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을 파는 스페셜리스트’

[서평] 엉터리 전문가 꿰뚫어 보기
정보 과잉의 시대가 되면서 특정 분야에 밝은 전문가들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조언이 참일 확률은 사실 그리 높지 않다. ‘네이처’와 ‘사이언스’ 같은 유명 저널에 실리는 과학 논문도 엄격한 기준으로 검증하면 절반 이상이 엉터리다.

의사들은 6번에 한번꼴로 환자를 오진하고 오진의 절반가량이 실제적인 피해를 가져온다. 시장 평균 이상의 수익률을 확신하며 특정 금융상품을 권하는 재테크 전문가들은 시장 평균 이상의 수익률을 올린 적이 거의 없다.

저자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대중매체가 자주 인용하는 소위 ‘전문가’라고 불리는 자들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다양한 사람들이 이 범주에 속한다.

미국 주요 신문을 조사한 결과 ‘전문가’로 인용된 사람의 절반은 과학자나 다른 종류의 공식적인 연구자다. 하지만 나머지 절반은 컨설턴트와 단속 경찰, 공공보건 담당 공무원, 최고경영자, 작가, 운동선수 코치, 재무 분석가, 기업과 비영리 시민단체의 임원들이 차지했다. 이들은 전문가라는 타이틀에 어울리지 않게 단편적이고 혼란스러운 조언을 내놓는다.

편견과 부패가 오류를 만들어 낸다. 주식 중개인들은 해고 통지서를 받지 않기 위해 새 고객들을 찾아내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한다. 이들에게는 올바른 것이 항상 직업적으로 성공하는 최선의 방책이 되지 않는다. 의사들도 환자를 부추겨 불필요하거나 값비싼 검사를 받게 한다.

전문가들의 엉터리 조언이 솔깃한 이유는 따로 있다. 그것은 우리의 세계관과 잘 들어맞고, 상식적이며 우리의 삶을 더 쉽게 해주고, 부담되는 문제에 해결책을 제시한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이런 것들 중 어느 것도 전문적인 조언이 옳을 확률을 높여주지 않는다.

이 책은 전문가들의 거짓말을 꿰뚫는 법도 제시한다. 우선 단순하고 보편적이며 확정적인 조언은 일단 의심해 보는 것이 좋다. 이를테면 ‘커피를 마시면 수명이 늘어난다’처럼 폭넓은 효과를 약속하고 짧고 듣기 좋은 신문 기사 제목 형태는 엉터리일 가능성이 높다. 새롭고 놀랍게 보이는 연구 결과도 대부분 엄격하지 못한 적은 연구 또는 종종 단 한 건의 소규모 실험에 바탕을 둔 것일 가능성이 높다.

장승규 기자 skjang@hankyung.com


장사는 차별화다
[서평] 엉터리 전문가 꿰뚫어 보기
조질 웨일린 지음/박선영 옮김/276쪽/21세기북스/1만4000원

대형 유통점과 맞서 살아남은 미국의 숨어있는 슈퍼스타 소매점 25개의 성공 비결을 분석했다. 월마트는 미국 전역에 990개의 유통점과 2600개의 슈퍼센터를 운영하며 유통시장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다.

하지만 소규모 자영 소매점에도 여전히 기회가 있다. 저자가 엄선한 25개 성공 점포의 공통점은 차별화다. 이들은 다른 가게와 똑같아 보이지 않고, 똑같이 행동하지 않으며, 똑같은 제품을 취급하지 않는다. 이를 통해 고객에게 잊을 수 없는 쇼핑 경험을 선사한다.


중국은 무엇으로 세계를 움직이는가
[서평] 엉터리 전문가 꿰뚫어 보기
가오셴민 외 지음/오수현 옮김/283쪽/글로연

중국인의 눈으로 본 중국 경제의 성장 비결과 미래상이다. 중국 국영 CCTV의 간판 경제 프로그램인 ‘경제30분’의 내용을 담았다.

개혁개방 이후 20년간 중국의 발전상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각종 자료를 취합하고 전·현직 경제 관료와 일반 시민들을 광범위하게 취재했다.

저우샤오촨 인민은행 총재 등이 성장 과정에서 겪은 진통과 어려움을 생생하게 들려주고 발전 방향을 제시한다. ‘메이드 인 차이나’, ‘A주’, ‘위안화’, ‘닷시엔(.cn)’, ‘13억 인구’, ‘개혁개방’ 등 6개 키워드가 핵심이다.


나누고 쪼개도 알 수 없는 세상
[서평] 엉터리 전문가 꿰뚫어 보기
후쿠오카 신이치 지음/김소연 옮김/240쪽/1만3000원

철학하는 과학자로 유명한 저자의 생명 탐구서다. 인간은 태생적으로 무언가를 잘게 쪼개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보려고 한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해서는 그 본질을 알 수 없다. 저자는 더 미세하게, 더 마이크로적인 관점으로 세상에 잣대를 들이대는 과학자들은 결국 세상을 잘못 보고 있다고 말한다.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 진실은 아니며 세상의 많은 부분들은 인간이 만들어낸 것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저자는 의인화와 비유를 통해 생명의 심연을 그려낸다.


경제·경영 베스트셀러 (3.31~4.6)

1. 빌딩부자들/성선화 지음/다산북스/1만3000원
2.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장하준 지음/김희정 외 옮김/부키/1만4800원
3. 실행이 답이다/이민규 지음/더난출판/1만4000원
4. 리딩으로 리드하라/이지성 지음/문학동네/1만5000원
5. 나쁜 사마리아인들/장하준 지음/이순희 옮김/부키/1만4000원
6. 디퍼런트/문영미 지음/박세연 옮김/살림Biz/1만5000원
7. 언씽킹/해리 벡위드 지음/이민주 옮김/토네이도/1만6000원
8. 재테크의 거짓말/홍사황 지음/위즈덤하우스/1만3000원
9. 나는 세계일주로 경제를 배웠다/코너 우드먼 지음/홍선영 옮김/갤리온/1만3800원
10. 쿨하게 사과하라/정재승 외 지음/어크로스/1만4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