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에 외국인 학교 개교

[컴퍼니] 2012년 첫선…외자 620억 투자돼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에 전남 지역 최초의 외국인 학교가 2012년 문을 연다.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메이플립교육재단이 초·중·고 학생 1500여 명이 다닐 수 있는 외국인 학교를 2012년에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 내 순천시 신대지구에 개교할 계획이다. 메이플립교육재단은 이를 위해 외자 620억 원을 투자하며 6만6000㎡에 달하는 학교 부지는 순천에코밸리가 무상으로 제공한다.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에 외국인 학교를 설립하는 메이플립교육재단은 1995년 중국 다롄에 최초로 외국인 학교를 설립해 현재 이 지역에서 21개 국제 학교 및 외국인 학교를 운영 중인 교육재단이다.

8000여 명의 학생들이 재단이 설립한 학교에 재학 중이며 지금까지 3000여 명의 졸업생 중 40% 이상이 세계 상위 200위권 대학에 진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에는 캐나다 원어민 교사 260명을 포함해 총 1100여 명의 교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외국인 학교의 입학 자격은 외국인 자녀와 3년 이상 외국에서 거주한 경력을 가진 국내 학생으로 제한하고 있다. 내국인 학생은 정원의 30%까지 입학이 허용되고 있는데, 시·도 교육감이 규칙으로 정하면 50%까지 입학할 수 있다.

교육비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참고로 메이플립교육재단이 중국에서 운영하는 외국인 학교의 교육비는 초등학교 연간 1만 달러, 중학교 연간 1만2000달러 수준이다. 국내 학력은 내국인이 국어와 사회 교과를 각각 연간 102시간 이상 이수하면 인정받을 수 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전 교육과정이 영어로 이뤄지며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BC) 주 정부가 인증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운영될 계획이라는 것이다.

모든 수업은 영어로 진행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은 외국인 학교의 효과에 대해 두 가지 측면에서 기대하고 있다. 첫째, 외국 기업이 우리 지역에 투자하려고 할 때 고려하는 조건 중 하나가 외국인 자녀의 교육 문제인데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외국에서 인증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시설 좋은 외국인 학교가 지역에 있다면 외국인들의 투자를 유인하는데 매우 유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 한국의 학생들이 많은 비용을 들여 외국으로 유학을 갈 필요가 없어 유학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광양청 관계자는 “이곳에서는 외국인들과 함께 외국 학생들의 교육과정을 영어로 공부할 수 있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굳이 부모 곁을 떠나 외국에서 공부할 필요가 없다는 이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에는 46개의 외국인 학교에 1만1300여 명의 학생들이 재학 중이며 경제자유구역 안에 있는 외국인 학교와 국제 학교는 총 3개다. 대구 국제 학교는 지난 8월 개교, 현재 운영 중이고 인천 송도국제학교는 지난 9월 개교했으며 청라 외국인 학교는 내년 8월 개교할 예정이다.

광양청 관계자는 “이번에 들어설 신대지구 외국인 학교는 학생 정원이 1500명으로 규모와 시설에서 국내 최대급”이라고 설명했다.

참고로 일반적인 국제 학교와 외국인 학교의 큰 차이점은 외국인 학교는 영어로 수업한다는 점이며 두 학교 모두 입학 자격이나 국내 학력 인증 조건 등에서 큰 차이가 없다. 학교를 설립하는 주체는 외국인 학교가 외국인, 비영리 외국법인, 국내 학교법인으로 정하고 있으며 국제 학교는 비영리 외국 법인으로 정하고 있다.

한편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과 메이플립교육재단은 11월 24일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에서 셔먼 젠(Sherman Jen) 메이플립교육재단 이사장, 박준영 전라남도지사, 노관규 순천시장, 방우원 순천에코벨리대표이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외국인 학교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