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천진의 남성 upgrade_43

적절한 음식 섭취는 건강 유지에 필수 조건이다. 현대인들은 운동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의식적으로 음식을 절제하지 않으면 과식에 따른 다양한 대사성 질환을 일으킬 가능성이 예전보다 높아졌다. 그 결과 비만·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으로 신체 기능과 성능력도 약해지게 된다.

더욱이 과식이 비만의 전적인 원인은 아니지만 대표적인 비만 원인이라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이번 호에서는 과식을 막기 위한 식습관을 소개한다. 쉬운 것 같지만 음식을 천천히 조금씩 잘 씹어 먹는 것이 과식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보통 음식이 입을 통해 식도를 거쳐 위장으로 들어가 공복감과 포만감을 느끼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식욕은 뇌의 간뇌, 특히 간뇌의 시상하부라고 불리는 곳에 있는 섭취중추와 포만중추가 식욕의 상승과 억제를 조절한다.

즉 공복감과 포만감은 위장이 아닌 뇌에서 최종적으로 조절하는 것이다. 섭취중추가 자극을 받으면 공복감이 느껴져 저절로 음식이 먹고 싶어지게 하고 그와 반대로 포만중추가 자극을 받으면 포만감이 느껴져 식욕이 억제돼 음식 섭취 행동을 중단하게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과도한 스트레스와 불규칙한 식습관을 계속하다 보면 이 둘 간의 조절 균형이 깨져 아무리 먹어도 포만감을 느끼지 못해 음식 섭취를 신체 활동량 에너지보다 많게 하는 것이다. 보통 포만중추는 위장에 음식물이 들어가 위액 분비가 활발해진 뒤 20분쯤 후부터 활동한다.

그런데 구강 내에 들어온 음식을 잘 씹지 않고 위장으로 급하게 내려 보내면 미처 포만중추를 자극하지 못하므로 20분간 쉴 새 없이 위로 음식을 넣게 되어 과식하게 되는 것이다. 비만인 사람들은 보통 음식을 잘 씹지 않고 급하게 먹는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법으로 음식을 천천히 오래 씹어 먹는 ‘저작법’이 있다.

천천히 조금씩 잘 씹어 먹어야

[메디컬 칼럼] 과식은 ‘성능력의 저하’ 부른다
저작법은 ‘한 번 입 속에 들어온 음식은 천천히 30회 이상 씹고 넘기는 것’이다. 음식을 천천히 잘 씹어 먹는 것이 뇌의 발달과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과식을 방지하고 성인병을 예방해 건강하고 정력적인 몸을 만드는 일에도 효과적이다.

만약 조금 과식한 것 같다는 느낌이 들 때는 그냥 방치하지 말고 가벼운 산책이나 빨기 걷기, 줄넘기, 철봉운동 같은 유산소운동으로 불필요한 에너지를 비축하지 말아야 한다. 보통 나이가 들면 불필요한 에너지원이 복부에 쌓이는 복부 비만으로 나타난다.

그런데 실제 성행위는 복부 근육을 중점적으로 사용하게 된다. 비뇨기과 의사인 필자는 임상에서 배 나온 정력가를 한 번도 보지 못했다. 과식으로 비만이 되면 불필요한 지방이 복부의 내장지방과 피하지방에 모두 쌓이고 장운동이 수월하지 않게 되고, 복부 근육이 처지게 된다.

배가 나오면 척추의 앞뒤를 받치고 있는 근육들의 균형이 무너지게 돼 척추 질환이 생기고 허리 운동이 수월하지 않아 정력이 떨어지고 섹스에서 여성에게 만족스러운 성감을 제공할 수 없게 된다.

필자의 성클리닉에서는 대부분의 비만을 동반한 발기부전 환자에게 먼저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을 권유한다. 다른 특이 질환이 없을 때에는 대부분 이 처방으로 적어도 6개월 뒤에 성기능을 회복하는 것을 관찰했다.

비만을 동반한 성기능 저하는 성적인 자신감 결여로 성적 수행 능력이 원래보다 평가절하돼 있다. 그러나 한 번의 만족스러운 섹스를 경험하면 성적 열등감의 악순환에서 쉽게 빠져나올 수 있다. 섹스는 과식하지 않고 약간 배고플 때 하는 것이 발기 능력이나 성감에 효과적이다.

[메디컬 칼럼] 과식은 ‘성능력의 저하’ 부른다
박천진 강남 J비뇨기과 원장
www.manclinic.com

1991년 연세대 졸업. 비뇨기과 전문의(전립선·남성의학). 미국·대한비뇨기과학회·남성과학회·전립선학회 정회원. 세브란스병원 외래교수. 전 수도통합병원 비뇨기과과장. 강남J비뇨기과 대표원장(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