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실적별 식품 업체 톱10
삼성경제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식품 산업은 세계시장 규모가 4조 달러로 반도체 산업의 15배에 달하는 거대 산업이다. 식품 업계와 정부는 ‘한식의 세계화’를 부르짖으며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고심하고 있지만 아직 네슬레나 크래프트 등 글로벌 식품 기업에 비해 국내 식품 기업의 매출 규모나 영업 이익률은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국내 업체 중 식품을 해외에 가장 많이 수출한 곳은 어디일까.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2010년 식품 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에서 생산해 해외로 수출한 식품은 2009년 총 20억2800만 달러어치에 달한다.
업체별로 수출 규모가 가장 큰 기업은 의외로 국내 굴지의 식품 업체가 아닌 대한항공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이 2009년 수출한 식품은 1억1000만 달러어치 규모다. 수년간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대한항공의 식품 판매는 다름 아닌 기내식에서 비롯된다.
대한항공 기내식은 보세 구역에서 생산돼 하늘에서 소비되기 때문에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집계한 국외 출하액에 포함됐다. 대한항공이 생산한 기내식의 약 60%는 대한항공이 운항하는 비행기 소비되고 나머지는 싱가포르항공·에어프랑스 등 해외 항공사에 판매된다.
대한항공 기내식센터는 하루 최대 5만8136인분을 생산하고 있다. 현재 대한항공은 비빔밥 등 한식 메뉴를 포함한 기내식을 약 46개 해외 항공사에 공급하고 있고 해외 항공사에서 올리는 매출액은 약 4000만 달러 수준이다.
품목별로 수출액 최고는 ‘수산물’
2위인 삼양사는 82년 장수 기업 삼양그룹의 주력 회사로, 설탕과 밀가루를 주로 생산한다. 라면 업체인 삼양식품과는 무관하다. 삼양사는 2009년 1억 달러의 수출 실적을 기록했고 현재 월 6000톤 정도의 설탕을 중국과 홍콩 등지에 수출하고 있다. 이 밖에 밀가루와 프리믹스 등을 일본·싱가포르·중국·홍콩 등지에 수출하고 있다.
국내 식품 업계 매출 1위인 CJ제일제당은 수출 실적에서는 3위에 올랐다. 밀가루와 설탕 외에도 각종 양념과 가공식품을 전 세계에 공급해 2009년 7310만 달러의 실적을 올렸다.
2006년부터 해외시장 진출을 본격화했으며 불고기·갈비 등 고기 양념장은 미국·일본·중국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러시아에 ‘다시다’를 수출하기 시작했으며 멕시코 등 중남미 시장에서 현지 할인 매장과 입점 계약하고 햇반·고기양념장·만두 등을 공급하고 있다.
4위는 세계 최다 참치 선단을 보유한 원양 기업 사조그룹의 계열사 사조CS가 차지했다. 사조그룹은 2004년 신동방, 2006년 대림수산, 2007년 오양수산을 인수하면서 명실상부한 종합 식품 기업으로 성장했다.
수산 부문에서는 사조산업·사조CS·사조대림·오양수산이 통합 관리해 수익을 늘리고 있다. 참치 조업 선사인 사조CS는 횟감용 참치 어획량의 95%를 일본에 수출하고 있다. 2009년 수출 6840만 달러를 기록한 사조CS는 현재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해외에서 ‘신라면’으로 유명한 농심은 5위를 차지했다. 농심은 1996년 중국 상하이에 첫 해외 공장을 설립·가동하고 1998년 중국 칭다오에 농산물 가공·수프 생산 거점을 마련했다. 또한 2000년 중국 삼양공장, 2002년 제2 칭다오공장, 2005년 미국 LA 공장을 준공했다. 지난해 ‘둥지 쌀뚝배기’를 16개국에 수출하는 한편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사무소를 개설했다. 현재 해외 70여 개국에 라면을 수출하고 있다.
식품 세부 품목별로 수출 실적을 보면 수산물 가공품(어류)이 1억6500만 달러로 수출액이 가장 컸다. 이 밖에 백설탕, 즉석 섭취 식품(도시락), 폴리에틸렌 및 폴리프로필렌, 수산물 가공품(기타)순으로 수출액이 많았다. 최근 초콜릿 가공품, 유탕면류(봉지라면) 등 품목은 전년 대비 5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이진원 기자 zino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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