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대우 받나

회사의 매출을 책임지고 있는 영업인 만큼 그들에 대한 대우는 남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업종별·회사별·개인별 편차가 워낙 심해 평균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들기는 쉽지 않다. 영업직의 특징은 타 부서에 비해 연봉이 낮게 책정돼 있지만 인센티브 비율을 높여 성과에 따른 탄력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인크루트가 발표한 2010년도 직종별 평균 연봉을 보더라도 법인영업 평균 연봉(3500만 원)은 경영기획·전략(3916만 원)이나 영업기획(3571만 원)보다 낮게 나왔다. 그러나 경영기획·전략을 제외하면 영업직의 평균연봉은 비교적 높은 편이다. 기술영업(3538만 원), 해외영업(3426만 원), 영업기획 등은 평균 연봉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업종별로 보면 당연히 덩어리가 큰 전기·전자 장비, 중공업 등이 연봉이 높고 소비재는 비교적 낮은 편이다. 회사별로도 업계 1위와 그 아래 업체들 사이의 간극도 크다. 같은 회사 내에서라도 요즘은 개별 연봉 협상이다 보니 같은 직급, 같은 연차라도 연봉이 다르다.

난이도 높을수록 보상은 커

[영업직의 재발견] 기술·해외 영업직 연봉 ‘상위권’
회사의 브랜드 파워가 큰 기업일수록 영업인 개인에 대한 보상은 줄어든다. 대개 현대중공업이나 삼성전자처럼 큰 업체가 수주에 성공했을 때 굉장한 보상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이는 개인적인 역량에 따른 것이 아니라 회사 전체의 역량이 집중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대우조선해양 영업부서 출신의 한 인사는 “영업이 회사의 핵심”이라는 것에는 동의했지만 처우에 대해서는 “영업직원 개인을 보고 물량을 주는 것이 아니라 회사를 보고 하는 것이므로 굳이 그 사람이 아니더라도 수주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성과급이 그리 높지 않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도 반도체·휴대전화 등 부문별로 차등 지급되는 PS(Profit Share:삼성그룹의 성과급제도)가 큰 비중(최대 연봉의 50%)을 차지하지 개인적 역량에 따른 PI(Profit Incentive:개인별로 지급되는 성과급) 비중(최대 월급의 150%)은 크지 않은 편이다.

반면 장비·소재 등 비교적 중소규모 업체에서는 영업직의 인센티브 비율이 높은 편이다. 회사의 브랜드 파워가 높지 않으면 영업 직원 개인의 인적 네트워크에 따라 영업력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같은 B2B라도 꾸준히 매출이 나는 소모성 부품은 인센티브가 연봉의 20~30% 수준이지만 단일 제품으로 10억 원이 넘어가는 장비들은 인센티브가 연봉의 50%에 이르기도 한다.

경쟁이 심한 장비들은 성공에 따른 인센티브가 연봉만큼 되기도 한다. 식음료 분야에서는 주류·담배의 인센티브 비율이 높다. 커리어케어 소비재팀 이영미 상무는 “식품은 15%가 평균인데, 주류와 담배는 최대 연봉의 35%까지 받기도 한다”고 전했다.

인센티브 외에 커미션 베이스(commission base)도 있다. 수주에 성공했을 때 수주액의 일정 비율을 가져가는 것이다. 이를테면 제품 판매에 성공하면 2%의 커미션을 받는다는 식이다. 100억 원짜리 장비를 팔면 성공 보수가 어마어마해지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종류의 영업은 굉장히 시간이 오래 걸리고 성공이 쉽지 않다는 특징이 있다.

대기업 내 B2B 영업직의 대우가 생각보다 높지 않은 것은 이직률이 낮다는 점을 이유로 들 수 있다. 거래가 활발해야 제품 가격이 오르듯 이직률이 높아야 몸값도 많이 오를 테지만, 대기업은 개인적 역량보다 회사의 역량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직률이 높지 않다.

우종국 기자 xyz@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