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트 모스버그와 카라 스위서를 만나다

월트 모스버그와 카라 스위서. 광파리가 좋아하는 정보기술(IT) 칼럼니스트들입니다. 신문에 가끔 글을 쓰는 우리 식의 ‘칼럼니스트’가 아닙니다. 쉽게 말하면 ‘전문기자’나 ‘대기자’입니다.

모스버그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칼럼니스트이자 이 신문이 발행하는 ‘올싱스디지털(All Things Digital)’이라는 인터넷 매체의 책임자이기도 합니다. 1947년생이니까 한국 나이로 65세입니다. 하얀 염소수염이 인상적이죠.

카라 스위서는 올싱스디지털 에디터(편집장)이자 기자입니다. 실리콘밸리에 관한 기사에서 독보적이라고 할 정도로 유명합니다. 특종 기사를 많이 쓰죠. 애플에 관한 기사는 빠르면서도 정확합니다. 1962년생, 한국 나이로 50세입니다.

최근 두 사람을 만났습니다. 올싱스디지털이 오는 10월 홍콩에서 개최하는 아시아D 콘퍼런스 홍보 차 방한한 두 사람을 신라호텔에서 만나 얘기를 들었습니다. 신선하고 유익한 만남이었습니다.

이들이 최고의 기자로 인정받는 이유, 월스트리트저널과 올싱스디지털이 기자들에게 요구하는 엄격한 윤리 강령, 이동 중에도 어디서든 기사를 써서 올리는 새로운 미디어 형태 등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스위서한테 특종 기사를 많이 쓸 수 있는 비결이 뭐냐고 물었습니다. 답변은 평범했습니다. “실리콘밸리에서 15년, 테크놀로지(IT) 분야만 20년 취재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알게 된 것이 가장 큰 자산인 것 같습니다.” 스위서는 에디터와 기자로서 윤리 강령을 지킨다는 말도 했습니다.

특종과 윤리 강령. 이 둘이 무슨 관계가 있을까요. 모스버그가 보충 설명을 했습니다. “우리가 제보를 많이 받는 것은 글(기사)을 정확하고 공정하고 독립적으로 쓰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회사 경영진한테 말 못할 이야기를 우리에게 해주기도 합니다. 독자들은 우리가 항상 공정하고 진실하고 사실에 기반해 기사를 쓴다는 사실을 압니다.” 좋은 기사를 쓰니까 제보가 많이 들어온다는 얘기입니다.

최고의 매체가 사무실도 없다?
월터 모스버그(오른쪽)과 카라 스위셔 IT칼럼니스트, 올씽디지털 공동 편집장 겸 설립자 기자 간담회 /신경훈 기자  nicerpeter@..
월터 모스버그(오른쪽)과 카라 스위셔 IT칼럼니스트, 올씽디지털 공동 편집장 겸 설립자 기자 간담회 /신경훈 기자 nicerpeter@..
모스버그가 얘기하는 도중에 스위서가 끼어들었습니다. “리빙소셜이 티켓몬스터를 인수했다는 기사가 방금 떴네요.” 대한민국 최대 소셜 커머스 업체가 미국 2위 업체한테 먹혔다는 얘기입니다.

깜짝 놀라 스위서의 노트북을 들여다봤습니다. 올싱스디지털 기사입니다. 11시 40분. 나중에 확인해 보니 국내 어느 매체가 11시 32분에 첫 기사를 날렸고 미국에서는 올싱스디지털이 맨 먼저 보도했습니다.

다음날 또 놀랐습니다. 스위서가 티켓몬스터 신현성 대표 인터뷰 기사를 써서 올려놓았더군요. 다음날엔 삼성전자 본사를 방문해 취재한 내용을, 이어 페이스북 최고경영자 마크 저커버그의 누나가 페이스북을 떠난다는 독점 기사도 올려놓았습니다.

모스버그와 스위서를 만난 날 올싱스디지털 홍콩 주재원과도 잠깐 얘기를 나눴습니다. 모스버그는 뉴욕에서 일하고 스위서는 실리콘밸리에서 일할 텐데 어떻게 협업하느냐고 물었습니다.

“올싱스디지털은 함께 사용하는 사무실이 없습니다.” 모스버그를 포함해 기자가 9명인데 사무실이 없다? 다시 물어봤는데 그렇다고 합니다. 이들은 모바일 오피스와 인터넷 협업을 체득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김광현 한국경제 IT 전문기자 khkim@hankyung.com
블로그 ‘광파리의 글로벌 IT 이야기’운영자·트위터 @kwang82
http://blog.hankyung.com/kim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