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 Up] 권오현 삼성전자 DS사업 총괄사장

“모바일 반도체도 삼성전자가 1등”
지난 9월 29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개최된 ‘삼성 모바일 솔루션 포럼 2011’. 이날 행사에 참석한 기자들은 권오현 삼성전자 DS(디지털솔루션)사업 총괄사장의 입을 주목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을 이끄는 수장이 직접 밝히는 ‘미래 반도체 산업’에 대한 전망과 1등 기업 삼성전자의 전략을 듣기 위해서였다.

권 사장은 이날 차세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칩을 개발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새로운 모바일 D램과 메모리카드 기술, 세계 최소형 카메라 센서 등의 개발 완료 소식도 전했다. 새로운 모바일 관련 반도체 기술들을 적용한 신제품은 2012년 3월 출시 예정인 ‘갤럭시S3’를 통해 선보일 계획이다. 이날 발표한 기술 가운데 핵심인 스마트폰용 모바일 AP(Exynos4212)는 기존 갤럭시S2에 비해 25%가량 빨라진 속도를 구현할 첨단 부품이다.
“모바일 반도체도 삼성전자가 1등”
세계 최초로 머리카락 굵기의 4000분의 1 수준인 30나노급 공정의 차세대 모바일 D램도 소개됐다.

새로운 AP 칩과 반도체를 결합하면 스마트폰으로 초당 3200곡을 한꺼번에 전송하고 영화는 초당 6편 정도를 전송할 수 있다.

그동안 스마트폰의 약점이었던 데이터 전송 속도 문제를 가뿐하게 뛰어넘는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이로써 기존 반도체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바람을 타고 급성장 중인 모바일 반도체 부문에서도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됐다.


삼성전자 ‘반도체 신화’ 주인공

권 사장은 이날 “D램 업계는 기술력 있는 회사와 없는 회사 간의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며 “삼성전자는 모바일과 D램 모두 경쟁사에 비해 최소 1세대에서 2세대까지 앞서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권 사장은 또 모바일 반도체 시장 1위 고수를 위해 적극적인 인수·합병(M&A) 의지도 밝혔다. 비즈니스 사이즈에 비해 M&A에 소극적이었던 모습에서 탈피하겠다는 뜻이다. 권 사장은 또 향후 모바일 반도체 사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파운드리 사업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권 사장은 삼성전자 반도체 성공 스토리의 1등 공신이다. 1992년 처음으로 일본을 제치고 64메가 D램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을 때 개발팀을 이끈 이가 바로 권 사장이다. 이후로도 권 사장은 반도체 산업의 불모지로 인식되던 시스템 반도체(비메모리) 부문으로 이동해 글로벌 1위 품목 5개를 만들어냈다. 삼성전자의 미래 반도체 사업 방향 전환과 관련해 권 사장의 발언이 주목받는 이유다.

삼성전자 반도체를 글로벌 1등으로 만든 주역이 LCD사업부까지 겸임하는 DS사업 총괄사장으로 임명된 건 삼성 내부에서도 주목할 만한 사건이었다. 핵심 부품인 반도체와 완제품(세트)의 시너지를 높여 적자의 수렁에 빠진 LCD사업부를 정상화하라는 게 그에게 내려진 특명이다.

권 사장은 삼성전자 임원 가운데서도 ‘실용’을 중시하는 스타일로 유명하다. 엘리베이터를 대기시켜 놓는다거나 부서 탐방 같은 형식적 행사는 질색한다는 게 주변의 말이다. 총괄사장 임명 후 LCD사업부의 회의도 확연히 줄어들었다고 한다. “회의 준비만 하면 도대체 일은 언제 하느냐”는 게 그의 말이다.

장진원 기자 jjw@hankyung.com
“모바일 반도체도 삼성전자가 1등”
“모바일 반도체도 삼성전자가 1등”
“모바일 반도체도 삼성전자가 1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