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국제도시의 어제와 오늘

[송도의 천지개벽…기업 몰린다] 갯벌 위 우뚝 선 첨단도시…투자 '봇물'
지난해 말 송도국제도시의 인구가 4만 명을 넘어섰다. 2005년 첫 아파트 입주가 시작된 이후 5년 만이다. 현재 2단계 개발 사업이 진행 중인 송도는 하나의 개별 도시로 기능할 수 있는 모든 인프라 구축이 완료된 상태다.

특히 올 들어 송도행을 선택하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새로운 활력이 넘치고 있다. 서해안 갯벌을 메워 만든 국제도시 송도가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지로 본격적인 날개를 펴고 있는 것이다.

송도국제도시의 역사는 1994년 인천의 명소인 송도 유원지 앞쪽 바다에서 매립 공사의 첫 삽을 뜨면서 시작됐다. 이어 2003년 정부가 송도를 영종도·청라지구와 함께 국내 최초의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했다. 송도를 국제비즈니스와 지식정보산업의 중심 도시로, 영종도는 항공물류 허브 및 해양레저 도시로, 청라지구는 국제관광·레저 도시로 각각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세계 최대의 민간 주도 도시 개발 사업

송도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곳은 미국 게일 인터내셔널과 포스코건설의 합작회사인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가 터지면서 투자 유치가 난관에 부닥쳐 한때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송도는 사업 부지가 5340만㎡(1615만 평)에 달해 세계 최대의 민간 주도 도시 개발 프로젝트라는 기록도 갖고 있다.

송도는 상전벽해의 현장이다. 갯벌뿐이던 이곳에 독특한 디자인의 고층 건물들이 속속 들어서 시간을 건너뛴 첨단 미래 도시의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송도국제도시의 대표적인 랜드마크는 65층 높이의 동북아트레이드타워(NEATT)다.

내년 완공 예정으로 현재 75%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송도에서는 어딜 가든 이 건물을 볼 수 있다. 보는 위치에 따라 건물 모습이 달라지도록 디자인됐다. 세계 1위 네트워크 장비 업체인 시스코의 글로벌 연구·개발(R&D)센터 입주가 확정되는 등 외국 기업의 관심도 쏠리고 있다.
[송도의 천지개벽…기업 몰린다] 갯벌 위 우뚝 선 첨단도시…투자 '봇물'
NEATT 바로 옆에는 송도의 가장 대표적 주거 공간인 초고층 주상복합 ‘더# 퍼스트월드’가 자리 잡고 있다. 64층 높이의 타워형 건물 4개 동과 판상형 8개 동으로 구성된 최첨단의 친환경 주거 단지다. 109~393㎡형(33~119평형) 아파트 1600여 가구와 46~132㎡형(14~40평형) 오피스텔 1000여 실이 입주해 있다.

명품 주거 단지에 걸맞은 독특한 외관 설계가 눈길을 끈다. 단지 내에 폭 16m, 길이 35m로 설치된 수로가 흘러 기존 아파트 단지와 차별화된 친환경 주거지로서의 면모를 선보인다.

NEATT 주변으로는 국제업무지구라는 특성에 맞게 국내외 기업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컨벤션센터와 호텔이 포진해 있다. 지난 2008년 8월 완공된 컨벤시아는 총면적 14만2149㎡의 초대형 컨벤션센터다. 건물 내 기둥이 하나도 없는 무주(無柱) 공법을 적용했다.

삼각형 모양의 외관은 산이 많은 한국 지형을 표현한 것이다. 세련된 디자인과 위용 때문에 개관 이후 롯데·현대차 등 주요 기업의 광고와 뮤직 비디오 촬영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 컨벤시아는 다양한 국제회의와 세미나·전시회 등을 열 수 있는 다기능 회의실과 전시장을 갖추고 있다. 20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연회장과 최고급 오디오, 비디오 지원 시설도 완비돼 있어 국제 행사 개최지로 손색이 없다.

특급 호텔인 쉐라톤 인천 호텔도 2009년 문을 열었다. 품격 있는 휴식과 비즈니스 활동 공간이다. 송도와 영종도를 연결하는 인천대교를 이용하면 인천공항에서 차로 15분 거리다. 이 호텔은 건물 전체가 비흡연 구역이며 미국그린빌딩협의회의 친환경 건물 인증(LEED) 획득을 겨냥한 국내 첫 친환경 호텔이기도 하다.

22층 클럽라운지는 서해와 인천대교의 절경이 한눈에 펼쳐지고 다이닝 레스토랑 ‘FEAST’, 아시안 레스토랑 ‘MIYABI’와 ‘YUE’, 이탈리아 레스토랑 ‘BENE’에서는 다채로운 맛의 향연을 즐길 수 있다.

NEATT 뒤쪽으로는 대규모 녹지 공간인 센트럴파크가 펼쳐진다. 공원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1.8km 길이의 인공 수로가 가장 큰 자랑거리다. 물의 도시로 유명한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벤치마킹했다.

바닷물을 끌어들여 만든 이 수로를 따라 작은 배를 타고 가며 편안한 휴식을 즐길 수 있다. 센트럴파크는 일반 공원보다 3배나 많은 2000억 원의 건설비가 투입됐고 개발 기간도 3년이나 소요됐다.

지난해 8월 문을 연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도 빼놓을 수 없는 휴식 공간이다. 이곳은 송도국제도시 안에 있는 국내 유일의 도심형 프리미엄 골프클럽으로, ‘골프계의 전설’인 잭 니클라우스가 18홀 전체를 직접 설계한 시그니처 골프코스다.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은 토너먼트 티 기준 7300m가 넘는 쉽지 않은 골프 코스이지만 티가 두 개이고 다양한 전략을 구사할 수 있어 핸디캡에 관계없이 모든 골퍼들이 즐길 수 있다. 매력적인 클럽하우스와 최고 수준의 골프 연습 및 교육센터, 실내 수영장, 스파, 전용 미팅 룸 등을 갖추고 있다. 지난해 아시아 최초로 미국 남자프로골프협회(PGA) 챔피언스 투어가 이곳에서 열렸다.
[송도의 천지개벽…기업 몰린다] 갯벌 위 우뚝 선 첨단도시…투자 '봇물'
지난해 채드윅 국제학교 문열어

국제 비즈니스 도시가 갖춰야 할 필수 요건 중 하나가 교육 인프라다. 자녀 교육은 비즈니스맨들의 초미의 관심사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현재 송도에는 채드윅 국제학교가 운영되고 있다. 지난해 9월 문을 연 이 학교는 수도권에 들어선 첫 외국 교육기관이다.

1935년 설립된 미국의 명문 사학 채드윅 스쿨은 로스앤젤레스 외곽에 본교가 있으며 2009년 졸업생 가운데 83%가 미국 상위 10%의 명문 대학에 진학했다. 송도 채드윅 국제학교는 유치원과 초등학교 5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4년의 총 12학년 과정으로 운영되며 전체 정원 2080명 충 최대 30%까지 내국인 입학이 가능하다.

대학 캠퍼스도 속속 문을 열고 있다. 가장 먼저 인천대가 지난 2009년 인천 구도심 도화동에서 송도로 캠퍼스를 완전히 이전했다. 작년 개교한 연세대 국제캠퍼스에서는 6개 학부가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해외 대학으로는 오는 9월 뉴욕주립대 스토니브룩캠퍼스 개교가 예정돼 있다.

교통 여건도 편리해지고 있다. 송도는 글로벌 비즈니스에 최적의 입지를 갖추고 있다. 인천공항에서 차를 타면 인천대교를 통해 15분 만에 송도에 도착할 수 있다. 서울 강남 지역도 차로 45분 거리다. 지난 2009년 인천지하철 1호선이 연장 개통돼 송도국제도시를 관통한다.

최근 송도의 변화를 주도하는 있는 것은 국내외 대기업들이다.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신사옥 포스코이앤씨타워를 짓고 국내 대기업으로는 처음 송도로 본사를 옮겼다. 이 건물은 혁신적인 설계 기법을 적용한 최첨단 친환경 오피스 빌딩이다. 5층까지 개방된 호텔 수준의 로비 등 최상의 업무 환경과 편의 시설을 자랑한다.

이어 작년 말 롯데그룹이 1조 원을 투자해 백화점과 대형 마트, 아이스링크 등을 갖춘 초대형 복합 쇼핑몰 건립 계획을 내놓았다. 인천지하철 1호선 인천대역 인근 상업지역에 들어설 롯데의 복합 쇼핑몰은 총면적 22만㎡ 규모로 2015년 완공 예정이다.

롯데가 신도시에 복합 쇼핑몰을 짓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국에 29개 점포를 두고 있는 롯데백화점은 송도 쇼핑몰 개발을 통해 점포 부지난을 타개하고 수도권 영업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대기업들의 송도 투자는 최근 삼성그룹의 바이오메디파크 조성 계획 발표로 더욱 가열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삼성은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키우고 있는 바이오시밀러 공장을 송도국제도시 내 바이오연구단지에 짓기로 했다. 완공까지 2조1000억 원이 투입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장승규 기자 sk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