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다이스 카지노의 ‘부활’

현재 국내 카지노 입장객은 200만 명을 넘어섰고 전국에는 17개, 이 중 서울에는 3개의 카지노가 성업 중이다. 1968년에 관광산업 육성 정책에 따라 설립된 파라다이스워커힐카지노(이하 파라다이스)는 2005년까지 서울에서 유일한 카지노로 독보적 지위를 유지해 왔다.

파라다이스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 업체로 서울을 포함해 인천·부산·제주도 등 총 5개의 사업장을 운영해 왔다. 하지만 2005년 그랜드코리아레저(GKL)의 세븐럭카지노가 서울의 강남과 힐튼호텔에 문을 열면서 2006년 이후 입장객이 크게 감소했고 영업익도 크게 줄어들어 과거의 명성을 잃어갔다.

세븐럭의 시장 진입으로 2006년에는 테이블 순매출액이 2500억 원 수준에서 2000억 원 수준으로 급감했고 2008년까지 고정비를 커버하기 급급한 업체로 전락했다. 2006년 영업익은 이전의 4분의 1 수준인 149억 원으로 하락했고 이후 독점 시절의 영업익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었다. 경쟁 카지노가 서울 중심부에 자리하고 있는 반면 광진구 광장동에 있는 파라다이스는 입지 조건이 불리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파라다이스가 신생 업체 GKL에 마케터 등 카지노 전문 인력을 지속적으로 빼앗긴 것도 영업 적자의 이유로 보고 있다. VIP 고객 정보를 가진 마케터 1명이 매년 수십억 원에서 수백억 원의 매출을 창출할 정도로 이들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는 2006년부터의 실적 하락을 완전히 극복하고 독점 시기의 영업이익을 웃도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2010년 4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32.8% 증가했고 순이익은 전년 동기 49억 원 적자에서 31억 원 흑자로 전환했다.

중국에서 직접 ‘모시고 오는’ 마케팅

[비즈니스 포커스] 중국 VIP 마케팅 ‘올인’…영업이익 회복
이 같은 성과는 손님들의 베팅 수준을 반영하는 드롭(drop)이 전년 동기대비 23.1% 증가했고 업소의 승률을 반영하는 홀드(hold)도 전년 동월 13.6%에서 15.9%로 상승하는 실적을 보였기 때문이다.

2011년에는 드롭액이 전년 대비 9% 증가한 2조4000억 원, 테이블 순매출이 전년 대비 17.4% 증가한 3357억 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97% 증가한 657억 원 수준을 기대하고 있다.

파라다이스가 이와 같이 기세를 높일 수 있었던 배경은 중국 VIP 중심의 영업이 성공했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파라다이스의 주요 고객은 일본 관광객이었다.

하지만 중국의 경제 성장으로 해외여행이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중국인 중에는 도박을 좋아하는 부자 고객들이 많아 카지노 업계에서는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파라다이스는 경쟁사와 차별화된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중국인을 대상으로 직접 마케팅을 대대적으로 벌여 왔다.

파라다이스의 VIP 마케팅은 중국 현지 거주지에서부터 서울 카지노 영업장까지 직접 모셔 오는 ‘도어 투 도어’ 서비스로 입지적 약점을 극복했다. 파라다이스를 찾는 중국인은 2005년까지만 해도 전체 방문객 수의 25.6%였지만 2010년에는 55.8%까지 늘어나면서 명실상부한 최대 고객층이 됐다.

일반 관광객이 아닌 ‘직접 모시고 온’ 중국 VIP는 파라다이스 드롭액의 89.5%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으로 지난해 6월부터 신용카드로 칩을 살 수 있게 된 것도 실적 상승에 한몫했다.

파라다이스는 늘어나는 중국인 고객에 대비하고 영업 효율화를 위해 영업장 확장을 워커힐호텔과 협의 중이다. 주말 및 성수기에는 80% 이상의 가동률을 보이며 현재 영업장이 혼잡하기 때문이다. 피크 타임대에 객장 혼잡으로 마케터들이 고객을 나눠 유치하고 있는 상황이다.

확장 면적은 현재 영업장(3176㎡)의 30% 수준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승호 신영증권 연구원은 “올해 카지노 업계의 주요 이슈는 ‘게임 기구의 증설’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진원 기자 zino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