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우 고스트’

원빈만 불사의 동안이 아니다. 800만 관객이라는 깜짝 흥행을 기록한 ‘과속스캔들’의 차태현 역시 변함없는 개구쟁이 이미지를 고수하고 있는 흔하지 않은 배우다. 어쩔 줄 모르는 위험 상황에 직면하지만 불만 가득한 얼굴에도 불구하고 심성이 착해 그 속에서 차마 발을 빼지 못하는 남자 캐릭터가 딱 차태현이다.
[영화] 웃기다가 울리는 휴먼 코미디
‘헬로우 고스트’ 역시 그렇다. ‘과속스캔들’에서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딸·손자와 어쩔 수 없이 동거해야 했다면 이번에는 그 대상이 바로 귀신이다. 각자의 사연을 지닌 귀신들의 개인기도 뛰어나지만, 무엇보다 차태현은 뭐든지 제 마음대로 하지 못할 때 우리를 웃겨준다. 마치 관객이 그를 괴롭히는 듯한 재미랄까. ‘헬로우 고스트’는 몸에 귀신이 들러붙은 차태현의 원맨쇼가 영화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약을 먹기도 하고 강물에 몸을 던지면서까지 죽는 게 소원인 외로운 남자 상만(차태현 분)에게 언제부턴가 귀신이 보이기 시작한다. 거머리 같은 변태 할배 귀신(이문수 분), 골초 귀신(고창석 분), 울보 귀신(장영남 분), 식신 초딩 귀신(천보근 분) 등 네 귀신이 상만의 몸에 착 달라붙는다. 상만은 귀신들 때문에 이제 죽는 것도 마음대로 할 수 없다.

말 그대로 남녀노소 네 귀신들 때문에 그는 울화통이 터진다. 결국 상만은 마지못해 귀신들의 소원을 들어주기로 한다. 어처구니없는 소원 풀이를 함께 해나가면서 상만은 까칠한 호스피스 간호사(강예원 분)에게 마음을 빼앗기고, 그러면서 그와 귀신들의 숨겨진 관계가 밝혀진다.

귀신들이 상만의 눈에는 보이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보이지 않기 때문에 차태현이 내내 혼자 북 치고 장구 치며 영화를 끌어간다. 화장실에서부터 경찰서까지 주변 사람들이 보기에 그는 그냥 혼자 떠드는 미친놈이다. 시커먼 다크 서클을 드러낸 능청스러운 네 귀신의 호흡도 좋지만, 기본적으로 차태현 특유의 말발과 순발력이 절대적인 매력을 발휘하는 순간이다.

그것이 다소 힘에 부치는 듯한 느낌이 들 때쯤 영화는 충격적인 깜짝 반전을 준비한다. 한국 관객들이 유독 좋아하는 ‘웃기다가 울리는’ 휴먼 코미디의 전략이다. ‘한’이라고 말하기엔 너무 무겁고 그저 불현듯 ‘짠’한 순간과 맞닥뜨리게 된다.

그렇게 후반부로 나아가는 과정이 썩 매끄럽지는 않지만 배우들의 앙상블이 그 빈틈을 채운다. 차태현의 원맨쇼와 놀랄만한 라스트, 그것만으로 이 영화는 선택할만하다.


황해
[영화] 웃기다가 울리는 휴먼 코미디
연변에서 택시를 운전하며 살아가는 구남(하정우 분)은 살인 청부업자 면가(김윤석 분)에게서 한국에 가서 누군가를 죽이고 오라는 제안을 받는다. 구남은 빚을 갚기 위해, 그리고 한국에 갔다가 소식이 끊긴 아내를 만나기 위해 황해를 건넌다.

하지만 목표물은 구남의 눈앞에서 살해당하고 구남은 살인 누명을 쓴 채 경찰에 쫓기게 된다. 이에 따라 청부 살인을 의뢰했던 태원(조성하 분)과 연변에 있던 면가 또한 황해를 건너와 구남을 쫓기 시작한다.

쓰리 데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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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가정을 이루며 살고 있던 존(러셀 크로 분)의 가정에 위기가 닥친다. 아내 라라(엘리자베스 뱅크스 분)가 살해 혐의로 경찰에 잡혀가 종신형에 처하게 된 것.

존은 아내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해 보지만 결국 그녀를 탈옥시키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존은 전설적인 탈옥의 대가 데이먼(리암 니슨 분)을 찾아가 탈옥에 성공할 수 있는 5가지 미션을 전수받는다. 주어진 시간은 단 3일이다.

웬 유어 스트레인지
[영화] 웃기다가 울리는 휴먼 코미디
1960년대 말 미국 문화에 가장 큰 영향력을 끼쳤던 전설적인 록 밴드 도어즈와 리드 보컬 짐 모리슨의 일대기를 담아낸 다큐멘터리다.

짐 모리슨(보컬), 레이 만잘렉(키보드), 로비 크리거(기타), 존 덴스모어(드럼)가 만나 1965년 결성한 후 짐 모리슨이 사망한 1971년까지 로큰롤 역사에 길이 남을 6장의 명반을 남긴 도어즈의 이야기에 배우 조니 뎁의 내레이션이 더해졌다. 도어즈의 명곡들과 그들의 숨겨진 일상이 공개된다.


주성철 씨네21 기자 kinoeyes@hanmail.net