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풍문에도 주가가 크게 흔들리자 연초의 낙관적 전망은 자취를 감췄다. 이런 상황에서 낙관적인 견해를 밝히는 사람은 경박하기 짝이 없는 무분별한 부류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1분기가 마무리된 시점에서 주식시장을 돌아보면 주식 투자에서는 이벤트 사안보다 경제의 큰 흐름을 잘 살펴야 한다는 점을 다시 일깨워 준다.

지난 1월 중 주식시장은 전년의 상승세가 이어지며 낙관론 일색이었다. 일각에서는 연내 주가지수를 2700선까지 내다보는 등 강한 의견이 속출했다. 그러던 주가가 2월 초 이후 하락했다.

더욱이 선진국 주가가 줄곧 상승하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주가 하락은 투자가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 이어 발생된 중동에서의 정치적 혼란에 따른 유가 상승과 일본에서의 지진 여파는 주식시장을 파국으로 치닫게 했다.

유가가 곧 150달러로 치솟을 것 같다는 외신 보도는 판단력을 흐리게 했고, 일본에서의 원전 사고는 투자가들을 공포에 빠뜨렸다. 이 때문에 하루에도 주가지수가 100포인트 정도 하락하는 등 전혀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주식시장이 내몰렸다.

이렇게 되자 일각에서는 그리스 등 남유럽 국가의 부채 문제가 이 상황에서 불거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이처럼 작은 풍문에도 주가가 크게 흔들리자 연초의 낙관적 전망은 자취를 감췄다. 이런 상황에서 낙관적인 견해를 밝히는 사람은 경박하기 짝이 없는 무분별한 부류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가는 3월 중순 이후 회복돼 4월 1일 주가지수는 2121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1월에 기록했던 연중 최고치 2119를 넘어선 것이다. 투기적인 것으로 비춰질 정도로 주가가 빠르게 회복됐는데, 이러한 결과는 반사적으로 그간의 투자 판단 지침이 단편적이었던 점을 반성하게 한다.

즉 중동 사태나 일본 지진이란 이벤트 사안에 몰입해 실물경제의 큰 흐름을 간과했던 것이다. 물론 그간 큰 주가 기복이 전 세계적으로 그러했기에, 그런 양태를 주가의 속성으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지난 2월 초~3월 중순까지 주가가 단순 상황론에 매몰됐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주식시장이 잠시나마 냉정을 잃었다는 점은 다음 사례에서도 찾을 수 있다. 우선 이번의 여러 부정적 사안에도 불구하고 세계경제는 여전히 굳건하다는 점이다. 글로벌 인사이트(Global Insight)에 따르면 이번 사태에 따른 일본의 성장률 저하 정도는 0.13%포인트 정도이고 올해 세계성장률은 3.71%로 추정되고 있다.

3.71%는 직전 세계 성장률 예상치 3.72%와 비교할 때 차이가 없다. 사실 이 정도의 성장률이라면 세계경제는 활달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는 1970년 이후 세계 성장률 평균치 3.5%보다 높기 때문이다.

더구나 분기별 세계 성장률(전 분기 대비 연율)이 1분기 3.7%에 이어 2분기 4.2%, 3분기 4.3%, 4분기 4.5%로 꾸준히 높아질 것으로 추정되는 점은 긍정적이다. 부연하면 세계경제에 의존하는 우리 경제에는 무척 다행스러운 것이다.

실물경제가 긍정적인 점은 국내 상장기업 이익에서도 엿보인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상장 기업(상위 50사 기준)들의 1분기 영업이익은 23조6000억 원으로 지난해 4분기 20조5000억 원보다 크게 늘어날 것 같은데 2분기 25조5000억 원, 3분기 28조2000억 원으로 추정된다.

시간이 갈수록 기업 이익이 늘어날 듯한데, 통상 주가 추이가 기업 이익 추이와 동행했던 점을 참작하면 현재의 주식시장 상황은 원만한 것이다. 달리 표현하면 기업 측면에서의 주가는 추가 상승 여지가 크다. 이 때문에 주식 투자에서는 이벤트 사안보다 경제의 큰 흐름을 냉정하게 파악했으면 싶다.

덧붙여 거론하고 싶은 것은 특정 사안에 따른 파문이 크면 이에 대한 반작용적 대응 방안도 있을 것이란 점이다. 즉 1분기 중 거론된 이벤트 요인으로 경제가 부담을 받았더라도 구조적 관점에서 크게 고심할 것은 아니라고 여겨진다.

파문이 크면 2001년 9·11 이후, 또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각국이 대대적 대응책을 마련했던 것과 같은 대응책이 마련됐을 것이기 때문이다. 정리하면 1분기 중 주식시장 상황은 이벤트란 허상과 경제의 큰 흐름을 잘 구분해야 주식 투자에서 성과를 얻는다는 점을 인식시킨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향후 주식시장은 원만할 듯하다.

[경제 산책] 주식 투자 잘하는 법
신성호 우리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

1956년생. 82년 고려대 통계학과 졸업. 97년 고려대 대학원 통계학과 석사. 81년 삼보증권 조사부. 84년 대우경제연구소 증권조사부. 2002년 우리증권 리서치센터장. 2006년 동부증권 법인본부장. 2010년 우리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