 ‘최태원식 사회 공헌’의 또 다른 모습이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사회 공헌의 표본”이라며 극찬한 ‘최태원식 사회 공헌’의 철학과 방식을 심층 취재했다.

함께 잘살자는 ‘공생 발전’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대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국내 대기업들도 저마다 ‘공생 발전’ 프로그램을 내놓으며 앞다퉈 나서고 있다.

이 가운데 SK그룹의 차별화된 사회 공헌 활동이 주목받고 있다. SK의 사회 공헌은 ‘최태원식 사회 공헌’으로 불러도 무방하다. “단순한 기부가 아니라 근본적인 해결에 도움을 줘야 한다”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철학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SPECIAL REPORTⅠ] 재계 ‘공생 발전’의 모범 모델…‘최태원식 사회 공헌’이 뜬다
‘최태원식 사회 공헌’은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전향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선 고 최종현 선대 회장 시절의 기부의 전통이 최 회장에까지 이어져 하나의 기업 문화로 자리 잡았다는 점이다.

최종현 선대 회장은 ‘통 큰’ 기부로 유명했다. 예를 들어 선대 회장은 생전에 공사를 시작한 울산대공원을 울산시에 기부하기로 약속했고, SK그룹은 선대 회장의 유지를 이어 받아 10년간 1020억 원을 들여 준공한 울산대공원을 울산시에 통째로 기부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당시 사회 공헌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칭송이 자자했다.

최 회장 역시 선대 회장의 유지를 따라 2010년 충남 연기군 세종시 은하수공원에 총 500억 원을 들여 화장시설을 준공한 뒤 세종시에 조건 없이 기부했다. 지난 8월에는 그룹의 소모성 자재 구매 대행(MRO) 자회사로, 연매출 1000억 원대인 MRO코리아를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해 재계에 잔잔한 충격을 던졌다.

다른 하나는 기업 사회 공헌 모델을 지속적으로 진화시켜 왔다는 것이다. 취약 계층 일자리 등 다양한 사회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사회적 기업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는 ‘최태원식 사회 공헌’의 핵심 중 핵심이다.
[SPECIAL REPORTⅠ] 재계 ‘공생 발전’의 모범 모델…‘최태원식 사회 공헌’이 뜬다
SK는 2009년부터 500억 원 규모의 사회적 기업 지원 기금을 조성해 ‘행복한학교, ‘행복을 나누는 도시락’ 등 다양한 유형의 사회적 기업을 육성하고 있다.

이는 “직접 물고기를 잡아주는 것보다 물고기를 잡는 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최 회장의 생각을 반영한 것이다.

최 회장은 “일회적인 기부 행위보다 취약 계층에 일자리를 제공해 자립 기반을 다질 수 있게끔 돕는 것이 기업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사회 공헌 방식”이라고 누누이 강조해 왔다.

SK는 그 일환으로 작년 1월 그룹의 ‘행복나눔재단’ 내에 사회적기업사업단을 꾸린 뒤 올해까지 500억 원의 기금을 조성했다. 앞서 사회적 기업 지원 전문 웹사이트 ‘세상(www.se-sang.com)’도 오픈했다. 사회적 기업의 역량을 강화하고 경영을 지원하기 위해 SK 임직원들로 ‘프로보노 자원봉사단’을 꾸리는가 하면 ‘SK상생아카데미’를 통해 온·오프라인 교육을 지원해 왔다.

SK그룹이 중소 협력 업체와의 ‘공생’을 위해 시행 중인 동반 성장 프로그램들도 중소기업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보다 근본적인 지원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SK 동반 성장 아카데미’는 재계 동반 성장의 모범 사례로 꼽힌다. 2006년 문을 연 ‘SK 동반 성장 아카데미’는 중소 협력 업체 최고경영자(CEO)와 중간 관리자 등을 대상으로 최신 경영 이론과 국내외 경제 정보 등을 교육한다.

SK가 사회 공헌의 일환으로 2009년 12월부터 매년 200억 원을 출연해 SK미소금융재단을 운영하고 있는 것도 ‘최태원식 사회 공헌’에서 빼놓을 수 없다. 지난 8월까지 재단이 영세 자영업자 등에 지원한 대출금은 260억 원에 달한다. 현재 전국 13곳에 지점을 두고 있는 재단 측은 연말까지 경북 울진군과 충남 서산시에 추가로 지점을 열고 지점망을 15개로 확충할 예정이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국내에서는 최태원 회장과 SK그룹이 사회적 기업 모델의 표본이 되고 있다”고 칭찬한 바 있다. 이는 매우 이례적인 일로 ‘최태원식 사회 공헌’이 재계 ‘공생 발전’ 흐름을 선도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 수 있는 사례다.

취재=권오준 기자 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