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리
서울시가 ‘서울의 자랑스러운 한국 음식점’으로 지정한 ‘한미리’는 ‘2010년도 대한민국 요리 대경연 대회’에서 일반 단체 부문 대상을 수상했고 한 포털 사이트의 네티즌들이 뽑은 맛있는 음식점 1위에 오르기도 했다.1992년에 개업한 한미리의 ‘한’은 순 우리말로 ‘크다’라는 의미이고 ‘미리’는 ‘용’이라는 의미인 ‘미르’에서 유래한 것으로 ‘커다란 용’이라는 뜻이다.
음식 솜씨가 좋은 시할머니와 시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솜씨로 지금도 흰 가운을 입고 주방에서 일일이 음식 맛을 살피는 이남숙 대표는 자랑스러운 전통 궁중 음식을 세계에 알리려는 의지로 한국인의 입맛은 물론 세계인의 입맛을 감동시키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살아 숨 쉬는 듯 싱싱한 식재료들과 천연 양념으로 맛을 낸 음식들로 고객의 건강까지 고려한다.
음식 맛은 전통 궁중요리에 바탕을 두되 다양한 소스를 활용해 외국인의 입맛에도 맞을 만큼 현대의 맛도 가미하고 있다. 그래서 전통 궁중요리지만 지나치게 무겁지 않으면서 품격을 유지한 그 맛이 때로는 귀엽고 재치 넘치는 사람을 만난 양 유쾌하다.
물김치를 곁들인 단호박죽·샐러드·탕평채·냉채·잡채·신선로·연어쌈·산적류·새우잣즙무침·전유화(저냐)에 이어 식사가 제공되는 비교적 가벼운 요리가 점심 특선 코스 요리로 준비된다.
저녁 코스 요리는 여기에 전복죽·쇠고기찹쌀구이·갈비찜·유자청수삼채·보쌈김치·육회·자연송이구이·전복찜·삼합초·궁중신선로·활바닷가재회·메로구이·식사로 이어진다. 이런 예스러움이 배어 있는 음식들은 품격 있는 무형문화재 이봉주 선생의 놋그릇과 단아한 전통 도자기의 그림처럼 곱게 차려 낸다. 곱게 채 썬 수삼을 유자청으로 버무린 수삼채는 유자향과 수삼향이 어우러진 맛과 향의 향연이고, 갖은 해산물과 견과류를 골라 먹는 보쌈김치의 은은하고 깊은 맛, 오방색 천으로 바느질한 조각보처럼 차려낸 신선로, 하얀 도자기에 수놓듯 차려 내는 구절판, 연어를 감싼 양상추의 아삭거림이 입 안을 간질이는 연어 양상추 말이, 대하의 맛과 향을 제대로 살린 대하구이, 불향을 잔뜩 머금은 너비아니의 맛과 향을 즐기다 보면 외국 언론에서도 칭송할 수밖에 없는 자랑스러운 우리의 음식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긴 코스로 이어지는 음식으로 둥실둥실해진 허리가 걱정스러운데 밥반찬으로 나온 매콤한 초고추장을 곁들인 낙지와 두릅회, 입 안 가득히 향으로 채워주는 송이버섯 장아찌의 매력에도 빠지지 않을 수 없다.
두릅 한 젓가락에 걸려 온 봄기운을 온몸으로 받아들이고 후식으로 나온 두텁떡을 한입 베어 물 때 계피향도 참 즐겁다.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우리의 음식을 혀로만 즐기는 것이 아닌, 오감으로 즐기는 진정한 맛이 한미리에 있다.
영업시간 : 11:50~14:30, 17:50~20:30
메뉴 : 리정식 점심특선 2만3000원, 미정식 점심특선 3만 원, 미정식 3만9000원, 한정식 4만8000원, 한미리정식 5만8000원, 궁중정찬 7만5000원, 수라정찬 8만5000원, 세종정찬 11만 원, 대전어상 15만 원
위치 : 서울시 강남구 대치동 968-5
문의 : (02)556-8480
백지원 푸드 칼럼니스트 bjwon911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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